[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대만에서 건너온 ‘흑당 밀크티’가 국내에서 인기를 휩쓸며 식음료업계를 장악하고 있다. 여름대표 메뉴인 빙수와 아이스크림부터 음료, 과자 등 흑당을 접목한 이색 신메뉴 출시까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흑당을 접목한 메뉴는 공통적으로 기존의 맛보다 더 진한 단맛을 내고 깊은 풍미로 유행을 선도하는 사람들에게는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시각적인 강렬함도 눈길을 끈다. 갈색 흑당이 흘러내리듯 번져나가는 비주얼로 SNS에서 인증샷으로 많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현재 ‘흑당 버블티’는 대만에서 함께 유행하고 있어 국내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흑설탕을 이용한 다양한 음료와 디저트로도 활용되며 전 세계적으로 유행 중에 있다. 

▲ 광주 신세계에서 진행되는 프리미엄 티 하우스 '흑화당' 팝업스토어. 출처=신세계

대만의 원조 ‘흑당 밀크티’
흑설탕 밀크티의 국내 브랜드 ‘흑화당’은 한국과 대만의 공동대표가 운영 중이다. 일반 밀크티에 흑설탕을 넣은 ‘흑당버블밀크티’를 비롯해 ‘과일꽃차’, ‘장미홍차’ 등 이색적인 메뉴를 갖고 있다. 지난해 12월 홍대입구 본점을 처음으로 개설한 이후 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중이며, 올해 들어 현대백화점 울산점, 롯데백화점 잠실점 등 직영점을 오픈했다.

역시 흑당 버블티가 주력인 ‘더앨리’도 지난해 9월 한국에 진출해 6개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다른 대만 브랜드 ‘타이거슈가’는 지난달 국내 1호점인 홍대본점을 오픈했다. 이미 SNS 등을 통해 유명해지기 시작한 흑설탕 밀크티의 영향으로 타이거슈가 홍대본점은 평일에도 주문을 위해 길게 줄이 늘어설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타이거슈가는 이달 강남점, 다음 달 명동점도 열 예정이다.

이 두 회사는 모두 마스터프랜차이즈 형태로 한국 파트너와 손잡았고 국내에서 가맹사업을 준비 중이다. 흑당 버블티는 2017년 대만에서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해 대만에서는 편의점에서 흑당 버블티를 판매할 정도로 보편화된 음료다.

특히 더앨리와 타이거슈가는 모두 대만에서 시작한 브랜드로 흑당 버블티가 다른 나라에서도 인기를 얻으면서 해외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타이거슈가는 홍콩과 싱가포르 등 5개국, 더앨리는 미국 일본 호주 등 10여 개 국가에 매장을 냈다. 더앨리는 현재 본사를 중국 상하이로 옮긴 상태로, 국내에서도 대만 여행을 다녀온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 블랙슈가 버블티 3종. 출처=드롭탑

국내 ‘흑당’ 열풍! 제2의 카스테라?
대만에서 큰 인기인 흑당 밀크티가 국내에도 퍼지자 식품업계는 흑당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커피전문점 카페 드롭탑은 흑당시럽에 타피오카 펄을 더해 달콤한 맛과 쫄깃한 식감을 즐길 수 있는 ‘블랙슈가’ 버블티 3종을 출시했다. 이번 신메뉴는 대만 ‘펄 인 블랙(Pearl in Black)’이라는 콘셉트로 흑당시럽과 쫄깃한 식감의 타피오카 펄이 어우러져 달콤한 맛과 색다른 비주얼을 즐길 수 있는 음료로 구성됐다. 특히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는 타피오카를 비롯해 무기질, 식이섬유가 풍부한 비정제 사탕수수당으로 만든 흑당시럽을 사용해 달콤하면서도 건강한 맛이 특징이다.

블랙슈가 3종은 순수한 비정제 사탕수수당 특유의 부드럽고 달콤한 맛과 쫄깃한 흑당펄에 우유가 조화를 이루는 카페인프리(Caffeine-Free) 타입의 ‘블랙 슈가 밀크’와 향긋한 얼그레이 밀크티의 풍미가 돋보이는 ‘블랙 슈가 얼그레이 밀크티’, 최상급 드롭탑 스페셜티 에스프레소 샷을 더한 ‘블랙 슈가 카페라떼’로 출시됐다. 흑당펄 고유의 맛과 식감을 살리기 위해 블랙슈가 3종은 모두 아이스로만 제공되며, 흑당펄의 진한 달콤함을 먼저 즐긴 후 음료를 저어 마시면 더욱 부드럽고 맛있게 즐길 수 있다.

▲ 블랙슈가 아이스탑. 출처=드롭탑

드롭탑 관계자는 “블랙슈가 3종은 흑당시럽을 사용해 건강하고 달콤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흑당시럽이 흘러내리는 듯한 독특한 비주얼을 구현해 보는 즐거움까지 더했다”면서 “앞으로도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신메뉴를 지속적으로 선보일것”이라고 말했다.

던킨도너츠는 지난 10일 쫄깃한 식감이 매력적인 ‘블랙버블’ 음료 2종을 출시했다. 이번 신제품 2종은 대만산 브라운 슈가향 버블(타피오카 펄)을 활용한 음료다. 인도산 아쌈으로 우린 밀크티로 홍차의 깊은 맛을 내는 ‘블랙버블 밀크티’와 진한 흑설탕이 첨가된 흑당시럽의 달콤함과 고소한 우유의 맛이 조화를 이루는 ‘블랙버블 라떼’ 등으로 구성됐다.

▲ 던킨도너츠의 ‘블랙버블’ 음료 2종. 출처=SPC그룹

던킨도너츠 관계자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타피오카 펄인 블랙버블을 활용해 개성 있는 신제품을 출시했다”면서 “앞으로도 이색 재료를 활용하여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바게뜨는 혼자 하나의 빙수를 즐기는 ‘1인 1빙’ 트렌드를 반영해 ‘컵빙’을 선보였다. 컵빙은 테이크아웃 용기에 빙수를 담아 별도의 용기 없이도 간편히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신제품 ‘흑당밀크컵빙’은 올해 트렌드인 달콤한 흑당을 베이스로 우유, 얼음을 함께 블렌딩한 제품이다. 음료 위에 풍성한 휘핑크림과 달콤한 캐러멜 시럽을 더해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한 맛을 더했다. 휘핑크림과 캐러멜 시럽은 기호에 따라 선택 가능하다.

▲ 파리바게뜨의 1인 컵빙. 출처=SPC그룹

혼자 살고 있는 한 소비자는 “평소 빙수는 먹고 싶어도 대부분 큰 사이즈로 나와서 사먹기가 애매했는데, 컵빙은 1인분으로 양이 적지도 않으면서 깔끔하게 즐길 수 있어서 좋다”면서 “일반 시럽을 넣은 빙수보다 흑당을 넣어 맛이 더 진하고 부드럽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봄을 맞아 달콤한 흑당을 담아 눈과 입을 모두 만족시키는 컵빙을 출시했다”면서 “앞으로도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메뉴를 지속 개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식품의 트렌드는 프랜차이즈 시장에 활력을 줄 수 있어 업계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커피는 치킨 다음으로 포화 상태의 시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 업종의 가맹본부는 324개로 전체의 9.0%를 차지해 치킨(379개, 10.5%) 업종 다음 순으로 많았다.

이처럼 대만의 버블티가 인기가 높아지면서 ‘제2의 대만 카스테라’가 나오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반짝 인기를 얻고 사라진 대만 카스테라처럼 단기간 내 급증하는 아이템은 단기간 내에 수명이 다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한다는 것이다. 트렌드에 맞는 메뉴 개발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품의 차별성이다. 유행이 끝나면 이와 관련된 제품도 소비자들로부터 쉽게 외면 받기 때문이다.

카페업계 관계자는 “흑설탕 커피 또는 버블티는 최근에 등장하기 시작해 짧은 기간에 많이 판매된 메뉴”라면서 “단기간의 인기가 사라지지 않기 위해 꾸준히 메뉴 개발이 유지되면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커피 시장에서는 원두의 차별화와 제조 방식의 다양화 등으로 차별화를 이루고 있지만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면서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나는 것은 시장에 좋은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은 점점 더 예민하고 똑똑해지고 있어서 생소함으로 일시적으로 인기를 끌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