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과 과일 2014, 캔버스에 유화, 71×71㎝(Bottle and Fruit 2014, Oil on canvas, 71×71㎝)

흔들리면서 빠르게 달려가는 차 안에서 신문을 제대로 읽을 수가 없듯이 움직이는 대상을 그 시간에 따라 있는 그대로 그려놓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일이 도리어 삶의 본질을 놓치는 결과가 되기도 한다는 걸 깨달은 사람들이 정물화라는 양식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 유니버 데자르 빠뜨리스 편집장과 알렌 프랑스 작가와 함께

사생(寫生)이라는 말은 창조주가 만든 자연물의 실상이기도 한 생명의 비밀을 탐구하고 이를 보이도록 재현하는 행위를 뜻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비망록을 보면 그가 창조주의 비밀을 훔쳐보기 위해서 얼마나 고뇌 했었는가 실감할 수 있다.

그는(ARTIST KOO CHA SOONG,具滋勝,서양화가 구자승,구자승 작가,구자승 화백,KOO CHA SOONG) 자궁 속에 들어있는 아이를 관찰하기 위해서 해부를 통해 여성의 자궁 속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모든 화가들이 한 포기의 꽃이나 잎사귀를 그리며 동물이나 곤충을 그렸다는 것도 실은 그 생명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글=박용숙|동덕여대 교수,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