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기아자동차(이하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합의에 따라 지난해 1분기 2배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주력 차종의 노후화로 전체 판매량은 늘었지만 매출액이 감소하는 등 외형 성장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기아차는 25일 올해 1분기 경영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액 12조444억원, 영업이익 5941억원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감소, 영업이익은 94.4% 증가했다.

이는 노동조합이 통상임금 소송과 관련해 사측과 합의하면서 대표소송을 취하함에 따라 쌓인 충당부채의 일부가 영업외수익으로 환입됐기 때문이다. 경상이익도 9447억원으로 지난 동기 보다 83.9% 급증했다. 경상이익의 증가 역시 통상임금 소송 충당금 이자분이 환입된 영향이 컸다. 외환환산이익도 들어난 효과가 반영됐다. 매출액은 내수 부진에 따른 레저용차량(RV) 판매 비중 하락 때문으로 분석된다.

1분기 글로벌 판매는 전년 대비 0.5% 증가한 64만8913대를 기록했다. 국내 판매는 11만4482대로 전년 대비 7.5% 감소했다. 해외 판매는 2.4% 늘어난 53만4431대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산업수요 성장세가 둔화된 유럽과 중국 시장 판매가 소폭 감소했다. 미국 시장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 신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전체 판매가 전년대비 5% 증가했다.

기아차는 하반기 새로운 소형 SUV(프로젝트명 SP2)를 글로벌 시장에 투입하고 국내에는 모하비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하는 등 신규 RV 모델을 투입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인기 차종인 K5 차세대 모델과 K7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선보인다. 미국에서는 텔루라이드의 판매를 본격화하는 동시에 신형 쏘울의 판매 확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텔루라이드와 신형 쏘울 외에 K3, 쏘렌토 등 주요 차종의 판매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유럽에서는 인기 차종인 씨드(Ceed)의 CUV 모델 출시로 풀라인업을 구축하고 친환경차 판매도 확대한다.

여기에 하반기 인도 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인 만큼 향후 신흥 시장 판매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글로벌 통상 분쟁과 주요 시장의 성장세 둔화 등으로 어려운 여건이 지속되고 있지만 최근 미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런칭한 텔루라이드와 곧 선보일 하이클래스 소형 SUV(프로젝트명 SP2) 등 신규 RV 모델을 비롯한 신차 판매를 확대하고 신흥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판매목표 달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