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사의 운항 일정은 년간 두 차례 정해지기 때문에, 이미 확정된 일정을 소화하기위한 항공사의 비용은 사실상 고정 비용에 가깝다.   출처= WebInTravel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에서 유럽을 가로지르는 대서양 횡단에는 대개 7시간의 비행 시간이 소요된다. 저가항공사 노르웨지언 항공(Norwegian Airline)은 뉴욕에서 마드리드까지 편도 요금을 세금 포함해 불과 154달러에 제공한다. 그러나 요즘엔 그 정도 요금이 크게 이례적인 것도 아니다. 아메리칸 항공(American Airlines)이나 루프트한자(Lufthansa) 같은 일반 항공사들도 미국 여러 도시와 유럽의 왕복 요금을 400달러 이하에 맞추려고 애를 쓰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런 낮은 요금으로도 이 항공사들은 이익을 낼 수 있을까?

엠브리리들 항공대학교(Embry-Riddle Aeronautical University)의 제럴드 쿡 교수는 “그럴 수 없다”고 말한다. 전직 항공사 경영진이자 조종사였던 쿡 교수는 항공사들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 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mysterious)고 말했다.

"아마도 그렇게 저렴한 유럽 항공권만으로는 항공사에게 이익이 되지 않지만, 항공사의 총 수익을 올린다는 차원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그렇게 낮은 요금을 계속 감당할 수는 없을 것이다.

쿡 교수에 따르면, 항공료는 좌석당 비용을 직접 근거로 하지 않는다. 비행 운항에 드는 총비용에는 막대한 연료비, 적어도 2명 이상의 고도로 훈련된 조종사와 승무원의 급여, 식음료 및 청소 비용, 거기에 최소한 가격이 2억 5천만 달러 이상인 항공기 구입비 지불비용 등이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항공사의 운항 일정은 년간 두 차례 정해지기 때문에, 이미 확정된 일정을 소화하기위한 항공사의 비용은 사실상 고정 비용에 가깝습니다. 연료 가격이 변할 수 있지만, 그것은 항공사들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유럽의 유명 저가 항공사 라이언에어(Ryanair)는 평균 티켓 요금으로는 실제 운항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화물, 선택 좌석료, 기내 판매 등으로 그 차액을 메우면서 수익을 낸다. 이 모든 것들이 좌석 자체보다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항공사는 비행기 하나가 소화할 수 있는 일일 운항 수를 늘림으로써 이러한 추가 요금을 많이 확보할 수 있지만, 대서양을 횡단하는 하는 장거리 비행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실제로 변하는 것은 (이미 고정된) 비용이 아니라 수익입니다. 항공사의 목표는 예상 수요와 실제 수요에 근거해 특정 항공편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지요."

쿡 교수는 전체 좌석의 약 10% 정도를 기본 이코노미 요금으로 받아도 고정 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그것은 유럽을 운항하는 와이드 바디(wide-body) 제트 여객기의 경우 30여 개의 좌석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티켓들이 다 팔리면, 비행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요금은 인상될 것이다.

할인 티켓을 전문으로 구하는 사람들은 이런 내용을 잘 알고 있다. 쿡 교수는 "만약 당신이 출발일이 다 돼서 이코노미석을 예약하려고 한다면, 기본 이코노미 요금의 10배를 지불할 수도 있다"며 “여행 날짜를 잡으면 미루지 말고 바로 예약하라”고 충고한다.

▲ 저가 항공사는 평균 티켓 요금으로는 실제 운항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수화물, 선택 좌석료, 기내 판매 등으로 그 차액을 메우면서 수익을 낸다.   출처= Nonstoptravellers

행운의 수학 계산법

"만약 항공사들이 승객들을 유인하기 위해 특별히 낮은 요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좌석이 다 팔리지 않아 수익을 못 낼 수도 있습니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일부 좌석을 특별 할인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 훨씬 낫지요."

그러나 항공산업 전문가인 헨리 하테벨트는 그런 할인 가격으로 나오는 티켓이 그리 많지는 않다고 말한다.

"어떤 항공사도 필요 이상으로 할인을 해주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할인 판매를 많이 했다고 보너스를 주는 회사도 없고요."

하테벨트는 “기존 항공사의 목표는 저가 항공사와 경쟁하기에 충분한 기본 이코노미 운임만을 판매하는 것이며, 대개는 이코노미, 프리미엄 이코노미, 비즈니스 클라스 등 정상적인 요금으로 판매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복잡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내부의 감독 하에 과거 데이터, 경쟁사 요금, 특정 요금 등급에 대한 예상 및 실제 판매 상황 들을 기반으로 수시로 가격 조정을 단행한다.

하테벨트는 "어떤 소프트웨어 제공업체는 동일 노선을 운항하는 다양한 요금 등급, 항공사, 좌석 상황 등을 고려해 런던-뉴욕 항공료에 대해 10억 개 이상의 요금 조합을 분석한다"고 말했다.

탄탄한 수요

지금이 저요금 황금기일까?  하르테벨트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우선 연료 가격이 합리적이었습니다. 거기에 미국-유럽 간 항공 여행 수요는 전통적으로 탄탄한 노선이고, 미국-라틴 아메리카, 미국-아시아의 수요도 비교적 건전했지요."

하테벨트는 "가격으로 싸우는 경쟁업체들이 있고 그런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용량이 충분한 시장에서 저요금이 판을 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s)이 하와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미국 서부 도시에서 하와이 노선 요금이 49달러나 떨어졌지만, 기존 경쟁사인 하와이 항공과 유나이티드 항공은 "통제적이고 절제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서양 횡단 노선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 하테벨트는 "노르웨지언 항공을 이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들에게 감사하라"고 말한다.

"그들 덕분에 당신이 좋아하는 항공사도 낮은 요금을 제시하게 되었으니까요.”

저가항공사 제트블루(JetBlue)도 최근 대서양 횡단 운항에 뛰어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2021년부터 런던에서 뉴욕과 보스턴으로 가는 비행편을 운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