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인공지능 초연결 사물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며 현대인의 IT 생활 수준이 크게 오르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은 일종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처럼 인공지능 및 다양한 IT 생활을 누리기 어려운 상황에 있으며, 일종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평가다.

최근 KBS 청각장애인들의 뉴스 시청권을 두고 벌어진 논란이 단적인 사례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KBS 9 뉴스가 수어방송을 제공해야 한다는 요청이 늘어나고 있으나 KBS가 이를 사실상 거부했기 때문이다. 유료방송을 가입해 스마트 수어방송을 시청하거나 UHD방송이 안착될 때까지 기다리라는 답변이다. 이를 두고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시청료를 받고 있는 공영방송으로 책무를 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청각장애인 시청권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한 상태다.

다행히 4월 장애인의 날이 있는 시기를 맞아 몇몇 IT 기업들이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들을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발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들은 일종의 '시혜'가 아닌 '동행'의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장애인들의 손을 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미래기술육성사업이 2019년 상반기 지원 연구과제 44개를 발표하며 연세대학교 유기준 교수팀의 과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유 교수팀은 입 주변과 성대의 미세한 근육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는 피부 부착형 센서와 딥러닝 기반의 단어 변환 알고리즘을 개발해 청각∙발화 장애인들의 의사소통에 응용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한다.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장 음두찬 상무는 "이번에 선정된 과제에는 인공지능, 5G, 로봇 등 미래 기술 연구뿐만 아니라 난치병 치료를 돕는 연구나 사회적 약자와 공익을 위한 과제도 다수 포함됐다"고 밝혔다.

▲ 삼성전자의 신성장 동력에 장애인과의 동행도 있다.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찾아가는 휴대폰 점검 서비스도 호평이다. 전문장비가 탑재된 이동버스를 파견해 휴대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사용법 설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고객의 편의를 고려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지만 거동이 불편한 이들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LG전자도 찾아가는 스마트폰 AS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서비스 완료 1500건을 넘겼으며 방문서비스의 특성상 수도권보다는 서비스센터를 찾기 어려운 지방에서 이용률이 높았고, 특히 도서지역에서 서비스 건수가 전체의 30%가량으로 가장 많았다는 설명이다. 특히 해당 서비스는 노약자, 장애인 등 서비스센터를 방문하기 불편한 고객들을 직접 방문해 불편사항을 처리해준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LG전자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관련 70개 단체에 200대의 시청각장애인용 TV를 제공하기도 했다.

▲ LG전자가 시청각 장애인용 TV 기부에 나서고 있다. 출처=LG전자

네이버도 사회적 약자와 동행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지난 17일 LG유플러스와 함께 지체장애인 300명에게 네이버의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가 탑재된 스마트 스피커와 뮤직 서비스 바이브(VIBE) 1년 이용권을 전달했다. 장애인 콜택시 접근성 개선 등 다양한 이점이 예상된다. 네이버는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도 기술 기반 서비스를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LG유플러스와 함께 지난해 5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800대 규모의 인공지능 스피커와 음원 서비스 이용권을 기부한 바 있다.

정석근 네이버 서치앤클로바 CIC 리더는 “네이버의 기술 철학은 정보와 사람을 연결하고, 더 많은 사용자들에게 기술의 편리함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에 있다”며 “음성 기술 자체가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텍스트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네이버가 연구·개발한 기술들이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다양한 사용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도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한 시각장애인과의 동행에 적극적이다. 23일 CJ헬로와 함께 강원명진학교 선생님들과 학생, 개별 시각장애인 가정에 카카오미니300대를 지원했다. CJ헬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방송서비스인‘이어드림(EARDREAM) 사용을 위한 요금 전액을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기탁식은 시각장애인의 지식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방송 시청을 지원해 미디어 플랫폼을 통한 정보 접근권을 향상하기 위한 취지를 담고 있다.

▲ 카카오미니 전달식이 진행되고 있다. 출처=카카오

SK텔레콤도 적극적이다.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SK그룹 전체가 기업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지향점이 확실한 가운데 청각장애인 전용택시인 고요한택시와 적극 협력하고 있다. SK텔레콤과 고요한택시를 운영하는 코액터스는 지난해부터 청각장애 택시기사들을 지원할 방안을 모색해왔으며, 지난 6일에는 SK에너지와 함께 ‘고요한택시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KT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전국에서 나눔 활동을 전개했고 LG유플러스는 네이버와 함께 실질적인 행동에 돌입하는 등, 통신사들이 보여주는 장애인과의 동행은 날로 보폭이 커지는 모양새다.

스타트업도 나서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최근 한정된 시력을 가진 이용자들이 배달의민족을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개선한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안드로이드 등 모바일 스마트 기기의 운영체제(OS)에서는 장애인을 위한 접근성 옵션을 활성화할 수 있다. 시각 장애인 이용자를 위해 화면의 대체 문구를 읽어 주기도 하고, 특정 부분을 크게 확대해 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 이를 응용하면 개별 앱의 접근성도 개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은 구글 가이드라인에서 제공하는 기본적인 접근성 기능 제공 뿐 아니라 실제로 시각적, 청각적 어려움을 가진 이용자를 위한 사용성 개선을 선보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쏘카는 한시적이지만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다 어시스트 및 쏘카 휠체어슬로프 차량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여기어때는 장애인이 이동의 불편없이 편하게 여행 가능한 관광지인 무장애여행지를 적극 소개하는 활동으로 호평을 받았다.

▲ 여기어때가 공개한 무장애관광지. 출처=여기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