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웹사이트 리앨터닷컴이 미국의 상위 20개 주택시장을 조사한 결과, 전기 충전소가 많은 지역의 평균 집값이 역세권 집값보다 1.5배 높고 미국 전체 평균 집값보다는 무려 2.6배나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출처= GreenTechLead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오픈차지맵(OpenChargeMap)은 전 세계의 전기 자동차 충전소의 위치를 추적해 무료로 제공하는 비영리단체다. 오픈차지맵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는 7만 3146개 도시에 14만 6865개의 충전소가 있다.

부동산 전문 웹사이트 리앨터닷컴(Realtor.com)이 오픈차지맵의 데이터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미국의 주택 거래 가격 정보와 연결해 흥미 있는 결과를 도출했다. 전기차 충전소가 있는 동네의 집값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리앨터닷컴은 미국의 상위 20개 주택시장을 조사한 결과, 전기 충전소가 많은 지역의 평균 집값은 78만 200달러(9억원)로, 이른 바 역세권 집값보다 1.5배 높고 미국 전체 평균 집값보다는 무려 2.6배나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이런 새로운 정보는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을 증명하려고 애쓴” 결과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전기 지동차는 전통적인 자동차보다 비싸다. 따라서 재정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이 전기 자동차를 산다. 결국 그런 사람들이 사는 동네가 부촌인 것은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리앨터닷컴의 다니엘 헤일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 어바인(Irvine)에는 전기차 충전소가 77개가 넘는다. 다른 지역보다는 월등히 많다. 부유층이 많이 살기 때문에 충전소가 많은 것인가? 충전소가 많기 때문에 부유층이 많이 사는 것인가?”라고 묻는다.

"우리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소의 보급과 비싼 집값 사이에는 분명히 연관성이 있지만, 상관관계가 있다고 해서 타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자료에서 볼 수 있는 트렌드라면, 비싼 집을 소유한 부유한 사람들이 아마도 비싼 전기차를 보다 많이 소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하지만 인과관계가 어떠하든, 전기차 충전소가 많이 있는 동네의 집을 산다면 프리미엄을 내야 한다는 것이지요.”

전기차 충전소가 밀집한 지역은 어바인, 파소 로블레스, 샌디에이고, 세인트헬레나 등 대부분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했다. 이외 지역으로는 플로리다주의 올랜도와 하와이, 뉴욕 등이 포함됐다.

헤일 이코노미스트는 전기차 충전소가 집값이 비싼 곳에 많이 있다는 사실은,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부를 반영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환경적 판단을 우선으로 하고 있음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의 브랜다 리차드슨도 리앨터닷컴에 기고한 글에서 "전기차 충전소와의 인접성이 집을 파는 사람들이 매도 호가를 올리는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