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 최초의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폴드가 미국에서 26일(현지시간) 출시되는 가운데, 시제품으로 풀린 일부 물량에서 단말기 불량 논란이 불거져 눈길을 끈다. 일각에서는 하드웨어 폼팩터 변화를 위한 삼성전자의 결단이 갤럭시 폴드라는 고무적인 성과로 이어졌으나, 완성도 측면에서 아쉬움이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만 불량 논란을 두고 “폴더블 스마트폰의 일부 중 하나인 화면 보호막을 무리하게 제거했기 때문”이라면서 “기기에 이상은 없다”고 말했다.

▲ 갤럭시 폴드 폴딩 테스트의 한 장면. 출처=갈무리

갤럭시 폴드 내구성 의혹?

더버지를 비롯한 주요 외신은 18일 기기 리뷰를 위해 받은 갤럭시 폴드 일부에서 디스플레이 불량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갤럭시 폴드가 풀린 17일 첫 날에는 대부분 호평 일색이었으나, 이튿날인 18일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불량 논란이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에 선이 가거나 접합부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갤럭시 폴드를 펼쳤을 때 한 쪽 디스플레이가 완전히 꺼진다는 리뷰도 나왔다.

미국에서 본격 출시를 앞둔 갤럭시 폴드가 악재를 만난 셈이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13일부터 갤럭시 폴드 예약판매에 돌입했으며, 첫 날 1만대가 넘는 사전예약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내달 국내 5G 모델 출시까지 예정된 상태에서 승승장구하던 갤럭시 폴드가 내구성 논란에 휘말린 것은 치명적이라는 평가다.

갤럭시 폴드의 내구성과 관련된 논란은 지난 3월 말에도 불거진 바 있다.

삼성전자는 당시 갤럭시 폴드의 강력한 내구성을 보여주기 위해 유튜브에 갤럭시 폴드 폴딩 테스트(The Galaxy Fold’s Folding Test)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갤럭시 폴드 6대가 쉴 새 없이 접히는 모습이 보인다.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로 무장한 갤럭시 폴드의 내구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라는 설명이다. 일주일동안 20만 번 접는 테스트를 거치며 기간은 일주일이다. 매일 100회씩 5년간 접었다 펴는 장면을 염두에 둔 테스트라는 설명이다. 삼성은 최첨단 신뢰성 연구소(state-of-the-art reliability labs)에서 마지막 시제품을 대상으로 테스트가 진행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특성 중 하나인 ‘기기를 접었다 폈다’하는 과정에서 내구성에 이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했다. 그러나 영상 일부에서 갤럭시 폴드 이격 현상이 감지되며 논란이 됐다. 주름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우그러짐과도 거리가 있지만 분명 물리적 이탈 현상으로 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 갤럭시 폴드 폴딩 테스트, 갤럭시 폴드의 이격이 보인다. 출처=갈무리

갤럭시 폴드 내구성에 대한 이견은 3월 18일 유튜브에 공개된 폰오브타임(phoneoftime)의 주장과도 일맥상통한다. 해당 계정의 영상에서 갤럭시 폴드는 실험실 환경이 아닌 일반 환경에서 시연됐으며, 갤럭시 폴드 디스플레이의 절반이 약간 '접히는 흔적'을 남기는 것이 확인됐다. 이어 실제 물량이 리뷰용으로 풀린 가운데, 갤럭시 폴드의 내구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는 중이다. 일부 외신은 갤럭시 폴드와 관련된 내구성 논란을 두고 초유의 발화 사건을 일으킨 갤럭시 노트7과 비교하기도 한다.

▲ 갤럭시 폴드가 보인다. 출처=엔가젯

삼성 “화면 보호막 제거하지 말아야”

갤럭시 폴드는 접었을 때 힌지부분과 반대 부분의 두께가 다르다. 접었을 때 폰 왼쪽의 힌지 부분은 17mm, 오른쪽 부분은 15.5mm기 때문에 완전한 종이처럼 접히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 이유로 기기의 이격을 둘러싼 논란은 갤럭시 폴드 본연의 특징으로 이해될 수 있다.

문제는 최근 리뷰 과정에서 확인된 디스플레이 파손 및 손실이다. 특히 한쪽 디스플레이가 완전히 꺼지는 등의 사태는 사실이라면 심각한 현상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를 둘러싼 논란을 두고 ‘화면 보호막 제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스마트폰의 경우 디스플레이의 파손을 막기 위해 화면 보호막을 덮으며, 이는 기기의 파손을 걱정하지 않는다면 취향에 따라 제거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갤럭시 폴드의 화면 보호막은 디스플레이 모듈 구조의 한 부품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무단으로 제거하면 갤럭시 폴드 파손이 벌어질 수 있다는 해명이다.

삼성전자는 화면 보호막을 제거하지 않은 갤럭시 폴드는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리뷰 당시 화면 보호막을 제거하지 말라는 공지를 듣지 못했고, 심지어 화면 보호막을 제거하지 않아도 비슷한 파손이 벌어진다는 주장도 있다. 삼성전자의 추가적인 해명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