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은 주택사업본부 실장이 대림산업의 신규 주거모델인 C2 하우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공급자 위주로 설계되는 주택을 ‘C2 하우스’를 통해 완전히 수요자 위주로 재편하려 시도했다.” - 김한석 대림산업 상품개발팀 차장

대림산업이 새로운 주거모델인 ‘C2 하우스’를 론칭하고 소비자가 주거에 바라는 욕구를 정면 겨냥했다. 그동안 건설사의 편의에 맞춰져 온 평면구성에서 탈피해, 인테리어는 물론 구조까지 소비자의 선택에 맡기려는 시도다. 그때그때 조금씩 달라진 주거모델이 아니라 ‘해체’와 ‘전면 재구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대림산업은 17일 경기도 하남시 주택전시관에서 신규 주거 상품 설명회를 열고 새로운 주거모델인 ‘C2 하우스’를 발표했다. C2 하우스는 ‘Creative Living’과 ‘Customizing Space’의 결합어로, 개인의 성향·개성에 맞춰 변화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다. 돈을 주고 ‘사다’보다 내 삶을 ‘살다’라는 가치를 강조하면서, 현재 주거문화의 시의성을 포착하고 반영했다는 게 대림산업 측의 설명이다.

그동안 대림산업은 세 단계에 걸쳐 주거모델을 발전시켜왔다. 주거디자인의 표준화와 친환경 저에너지 공동주택을 표어로 내세운 1세대 모델 ‘DSDM’이 2003~2011년 동안 개발·통용됐다. 2014년부터는 ‘디자인’과 ‘테크니컬’에 초점을 맞춰 단순화한 구조와 합리적인 성능을 탑재한 ‘C 하우스’가 통용됐다. 이후 2016년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가변형 벽채 등 옵션을 다양화한 플랫폼 ‘D 하우스’를 론칭했다. 관계자는 “3년 전 대림산업이 처음으로 가변형 벽채의 특허를 신청한 상태”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발표된 C2 하우스는 단순 가변형 벽채와 ‘옵션’뿐 아니라, 실제로 거주자가 자신의 성향과 개성에 맞게 집의 구조를 유연하게 다변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이정은 대림산업 주택사업본부 실장에 따르면 C2 하우스의 3가지 핵심요소는 디자인 차별화, 주거 최적화, 라이프스타일 맞춤으로 요약된다. 디자인적 요소로는 모든 색이 어울리도록 ‘바탕이 좋고’, 더 넓어 보이는 아트월과 조명 등을 도입한다. 주거최적화를 위해선 원스탑 세탁존, 높아진 주방상판, 현관대형팬트리, 미세먼지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스마트클린&케어솔루션’ 등이 차용됐다. 유연한 구조로는 의류 관리기 공간, 다양한 조합의 가능한 평면옵션 확대 등이 소개됐다.

이정은 실장은 “대림산업은 1200만건에 이르는 금융사 빅데이터와 소셜매트릭스, 실제 ‘e편한세상’의 거주민 의견 등을 일일이 청취하고 분석해 시장현황과 소비행태, 시대 흐름에 따른 라이프스타일을 도출해냈다”라면서 “단순평면특화가 아닌 입체적인 주거 플랫폼을 개발하고자 노력했고, 이를 통해 소비자 역시 ‘아트 디렉터’로서 공간을 만들어내고 창의적으로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C2하우스는 4월 중 분양할 것으로 보이는 하남 감일지구 ‘에코앤 e편한세상’에서 처음 적용될 계획이다. 전용면적 59㎡의 경우 파주에서 첫 선을 보일 전망이다.

▲ 여타 건설사의 모델과 달리 C2 하우스는 가변형 벽채를 늘려 입주민의 선택권을 넓혔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실제 견본주택처럼 꾸민 주택전시관 가보니

주택전시관은 향후 대림산업이 도입할 견본주택의 차세대 모델과 C2하우스를 엿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1층은 ‘프라이빗’한 상담실과 함께 마치 ‘애플숍’을 방문한 것처럼 체험형 VR(가상현실) 장치로 미리 주택 구조를 견줘보고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1층은 친환경 단지를 표방하는 ‘e편한세상’의 정원을 천정에 담은 형태였다.

2층은 가구 내 각 구획별 전시와 두 개의 견본주택이 마련돼 있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현관, 주방, 침실, 거실 순으로 지금까지의 평면형이 가진 문제점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e편한세상’만의 방안을 적용한 미니 견본주택이 관람객을 맞는다.

▲ 획기적으로 넓어진 현관 팬트리가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먼저 현관은 자전거, 레저용품 등으로 가득 차 발 디딜 틈 없는 모습을 사진으로 연출했다. 근래 들어 ‘현관 팬트리’ 등으로 공간을 넓히는 추세이긴 하지만 보다 ‘질’을 추구하는 현재의 소비 패턴을 감안했을 때, 고가의 자전거, 유모차 등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니즈를 포착한 것이다. C2 하우스가 제시한 현관 팬트리는 파격적으로 넓었다. 현관의 본래 목적인 넉넉한 신발장은 물론 자전거, 캐리어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수납공간이 충분해 보였다. 실내에 적치해 둔 잡동사니 역시 현관에서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다.

다음은 세탁실이었다. 대림산업은 세탁실 내 건조기 배치, 애벌빨래 등을 현존 아파트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C2하우스는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해 세탁기와 건조기 동시 배치가 가능한 형태다. 또한 애벌빨래를 위한 별도의 싱크대를 두면서, 애벌빨래·세탁기·건조기가 한 공간 안에서 해결 가능한 원스톱 세탁 공간을 구축했다.

▲ 세탁공간은 세탁기와 건조기, 애벌빨래까지 가능한 '원스톱' 공간으로 꾸며졌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최근 가족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방·식당 공간의 문제점은 식기류와 식탁 등 역시 수납에 집중됐다. 채광창이 커지는 대신 식기 수납이 줄었고, 6인용 식탁을 두기 어려워 부득이 4인용 식탁을 배치하는 식이다. 실제로 냉장고 공간과 보유 냉장고의 크기가 맞지 않아 미관에 있어서도 실용적으로도 불편함을 겪는 데다, 억지로 빌트인 가전을 사는 가구가 많다는 게 대림산업이 조사한 내용이다. C2하우스는 주방 채광창을 오히려 늘리면서도 냄비와 양념수납의 특화를 통해 공간 활용을 꾀했다. 김한석 대림산업 상품개발팀 차장은 “냉장고 깊이를 기존 700㎜에서 850㎜로 늘려, 굳이 빌트인 가구를 구매하지 않고도 쓰던 냉장고를 사용할 수 있다”면서 “김치냉장고 공간도 서랍형과 오픈형 등 다양한 형태를 고려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주방에서 한 가지 더 눈에 띈 것은 주방 팬던트등이다. 직접 e편한세상 거주자들에게 설문 조사를 한 디테일이 드러난 부분이었다. 김한성 차장은 “주방 팬던트가 있음으로 해서 식탁 배치에도 제약이 많았고, 굳이 필요 없는 가구에도 제공되는 일이 있었다”면서 “향후 모델에선 전반 조명으로만 제공하되 팬던트를 위한 예비 스위치와 내부 배관을 시공해 입주민 자유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 C2하우스의 주방은 팬던트와 싱크대 상판, 냉장고 등 수납공간에 있어 디테일한 배려를 녹여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안방은 통상 세 개의 문이 있어 가구 배치가 어려운 점, 큰 침대로 인해 붙박이장 사용의 제약이 발생하는 점, 발코니의 세탁기 소음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C2하우스는 실외기실과 대피공간 등을 이동시킴으로서 더 넓고 활용도 높은 안방 공간을 만들어냈다. 세탁기는 세탁실로 이동하고, 가족형 침대까지 가능한 공간을 확보해 55인치 티비까지도 볼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냈다.

거실은 초등학생 자녀 하나를 둔 실제 가족의 예를 들어 가변형 벽채를 적극 활용한 모델을 선보였다. 거실은 북카페처럼 꾸미면서 자녀방 벽채를 헐어 더 넓은 공간이 탄생한 것이다. 기존의 경우 골조는 남아있던 벽채를 모두 없앨 수 있게 유동성을 둔 것이 대림산업만의 가변형 벽채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밖에 화두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 등 실내 환기와 관련해 ‘스마트클린&케어솔루션’의 시연도 이어졌다. 단순한 미세먼지 필터만이 아니라 급기와 배기를 더하면서, ‘스마트 렌지후드’로 조작이 필요 없는 전자동 환기 시스템을 구축했다. 탑상형인 전용면적 77 견본주택은 주방과 거실이 연결되면서 노출되는 지저분한 모습을 피해 ‘히든 주방’을 만든 게 특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