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날씨도 좋고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와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었다.

담소 중에도 매주 써야 하는 칼럼 주제에 마음 한구석이 신경 쓰였는데, 강남에 좋은 터를 궁금해 해서 함께 살펴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래서 이곳을 이번 칼럼 주제로 삼아 써보려 한다.

그곳은 바로 강남구 세곡동이다. 이곳을 한번 알아보자.

먼저 이름부터 살펴보면 細谷洞 가늘 세에 계곡 곡 자를 사용해 작명되었다. 이는 자연마을인 세천리(細川里)의 ‘세’ 자와 은곡동(隱谷洞)의 ‘곡’ 자를 따서 만들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말까지만 해도 경기도 관주군 대왕면 은곡동 지역이었다고 한다. 1975년 강남구가 신설되면서 이곳에 속하게 됐다.

현재 세곡동은 자연녹지지역 일명 그린벨트 지역에 속해 있으며 이 안에 주거지역을 형성하고 있다.

풍수에서 중요한 일명 득수를 했는가? 라고 묻는다면 ‘그렇다’이다.

한강의 물줄기가 잠실을 통해 성남으로 향하는 물길을 얻었다. 일명 탄천이라 부른다. 물을 얻었다는 것은 풍수적 가치로 건강하고 좋은 땅의 조건임을 상징한다. 그러나 물은 잘 흐르는지, 그 세기 그리고 물길의 모습이 굽이치는지가 중요한데 세곡동의 물길은 작은천(川)의 수준이며 물길이 힘차지 못하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산세의 힘을 얻었는가를 살펴보자.

세곡동은 남쪽으로 인릉산 서쪽으로 대모산과 구룡산의 산세 힘을 얻은 곳이다. 세 산 모두 300미터의 힘을 가졌으며 이 세 산의 줄기가 모여 세곡동에서 만난다.

힘 있는 산세가 평지를 만나면 일단 도시풍수적인 명당의 조건이라고 여러 번 언급한 적이 있다.

이곳이 바로 그런 터이다. 그래서일까? 이곳엔 헌릉이라는 왕터가 있다.

소재지는 서초구 헌인릉길 36-10(내곡동 산 13-1)이다. 이곳은 태종과 민 씨의 쌍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개인적으론 필자의 부모가 필자를 입태(入胎)하기 위해 잡은 터였다. 좋은 터에서 자식을 갖고자 하는 부모의 마음이었던 것 같다.

내곡동과 세곡동이 법정구역은 다르지만 편의상 함께 설명했다.

다음으로 길을 보면 이곳은 헌릉IC를 가까이 두고 있다. 세곡동 길은 세곡사거리를 중심으로 동서로 가로지르는 널찍한 차선의 길을 두고 있으며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직선의 길이다.

헌인마을 도시개발구역이 조성되어 있는데 깊은 산세에 둘러싸인 흡사 비밀기지 같은 모습이다.

약간의 시간이 걸리고 이곳이 그린벨트 지역이기 때문에 부동산의 가치가 약하지만 건강한 터는 주변이 개발되면 그 가치를 입증받게 된다.

세곡동은 서쪽 방향과 남쪽 그리고 남서쪽 방향으로 주변이 워낙 산세가 강해 개발에 한계가 있다. 충분한 물을 갖지 못해 아쉽지만 현재 주거지역으로 확정된 이상 인근의 그린벨트 지역의 땅을 소유하는 것은 분명 가치가 있다.

땅은 결국 시간의 힘을 이기는 자가 부를 얻게 되는 재산이다.

빚내서 투기적으로 구매하지 말고 좋은 터에 좋은 땅을 소유하겠다는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세곡동의 좋은 건강한 터를 갖고 있는 것은 재산을 늘리는 데에 매우 좋은 결정이다.

이 산의 산세를 1번 고속도로가 가로지르는데 이 산의 기운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본 부동산 터는 판교였다.

아마도 성남과 분당이라는 수도권개발과 강남인접 지역 그리고 개발비용이라는 조건이 잘 맞아 떨어졌던 것 같다. 그에 반해 세곡동은 강남에 붙어있긴 하지만 수도권 지방자치의 충분한 면적을 확보할 수 있는 터는 아니었다.

그러나 변수가 있는데 바로 위례신도시다. 금안산 검단산의 기운이 만들어낸 남한산성 도립공원을 동쪽에 둔 위례신도시가 자리 잡게 되면, 세곡동의 모습이 더 커지고 개발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된다. 역시 중간을 가로지른 탄천이 아쉽다. 물길이 조금 더 크고 굽이치는 힘이 강했다면 아주 훌륭한 도시풍수에 걸맞은 터가 되었을 것이지만, 앞으로 명터로 개발될 요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