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국제유가가 11일(현지시간) 글로벌 수요 둔화 전망과 7월부터 주요산유국들이 증산 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하락했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에 대한 피로감도 작용했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은 전거래일 대비 1.6%(1.03달러) 내린 배럴당 63.5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6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1.05%(10.75달러) 하락한 배럴당 70.98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시장참가자들은 주요 산유국 감산에 따른 수급 동향을 주시했다. 유가가 최근 큰 폭으로 오른 상황에서 향후 원유 수요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원유 수요가 둔화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IEA는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가 여전히 향후 원유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적정한 유가 수준에 대한 견해도 엇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IEA는 올해 원유 수요 증가 규모는 하루 평균 140만 배럴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IEA에 보고서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3월 산유량은 전월보다 하루평균 55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베네수엘라의 산유량이 큰 폭 줄었다.

이는 전일 나온 OPEC의 정례보고서 결과와 흡사했다. 사우디를 비롯한 산유국 감산과 베네수엘라 및 이란 등의 비자발적 생산 감소는 최근 유가를 지속해서 끌어 올린 요인이다.

더불어 리비아와 알제리 등에서도 정치 불안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가 제기됐다. 다만 베네수엘라 등의 산유량이 큰 폭 감소하면서 감산 합의 기간인 오는 6월 이후 산유국의 생산량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부 외신은 산유국 정책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산유량이 추가로 줄어든다면 OPEC이 오는 7월부터 산유량을 다시 늘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추가 감산은 시장을 과도하게 타이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OPEC 외에 산유국을 이끄는 러시아도 최근 추가 감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공급 축소 부담이 지속해서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올레 한센 삭소 뱅크의 원자재 전략 대표는 "사우디가 지속해서 공격적으로 산유량을 줄이는 한 시장이 타이트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라얀 연구원은 "지금은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면 OPEC이 선제적으로 산유량을 늘려서 시장을 놀라게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