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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태산 서평] “AI 슈퍼파워는 중국이 될 것이다”
   
 

<AI 슈퍼파워> 리카이푸 지음, 박세정·조성숙 옮김, 이콘 펴냄.

이 책은 AI 혁명을 다루면서 AI시대 중국의 위상에 초점을 맞춘다. 구글차이나 사장을 역임한 대만 출신 AI 전문가 리카이푸는 중국 테크놀로지산업이 AI 부문에서 세계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 배경으로 ▲시대환경이 미국보다는 중국에 더 유리하게 바뀌었고 ▲중국의 뛰어난 기업가들이 카피캣(Copy Cat, 모방자) 전략을 버리고 혁신적 사업에 나섰으며 ▲중국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AI 초강국이 되기 위해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점을 꼽는다.

저자는 ‘AI질서’라는 운동장은 이미 중국 쪽으로 기울어졌다고 단언한다. 첫째, 세상은 발견의 시대(Age of Discovery)에서 실행의 시대(Age of Implementation)로 바뀌었다. 발견의 시대에는 미국과 캐나다에 몰려 있는 소수의 최정예 학자들이 AI 발전을 주도했다. 하지만, 어렵고 추상적인 연구들이 상당수 완료되면서 알고리즘을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바꾸는 ‘현실응용’의 시대가 되었다. 기업가들의 날카로운 본능이 그 진가를 발휘하는 국면이 된 것이다.

둘째, 세상은 전문지식의 시대(Age of Expertise)에서 이제 데이터의 시대(Age of Data)로 진화했다. 성공적인 AI알고리즘에는 연산력, 엔지니어, 빅데이터 3가지가 필요하다. 이 가운데 알고리즘 전체의 힘과 정확성은 데이터의 양이 좌우한다.

이 같은 두 가지 상황전개는 중국에 유리하다. 바야흐로 중국은 정상급 연구진 부족이라는 ‘약점’은 최소화되고, 중국이 생산하는 풍부한 데이터라는 ‘강점’은 증폭되는 시대를 맞았다.

중국 기업가들은 지난 2013년 ‘우회전’을 했다. 모방 대신에 실리콘밸리에 없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중국인들은 스마트폰에 내장한 바코드로 물건을 구매하거나 음식을 배달시킨다. 이 모든 행동은 O2O(Online-to-Offline) 서비스 스타트업의 대표주자인 중국의 슈퍼앱 위챗(WeChat, 微信)으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실시간 위치 정보, 출퇴근 방식, 좋아하는 음식, 식품과 맥주를 사는 시간과 장소 등 소비패턴과 습관과 같은 풍부한 사용자 데이터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중국 전역에서 생성된 데이터들은 중국의 인터넷 대체 우주(Alternative Universe)에 모이게 된다.

데이터는 중국 AI 기업들에게 엄청난 이점이 된다. AI 기업들은 확보한 상세한 사용자 정보를 딥러닝 알고리즘과 결합해 재무감사에서 도시계획에 이르기까지 실세계에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로 재가공하고 있다. 서비스를 이용한 사용자들은 새로운 데이터를 제공하며, 이들의 데이터는 다시 서비스를 위한 거름이 되어 데이터의 선순환을 이룬다.

요즘 중국의 걸인은 동냥을 받을 때 QR코드나 바코드로 받는다. 거지마저 QR코드를 들고 다니게 하는 이 변화는 중국의 인터넷 대체 우주가 얼마나 거대한지 잘 보여준다. 저자는 중국이 AI 혁명을 통해 사회에서 누락되는 사람 없이 자국의 인터넷 우주에 구성원 모두를 소속시키는 새로운 사회계약을 성사시켰다고 말한다.

한편 저자는 인공지능이 세계 경제의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한다. 인공지능이 불러일으킨 제조업 혁명으로 로봇들이 뛰어난 시각적 능력과 자율 동작 능력을 갖추게 되면 저임금 노동자 기반의 제3세계 영세 공장들은 문 닫게 되고, 그 결과 경제 발전 사다리의 제일 아래 칸도 잘려 나갈 것으로 예측한다. 저가품 수출로 한국과 중국, 싱가포르 등이 가난을 벗었지만, 지금의 빈국들은 그럴 기회조차 얻지 못할 것으로 내다본다.

주태산 주필  |  joots@econovill.com  |  승인 2019.04.13  12: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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