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의 견본주택이 5일 개관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여러 호재도 있는 지역이라 청량리를 수년 전부터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1주택자라 ‘무순위 청약’을 넣으려고 한다.” - 도봉구에서 방문한 60대 김명세 씨.

청량리 지역에 1000가구 이상으로 구성된 주상복합 단지 분양이 포문을 열었다. <이코노믹리뷰>가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의 견본주택을 방문한 결과 대단지답게 주상복합의 단점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돋보였지만, 여전히 ‘강북치고 비싸다’는 인식도 상당했다. 또한 9억원을 넘는 분양가라는 점 때문에 미계약분을 미리 내다보는 사람도 있었다.

주식회사 한양은 지난 5일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의 견본주택을 열고 관람객을 맞았다. 해당 단지는 서울시 동대문구 동부청과시장 재개발 사업에 따라 조성되는 곳으로, 최고 59층 높이 4개동에 총 1152가구 규모로 공급된다. 이 가운데 전용면적 84~162㎡로 이뤄진 1120가구가 일반 분양 대상에 해당한다.

해당 단지는 ‘무순위 청약’을 4월 10일과 11일 양일간 받은 후, 12일 특별공급, 15일 1순위 당해지역, 16일 1순위 기타지역 거주자의 신청을 받는다. 일반 청약 당첨자는 4월 23일에, 무순위 청약자의 경우 5월 29일에 발표된다. 

1차 계약금은 5000만원이고,  올해 7월 전체 분양가의 10%에 해당하는 2차 계약금을 납부한다. 이후 7달 단위로 2019년 12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각각 10%를 납부한 뒤 입주시기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는 최고 59층 높이 4개동으로 구성된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청량리 지역은 고층 주상복합 세 단지의 개발과 더불어 청량리역 내 지하철 1호선, 경의중앙선, KTX, 분당선 외에도 GTX-B·C노선, 면목선, 강북순환선 등 교통 호재가 있는 곳이다. 롯데백화점, 경동시장, 청량리시장 등 편의시설과 함께 현재 한양수자인과 롯데캐슬 사이에 자리한 ‘성바오로병원’의 부지가 매각되면서 추가 개발호재도 갖고 있다.

전체 주택유형은 총 23종류다. 간소화한 유형별로 ▲84A1 270가구 ▲84B 53가구 ▲84C 69가구 ▲84D 334가구 ▲84E 53가구 ▲84F 121가구 ▲84G 14가구 ▲84H 20가구 ▲84I 13가구 ▲84J 20가구 ▲84K 72가구 ▲84L 28가구 ▲84M 35가구 ▲84N 14가구 ▲124 2가구 ▲162 2가구 등 총 1120가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산정한 ‘한양수자인 192’의 단위면적 3.3㎡당 평균 분양가는 2570만원으로, 해당 지역에서 직전에 분양한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보다 약 170만원이 높고, 이후 분양할 ‘롯데캐슬 SKY-L65’보다는 약 30만원이 낮은 수준이다. 다만 주상복합이라는 점을 감안해 실제 분양가는 단위면적당 약 2700만원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가장 공급량이 많은 D형은 최저가 9억2000만원에서 최고가 10억6700만원까지, A형은 최저 9억5900만원에서 최고 10억8200만원이 적용된다. 9억을 초과하지 않는 주택형은 B·E·G·I·L·N형 등이다. 전체 최저가는 L1형의 8억1800만원이고, 전체 최고가는 펜트하우스인 162형이 20억6900만원에 공급된다.

장안동에서 온 40대 유민석 씨는 “호재가 있다지만 강북에서 평당 3000만원은 아직 시기적으로 너무 높다고 생각한다”면서 “여차저차 40%의 자금은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머지 60% 충당이 불확실해, 당첨된다고 해도 조금은 아득하다”고 말했다.

영등포에서 방문한 40대 장수빈 씨 역시 “주상복합이라서 그런 부분인 것인지 통상적인 아파트와 전용면적·평형 설명이나 분양가 기준이 조금 다른 것 같다”면서 “서비스 면적 등을 더 준다고 하지만 일단 들어가는 입장에선 비싸다고 느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속칭 ‘현금부자’ 관람객도 있었다. 은평구에서 방문한 50대 여지수 씨는 “녹번동에서 살고 있지만, 청량리가 ‘핫’하다는 소문을 듣고 청약을 넣어보려고 한다”면서 “가격대는 상관없고, 남편과 단둘이 고층에서 살고 싶어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A나 D유형으로 신청하려 한다”고 말했다. 여 씨는 “일전에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산 적이 있는데, 환기가 어려웠던 점이 기억난다”면서 “이 단지는 그 부분이 개선돼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 다양한 주택유형을 관람하는 예비청약자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해당 단지는 85㎡를 기준으로 초과일 경우 가점제 50%와 추첨제 50%가 적용되고, 미만일 경우 가점제 100%가 적용된다. 즉 전체 1120가구 가운데 단 4가구를 제외한 모든 가구가 가점제 100%가 적용되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가 9.13 대책의 후속조치로 마련한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그동안 분양 현장에서는 크고 작은 반발의 목소리가 있어왔다. 특히나 거래 잠김이 심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1주택자의 주택 처분이 어려워, 구축 아파트에서 신축 아파트로 옮겨가려는 수요가 막힌다는 지적이다.

도봉구에서 방문한 60대 김명세 씨는 “도봉구에서 15년 동안 집을 보유해왔지만 너무 노후화돼 청량리 쪽으로 눈길을 돌렸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들어올 수 있었을 텐데 정책이 바뀌면서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청약통장은 30년이 됐는데 이제는 부양하는 식솔들도 독립했고, 집을 보유하는 바람에 무주택 기간도 점수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견본주택 상담사들 역시 1주택자의 순위내 청약 신청은 어렵다면서 ‘사전 무순위 청약’에 대해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사전 무순위 청약이란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정당 계약을 완료한 후에도 잔여 가구가 발생하면 사전 청약접수자를 대상으로 입주자를 무작위로 추첨하는 제도다. 앞서 김명세 씨의 예처럼 청약 통장을 활용할 수 없거나, 1주택자인 경우에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분양 관계자는 “부적격자가 많아지는 추세다 보니 한양에서 처음 활용한 제도로, 1주택자나 다주택자가 청약제도와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다 보니 호응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9억원 이상의 주택에 대한 미계약 사태를 사전에 방지하려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다만 해당 수요자는 먼저 이뤄지는 사전 청약접수에도 신청할 수 있지만, 일반 청약제에서 당첨될 경우 무순위 추첨대상자 명단에서는 제외된다.

▲ 84A1은 수납을 강화하면서도 주방과 거실의 맞통풍이 가능한 구조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고층·안전성 강조한 견본주택 내부

한편으로 ‘주상복합단지가 불편하다’는 인식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의 분양 관계자는 “무엇보다 300가구 규모로 공급하는 관련 건축법 때문에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형 주상복합단지가 아직까지 흔치 않고, 관리비 문제, 통풍 문제도 많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창문의 경우 전에는 열리지 않는 형태에서 내부 환기설비만으로 해결했지만 지금은 입면분할창이 적용돼 얼마든지 자연풍 환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관리비에 대해선 “예전 모델들은 상업구역과 주거구역의 관리비를 통합해 부과했기 때문에, 상업구역의 전기까지 거주자들이 부담하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또한 1000가구 규모다 보니 가구별로 분담하는 몫이 점차 줄어드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높은 용적률로 전망을 해결한 점, 층고를 약 10cm 높인 2.4m를 적용해 개방감을 키운 점, 저층의 돌출발코니 적용 등을 추가로 설명했다. 특히 디자인에 있어 서울시 규격을 따라 서비스 면적을 약 3.3㎡ 이하 범위 내에서 넓힌 것 또한 주상복합의 단점 개선 노력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대단지 주상복합으로 조성되면서 생기는 장점은 또한 이후 환금성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과거 주상복합은 가구수가 적은 탓에 매물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 때문에 매매가 시세 형성과 적격성 판단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1000가구가 넘게 들어서면 이같은 문제는 다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은 총 네 유형의 견본이 마련돼 있었다. 다만 유형이 다양하다보니, 같은 A, D 등의 타입 내에서도 각 호수에 따라 다른 설계가 적용된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84A1의 경우 판상형 구조로 거실과 주방의 맞통풍이 가능한 형태였고, 안방 내부 드레스룸에도 창이 있어 안방창과 함께 환기가 가능하다. 방들이 분리돼 있어 독립성을 키우되, 가변형 벽채를 선택할 수 있기도 했다. 또한 현관과 복도에 팬트리를 제공해 수납을 강화했다.

▲ 4베이가 적용된 84D1타입의 작은 침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공급량이 가장 많은 84D유형은 4베이가 적용됐고, 안방 내부에 듀얼 파우더룸과 대형 드레스룸을 도입했다. 외부 샤시는 22mm의 두께로 복층을 사용했다. 또한 스타일러 등이 유상으로 제공된다.

타워형을 채택한 84K형은 이면개방형으로 채광과 환기에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거실 두 면에 창이 나 있고, 맞붙은 주방에 창을 한 면 더 둬 전체 실내를 더 키워주고 있었다. 우물형 천장을 깊게 시공해 이같은 느낌은 더 강조됐다. 해당 유형은 주방 상판과 벽체를 엔지니어드스톤으로 기본 제공하고, 안방에 대형 붙박이장을 제공한다.

▲ 84K형은 타워형으로, 넓은 거실 개방감이 특징이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84M형의 경우 독특한 타워형 구조로 가족간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아릴랜드를 분리해 주방의 조리 공간을 넓히고 있었다. 또한 안방에 파우더룸과 드레스룸을 하나 더 제공할 수 있었다. 특히 안방 한 면을 전부 차지하는 드레스룸 ‘2’는 슬라이딩도어, TV장일체형, 수납강화형 등으로 선택의 폭을 넓혔다. 다만 84N형이 층수에 따라 돌출 발코니를 적용한데 반해, 84M형은 복도 펜트리와 청소 도구함 등으로 면적 확장의 효과를 연출했다.

▲ 84M타입에 적용된 추가 드레스룸.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이밖에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는 LG전자의 사물인터넷(IoT)를 가구 내에 적용해 가구내 제반 상황을 제어할 수 있고, 단지 내에 7~8개의 승강기를 설치해 출퇴근 시간의 번잡함을 줄일 계획이다. 어린이집·경로당 등 기본적인 커뮤니티시설은 물론 게스트하우스와 별도의 스카이라운지를 적용해 고층 건물의 장점을 살렸다.

해당 단지는 주거특화 ‘컨시어지’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 특화서비스, 조식·아기돌봄 등 생활편의, 병원 연계서비스, 커뮤니티 관리 등을 담당할 전망이다. EO등급의 친환경 가구를 사용했고, 각 유형별로 무상 공기청정 기능 에어컨을 제공해 쾌적한 가구 내 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층 주상복합단지다 보니 느낄 수 있는 불안감 해소를 위해 내풍·내진·내화 설계, 구조물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도입한다. 이밖에 층간소음을 최소화한 250mm의 저감 자재 ‘SLAB’ 적용 등이 강조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