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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학의 직장에서 살아남기] 아무 것도 안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모두들 챗바퀴 같은 일상을 보내는 중이다. 하루가 계속 같은 일상의 굴레 속에 돌아가고, 그곳에서 빠져 나오고 있다는 생각만을 할 뿐이다. 그렇게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회사에 나와 컴퓨터에 ON 스위치를 누르고, 나오는 화면을 멍하니 처다 보면서 일하기 시작한다. 몇 시간이 지났을까. 벌써 점심 시간이다. 동료들과 서둘러 밥 먹을 곳(메뉴)을 정하고, 허기를 채우기 위해 턱 운동을 한다. 그 다음에 커피 한잔은 오후에 밀려올 졸음을 좇기 위해서다.

식사 이후에 떨어지는 눈꺼풀을 억지로 밀어 올리며, 남은 일과를 보낸다. 각종 회의에, 외근에, 미팅까지 바쁘게 처리하다 보면 어느새 해는 저물어 가고 있다. 운 좋게 퇴근하면 다행이고, 아니면 야근이다. 그렇게 9, 10시까지 일하고 집에 와서 지친 몸을 뉘이기 바쁘다.

이제서야 눈꺼풀과의 전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다. 비로소 눈을 감으며, 하루를 마감한다. 오늘도 수고했다고 말할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내일도 같은 일상이 반복되기에 어제가 오늘 인지, 엊그제가 오늘 인지 좀처럼 구분되지 않는다.

주말이 다가오면, 그나마 낫다. 삶의 활력이 잠시 샘솟 다가도, 일요일 저녁 9시가 넘어가는 순간 다시 또 출근의 공포가 밀려온다. 아니, 5일 동안의 격무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에 치가 떨리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위 이야기는 그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이야기이고, 옆자리 내 선배, 동료의 이야기이며, 이 칼럼을 쓰고 있는 내 이야기이기도 하다. 경중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모두들 각자의 자리에서 정도껏 느끼고 있다.

우리는 늘 무언가 하고 있다. 왜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지도 잘 모르면서 그냥 하고 있다. 수동적으로 어제, 지난 주, 전 달에 했던 일을 계속 반복하면서 말이다.

이건 사실 ‘아무 것도’ 안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물리적으로’ 볼 때는 아무 것도 안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분명 누군가 해야 할 일을 내가 하기 때문에, 그리고 그 일을 안하면 대부분 문제가 생기는 일부터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늘 일은 하고 있지만, 일은 만들지 못하며, 누군가가 만든 일을 수습하면서 자신을 한 쪽 측면에 특화된 숙련가로 만드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이걸 미처 깨닫지 못하고 수년 동안 같은 일을 하다가 ‘응용력’까지 잊어버리고 자신의 무능함을 뒤늦게 깨닫는다.

하지만, 깨달았을 때는 많은 부분에서 늦었다. 이미 유연성은 저만치 간지 오래이고, 그 동안 쌓아온 업적 등이 아까워 다른 곳을 쳐다보는 것이 스스로에게 무리 또는 사치로 느껴지는 것이 다반사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그렇게 조직이 만들어 놓은 ‘바운더리’에서 안주하다가, 결국 벗어나지 못한다. 매일매일 같은 일상을 보내면서, 그 안의 디테일을 놓치면서 말이다. 하고 있는 일이 나중에 조직 또는 몸담고 있는 업계에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채 말이다.

물론, 일에 큰 욕심을 내지 않고, 성장 보다는 안정적인 운행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런 고민 조차 할 필요 없다. 그저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서 어제와 같은 오늘을 만드는데 충실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그러한 안정감이 나에게 지속적인 안전감을 줄 수 있는지 확신 할 수 없는 가장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대이다. 과연 ‘꼭 해야만 하는 일’만 한다고 지금과 같은 자신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는 그 이상의 성장을 바라는 입장에서 과연 그 일만으로 자신이 바라는 성장을 온전하게 할 수 있을지 말이다. 그러한 일이 내 성장에 일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필요충분조건이 될지는 미지수이다.

그래서 우리는 늘 ‘일 다운 일’을 하기 위해 지금 하는 일의 중심부터 주변을 거치면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건 스스로의 안정과 생존을 위해 필수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그 생존력을 키우기 위해 늘 하던 것을 반복하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제목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의 ‘아무’는 어제와는 다른 오늘을 살기 위해 혹은 더 나은 오늘의 성장을 위해 내가 만든 크고 작은 시도 등을 일컫는다. 따라서 매일 같은 스케줄을 보낸다고 해도, 세부적으로 다른 이야기를 써내려 간다고 봐야 한다.

이때 어떤 변화들을 줄 수 있고, 주려고 노력 하는가에 따라서, 그리고 일정 부분 내가 바라는 성장에 초점을 맞춰 시도와 도전 그리고 응전을 얼마나 일관성 있는 방향에 따라 꾸준하게 했는가에 따라 일의 명운이 뒤바뀌는 것이다.

일을 하는 것, 일을 잘 하기 위한 노력, 더욱 수준 높은 일을 하기 위한 준비, 그 준비를 하기 위해 필요한 스킬을 연마하는 것, 그 모든 것을 하기 위한 실행력을 갖추는 것, 그 실행력에 추진력을 가하기 위해 체력은 기르는 것 등, 실제 아무 일도 하지 않아서, ‘아무나’가 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한 노력을 평소에 하는 것이다.

그 노력을 위한 준비와 실행은 아래의 내용과 같다.

첫째, 조직과 나와의 방향을 견주어 보고, 최대한 조직의 방향 속에서 내가 원하는 성장 방향 또는 단계를 찾아야 한다. 과연, 내가 하는 일이 나와 소속된 조직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두 객체가 나아가려는 방향이 얼마나 맥을 같이 하는지, 그에 따라 스스로 또는 조직을 위해 부수적으로 어떤 일을 준비하고 실행하는지 등에 대해 꾸준히 관찰하는 것이다.

둘째, 관찰만 해서는 안된다. 보기만 한다고 바뀌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렇다면 실제 어떤 것을 바꿔야 하는지, 무엇을 바꿔야 더욱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실험 또는 시물레이션을 해보는 것이다. 그래야만 지금 하는 일의 범주를 뛰어넘는 등의 파격적인 시도를 해볼 수 있다. 그 시도 속에 생각지도 못한 성장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그 시도를 기록해야 한다. 코칭을 받는 분들에게 끊임없이 여러 형태의 글쓰기 과제를 내주는 것도 이것 때문이다. 실제 글 또는 문서를 작성하면서, 그동안 내가 해왔던 일을 다시 떠올리고, 정리하고, 어떤 부분이 미흡 한지 관찰하게 되고, 이를 정리하면서 자신의 일에 대한 객관적 입장을 갖추게 된다.

넷째, 이를 가지고 타인과 끊임없이 나눠야 한다. 나 혼자만 갖고 있어서는 안된다. 이 일을 함께 하는 이들, 혹은 유사한 일을 하는 이들에게 내가 하는 일의 결과 보다 과정을 논의하고, 그들의 의견을 들어 개선할 수 있는 크고 작은 부분이 있는지 찾아봐야 한다. 이는 내가 가진 식견의 한계로 나타난 ‘셀프 객관화 작업’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함이다.

다섯째, 다른 것 없다. 위와 같이 만든 자기 객관화를 위한 시스템을 나의 성장을 위해 온전히 활용하기 위해 꾸준하게 반복하는 것이다. 그 반복은 늘 같은 재료, 과정에 의해 만든 완벽한 요리 보다는 다소 미흡하지만, 각종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같은 결과 혹은 이상의 결과를 꿈꾸면서 나에게 적합한 방법론을 찾아가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다.

우리가 아는 일의 ‘성과’는 단순히 나타난 결과에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정과 방법이 늘 ‘통할 것’이라는 착각이 어쩌면 가장 위험한 식견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꾸준히 스스로가 하고 있는 방법을 의심해서 실제 내가 하는 일이 오래도록 조직에서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평소에 해야 한다.

그 노력은 그저 조직에서 제시한 최소한의 업무상 미션 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걸 최대한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것을 포함하여, 같은 결과를 또 다른 방법과 과정을 통해 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성 제고 측면도 함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그리고 그런 방법론의 개선이 결국 조직에 남는 것이 아닌 조직을 나와 유일하게 내가 갖고 나올 수 있는 ‘누구에게도 쉽게 빼앗길 수 없는 노하우’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일의 성과 중에 내가 가질 수 있는 성과 혹은 성취는 바로 그 부분이다.

김영학 이직스쿨 대표  |  careerstyling@gmail.com  |  승인 2019.04.07  19: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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