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의 여인 1994, 캔버스에 유화, 115×115㎝(Woman in June 1994, Oil on canvas, 115×115㎝)

그렇다. 극도의 정적 속에 투명 하게 빛을 머금는 사물, 존재의 오브제들은 자유로운 유기체가 되어 그 감상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물이 거기 그 자리에 있다.’ 나 스스로도 개입하길 원치 않는 단지 거기 그 자리에 그들을 높여주는 일을 할 뿐이다.

그래서 굳이 내가 그들을 통해 뭔가 말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 이 리얼리티의 벼랑 끝에서 그것들은 이미 현실의 being이 아닌 것이다. 제2의 being이 작품 속에서 잉태하는 것이다. 필자는 이제 붓을 내려놓는 낯선 이방인일 뿐이다. 이렇게 하나의 오브제에 빠져들면 우리는 미지의 공간과 마주할 수 있게 된다.

결코 어울릴 것 같지 않는 것들의 낯선 배합, 그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오브제들의 독특한 자아, 필자도(ARTIST KOO CHA SOONG,具滋勝,구자승 작가,구자승 화백,KOO CHA SOONG) 그 대상들 앞에서 새로운 존재로 타오르는 촛불로 그렇게 꿈틀대며 숨 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