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한국의 로봇시장은 제조업용 로봇이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봇산업 실태조사 결과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7대 분류 기준으로 제조업용 로봇 회사는 718개로 서비스용 로봇 회사 472개보다 많았다. 매출액에서는 차이가 더 극명하게 나타난다. 제조업용 로봇 분야는 3조4017억원을 기록했지만 서비스용 로봇 분야는 6459억원으로 제조업용 로봇 분야 매출액의 19% 정도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점점 발전하는 인공지능(AI)과 5G 시대서는 서비스용 로봇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대표 가전업체인 삼성전자, LG전자와 인터넷 기업 네이버, 중견 로봇업체 유진로봇 등은 서비스용 로봇을 시작으로 로봇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 LG전자 클로이 로봇. 출처=LG전자

LG전자 ‘클로이’ 라인업으로 로봇시장 공략

LG전자는 로봇 브랜드 ‘클로이(CLOi)’를 앞세워 서비스용 로봇 시장을 공략 중이다. 클로이 로봇은 클로이 수트봇 2종, 안내로봇, 청소로봇, 홈로봇, 잔디깎이로봇, 서브봇, 포터봇, 카트봇의 총 9개의 라인업으로 구성돼 있다.

수트봇은 하체근력 지원용과 허리근력 지원용의 2종으로 나뉘는데 산업현장이나 물류공간에서 사람이 착용하면 물건 운반 등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안내로봇은 인천국제공항에 설치돼 공항 이용객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청소로봇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청소서비스를 제공했다. 홈로봇은 음성 명령으로 세탁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가전제품을 원격 제어할 수 있는 로봇이다. 서브봇, 포터봇, 카트봇은 말 그대로 호텔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물건을 운반하는 데 쓰이는 로봇이다.

LG전자는 올해 3월 미국 SXSW전시회에서는 감성로봇 'LG 클로이 케어봇'도 공개했다. 관람객이 로봇의 머리를 쓰다듬으면 기쁨, 슬픔, 화남, 평온 등 다양한 표정을 볼 수 있다. 클로이 메이트봇과 클로이 소셜봇은 사람과의 친근한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이동 로봇이다. 클로이 메이트봇은 패드와 프로젝터 2가지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필요한 정보를 사용자에게 효과적으로 알려준다. 클로이 소셜봇은 비전 AI기능으로 주변 상황을 이해하고 사용자와 소통을 하는 로봇이다. 클로이 제스처봇은 손짓으로 소통하는 것이 특징인데 동요에 맞춰 손으로 안무를 하고, 관람객의 이름을 수화로 말하는 법 등을 안내한다. 

▲ LG전자 클로이 케어봇. 출처=LG전자

LG전자는 2018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CEO 직속으로 ‘로봇사업센터’를 신설했다. 센서,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인공지능(AI) 등이 융합된 분야로 로봇 사업을 점찍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이다. LG전자는 로봇개발업체 로보티즈, 로봇 감성인식 분야 인공지능 스타트업 아크릴, 산업용 로봇제조업체 로보스타, 미국 로봇개발사 보사노바로보틱스 등에 지분을 투자하면서 외부와의 협업도 강화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서비스용 로봇을 중심으로 산업용 로봇까지 다양한 로봇 라인업을 통해 미래 로봇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CES 2019에서 공개된 삼성봇.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후발주자지만 한방 노린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첫 로봇인 ‘삼성봇’을 공개했다. 삼성봇은 삼성전자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기술이 망라된 로봇 플랫폼으로 라이프스타일의 질을 높이는 것이 주된 목적인 로봇이다.

삼성전자가 당시 공개한 삼성봇은 총 3종이다. 노령화 사회에 대비해 실버 세대의 건강을 관리해주는 반려 로봇인 삼성봇 케어, 집안 공기가 오염된 곳을 감지해 이동하면서 공기질을 관리해주는 삼성봇 에어, 쇼핑몰이나 음식점 등에서 결제와 서빙 등 상황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 삼성봇 리테일이 공개됐다. 또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보행보조장치인 GEMS도 부스에 전시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삼성봇의 라인업을 확대했다. 요리 보조 기능을 수행하는 사람의 팔 모양을 닮은 삼성봇 셰프, 집안을 청소해주는 삼성봇 클린을 지난 2월 북미 최대 주방·욕실 관련 전시회인 KBIS에서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CES와 KBIS에서 공개한 로봇을 보면 서비스용 로봇 시장을 먼저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이근배 삼성전자 AI센터장(전무)은 “삼성봇은 건강, 환경 등 스트레스가 많아지는 시대에 사람들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 위해 개발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로봇 관련한 공식 부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삼성봇 라인업을 추가하는 등 로봇 사업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 네이버 로봇팔 앰비덱스. 출처=네이버

네이버, CES 2019서 지도제작로봇, 로봇팔 등 공개

네이버는 네이버랩스를 통해 다양한 로봇 제품과 서비스를 CES 2019에서 공개했다. 네이버의 대표 로봇은 3차원 실내 정밀 지도 제작로봇 M1, 자율주행 가이드 로봇 어라운드G, 로봇팔 앰비덱스(AMBIDEX) 등이다.

M1은 3차원 레이저 스캐너와 고성능 360카메라를 탑재한 매핑(Mapping)로봇으로 네이버의 xDM 플랫폼과 실내외 자율주행 구현의 핵심인 고정밀 지도를 제작하고, 지도 데이터의 최신성을 유지하는 로봇이다. 어라운드G는 어라운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돼 공항, 호텔, 쇼핑몰 등 대형 공간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실내 자율주행 가이드 로봇이다. 실내에서 정확하고 직관적인 길 안내가 가능한 로봇이다.

로봇팔 앰비덱스는 코리아텍과 산학협력으로 개발 중인 로봇팔이다. 인간의 팔과 유사하게 구현돼 제어 위주의 기존 로봇과는 달리 정밀한 힘 제어가 가능해 범용성이 넓다는 것이 네이버의 설명이다. 앰비덱스는 CES 2019에서 퀄컴과의 협력을 통해 5G 기술이 적용돼 원격 제어가 가능한 5G 브레인리스 로봇도 시연했다.

▲ 유진로봇 고카트. 출처=유진로봇

유진로봇, 청소로봇 물류로봇으로 서비스용 로봇시장 공략

유진로봇의 대표적인 서비스 로봇은 청소로봇과 물류로봇이다. 청소로봇 라인업인 아이클레보(iClebo) 시리즈는 2005년 3월 첫 출시된 이후 국내 최초로 8년 연속 산업통상자원부 선정 세계일류상품이 됐다. 상단에 내장된 카메라로 천정 130도 범위 내의 공간을 초당 20프레임 촬영해 정확한 공간 분석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청소를 한 부분과 하지 않은 부분으로 기억해 실내 공간 청소의 효율성을 높였다.

룰류로봇의 이름은 고카트(GoCart)다. 고카트에는 유진로봇이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솔루션이 탑재돼 정확한 공간 분석 후 목적지로 스스로 물건을 배송해 주는 자율주행 물류로봇이다. 공간분석과 물체 인식률이 높아 복잡한 동선이 형성되는 대형병원, 호텔, 공장을 포함해 공간이 좁은 시설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