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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한국證 발행어음 제재 고심 이유SPC 설립, 발행어음 인가 시기 앞서...TRS 관행 VS 경제적 실질 의견 분분
▲ 한국투자증권 본사 [출처:뉴시스]

[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 자금의 개인대출 활용 의혹을 두고 금융감독원이 제재 수위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중징계는 과도하다고 입을 모은다. SPC 설립이 발행어음 인가 시기보다 앞선 만큼 의도적 법 위반을 계획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전자단기사채 오버롤 과정에서 발행어음 자금이 투입된 만큼 다소 논란의 여지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SPC를 대상으로, 금감원은 개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이라는 주장이 맞서는 부분이다.

금감원도 고심할 수밖에 없다. 다만, 중징계는 아니더라도 발행어음 사업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경징계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3일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자금 불법활용 의혹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제재심의위원회를 연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7년 8월 SK실트론 주식매입을 위한 특수목적회사(SPC) ‘키스아이비제십육차’를 설립했다. 이 SPC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5년 만기 총수익스왑(TRS) 계약을 맺고 SK실트론(구 LG실트론) 지분 19.4%(1672억원 규모)를 매입했다.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인수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 할 수 있다. 해당 지분에서 발생하는 배당, 가치변동에 따른 모든 현금흐름은 최 회장에게 귀속된다. 최 회장은 한국투자증권에 TRS 관련 수수료를 지불하고 ‘키스아이비제십육차’의 지분매각시 발생하는 손실도 보전(콜옵션 행사 관련)하는 구조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키스아이비제십육차’에 발행어음자금 투입이다. 금감원 측은 이 거래를 한국투자증권이 최 회장을 대상으로 한 개인대출로 보고 있다. 자본시장법상 발행어음자금은 개인대출로 활용될 수 없다. 한국투자증권은 SPC에 대출을 한 것일 뿐 개인대출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해석은 다소 분분하다. 우선 SPC 설립 시기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시점의 차이다. ‘키스아이비제십육차’는 2017년 8월에 설립됐으며 당시 전자단기사채 발행을 통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시기는 같은 해 11월이다. 일각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SPC 설립 전부터 발행어음 자금투입은 계획되지 않았다는 점은 명확하다.

문제는 전단채 오버롤에서 발생했다. 만기가 짧은 만큼 시장조달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발행어음자금이 투입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TRS와 같은) 자금조달 공급구조를 짤 때, 해당 주체들은 명확하다”며 “한국투자증권이 최 회장과의 거래를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법을 어기며 자금을 투입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발행어음 인가 후 SPC가 설립됐다면 변명하기 어렵겠지만 그렇지 않다”며 “거래만을 놓고 보면 대출 대상은 SPC”라고 강조했다.

물론 최종 자금흐름은 발행어음자금이 최 회장을 대상으로 한 개인대출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SPC를 통한 대출이 관행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한국투자증권의 주장을 배제하기도 어렵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관점에 따라 해석이 다를 수 있다”며 “결과론적으로 보면 징계를 완전히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징계가 내려지더라도 국내 증권사들에 경각심을 일으킬 수 있는 ‘사례’ 수준에 그쳐야 한다”며 “발행어음 인가 취소와 같은 중징계는 과도한 것은 물론 우리나라 자본시장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감원 측도 제재 수위 결정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2차례에 걸친 제재심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번에 금감원의 제재 여부와 수위가 결정되면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한편, 윤석헌 금감원장은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 제재 관련) 시장에 올바른 시그널을 줘야 하기 때문에 결정에 시간이 걸린다”고 언급했다. 중징계보다는 경징계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소명할 부분은 전부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도적으로 법을 어긴 것은 아니지만 오해의 소지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  dark1053@econovill.com  |  승인 2019.04.02  16:3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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