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LG하우시스가 부동산규제, 자동차산업 저성장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지난해 53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1210억원가량 감소한 것이다. 업황의 단기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LG하우시스는 리모델링 시장 진출, 비용감축, 자산효율화, 생산성 향상 등으로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 이사회 의장 자리를 민경집 대표가 겸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어떤 전략과 행보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하우시스는 지난해 3조266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보다 1.8% 증가한 수준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704억원으로 전년(1454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LG하우시스는 수익성이 감소한 상황에서 531억원의 손실을 내 실질적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 LG하우시스가 부동산규제, 자동차산업 저성장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지난해 53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주요재무지표를 살펴보면 금융비용과 중단영업손익에서 눈에 띄는 손실이 있었다.

지난해 말 기준 LG하우시스의 총차입금은 1조2029억원으로 전년(1조775억원)보다 늘어났다. 이에 부채비율이 173.6%로 11.74%포인트 오르면서 이자비용(346억원)도 함께 증가했다. 이 밖에도 외환차손(920억원), 외화환산손실(52억원), 파생상품평가손실(69억원) 등 대부분의 금융비용이 전년보다 늘어나면서 손실의 폭을 키웠다.

LG하우시스는 지난해 3월 12일 경영진 승인하에 표면소재사업부문의 일부인 진공단열재 부문과 중국지역 창호사업문의 주요 설비 일체를 매각했다. 이와 관련된 손익이 중단영업으로 포함되면서 368억원의 손실이 생겼다.

주요 사업부문은 소폭의 매출 성장이 있었지만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주요 사업부문은 소폭의 매출 성장이 있었지만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LG하우시스는 건축자재(PVC·AL창호재, 기능성 유리 및 주택용상재, 벽지)와 자동차·고기능소재(자동차용 원단과 부품, 점착필름) 등의 제조와 판매를 주요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GS건설, 삼성물산,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을 고객사로 수위권의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담보인정비율) 규제비율 강화와 중도금대출 보증한도 하향조정 및 주택융공사의 보증비율 축소 등 강화된 금융규제의 시행으로 주택시장이 하락국면에 진입했다. 입주물량도 감소하고 있다.

건축부문은 매출 2조2033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1.3% 증가해 우려와 달리 외형 축소는 없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886억원으로 전년(1435억원)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체 매출의 70%를 견인하는 건축부문의 타격이 컸다.

최주욱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올해도 DSR(Debt Service Ratio,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전 금융업권으로 확대되고 다주택자와 임대주택사업자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됐다”며 “주택경기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봐 수익선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부문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건축자재부문과 마찬가지로 매출(9181억원)은 소폭 확대됐다. 반면 이 기간 동안 영업이익은 121억원 흑자에서 88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2018년 들어 자동차 산업의 부진과 유가 상승 등에 따른 원재료비(PVC, MMA 등) 부담 증가가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2017년까지 양호한 실적을 유지한 산업용 필름(고기능소재 부문)도 주요 수출국인 터키 등 신흥국들의 경기 둔화로 이익이 감소했다.

최 위원은 “고기능소재 부문은 주요 전방인 자동차산업의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2019 년 국내 신차출시 효과가 있겠으나 금리인상·고용경기 부진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 지연 등으로 내수 성장이 정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 등 선진시장의 수요 감소와 중국의 성장세 저하로 저성장 국면이 예상된다”면서 “산업용 필름도 신흥국의 경제와 정치적 불안으로 마진 회복이 지연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LG하우시스는 떨어지는 현금창출력 대비 해마다 오르는 차입금 문제로 인한 재무안정성 저하 문제도 안고 있다.

LG하우시스는 2014년 이후 연 2000억원을 상회하는 총영업현금흐름(OCF)이 안정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운전자본투자 증가, 2000억원대의 투자 자금소요로 잉여현금흐름(FCF) 적자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한 차입금과 순차입금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7년 차입금의존도 41.7%, 순차입금/EBITDA(상각전영업이익) 3.7배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됐다.

▲ LG하우시스 차입금 만기 구조.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러나 안정적인 영업현금창출력, 현금성 자산, 매출채권 담보대출계약, 유형자산의 담보력, 소속계열의 신인도, 차입금 만기가 고르게 분산된 점 등을 감안하면 유동성 대응능력은 우수한 편이다.

LG하우시스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비용감축, 자산효율화, 생산성 향상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G하우시스는 홈쇼핑 등 B2C(기업과 고객 간 거래) 영업망을 강화해 리모델링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방침이다. 생산비 측면에서도 공정화 고속화, 공급망관리 개선 등으로 원가를 절감할 계획이다. 높은 영업이익률(10~15%)을 자랑하는 건축용 단열재의 파냄 비중도 늘린다. LG하우시스는 충청북도 옥산에 건축용 단열재 생산라인 3호 신설, 미국에 인조대리석 공장 증설 등 2020년까지 생산능력도 확충할 방침이다.

최 위원은 “올해에도 전방산업 업황 하락세로 수익성 저하, 영업현금흐름이 감소할 것”이라면서 “단열재와 미국 공장 증설 등 약 2000억원의 투자지출 계획으로 재무안정성 회복은 지연되고 증설 효과는 2020년부터 가시화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2018년도 경영실적과 관련해 “국내 건설경기 침체와 완성차판매 감소 등의 전방 산업의 부진, MMA(메틸메타크릴레이트) 등 원재료 가격 상승,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년도와 비교해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면서 “2019년에는 프리미엄 건축자재의 시장선도, 인테리어 B2C시장 경쟁력 강화, 자동차소재부품사업 수익성 회복, 제조혁신 등에 사업역량을 집중해 수익성 확보를 동반한 성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