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현실의 몰입 경험이 기업들의 채용 방식과 교육 훈련 방식을 바꾸고 있다.  출처= BRG.com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가상현실(VR)을 이용해 직원을 채용하고 훈련시키고 회사가 많아지고 있다. 가상현실의 몰입 경험(immersive experiences)이 기업들에게 교육 훈련 방법을 제공하고 직장에서의 공감을 증진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채용 방식의 혁신

독일 철도회사 도이체 반(Deutsche Bahn)은 4년 전부터 VR을 이용해 신입사원을 뽑기 시작했다. 도이체 반의 인재영입 책임자인 커스틴 와그너는 “신입사원 후보자들은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불과 몇 초 동안 매우 실제적인 분위기에서 자신이 채용되면 회사에서 앞으로 할 일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VR은 또 기업들이 회사에 가장 잘 맞는 인재들을 뽑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스라엘 기술회사 액티뷰(Actiview)는 VR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후보를 평가하는 채용 플랫폼을 개발했다. 후보자들은 액티뷰의 플랫폼을 통해 퍼즐 기반의 테스트에 참가한다.

액티뷰의 로이 엘리쉬코브 전략 및 사업개발 담당 부사장은 "VR 시뮬레이션을 통해 회사는 사용자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제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들의 행동을 보고 데이터를 수집하지요. 그들이 가상으로 사무실 공간을 둘러본 뒤 무슨 전략을 짜는지, 그들이 임무 지향적 사고를 갖고 있는지, 퍼즐을 선형 순서에 따라 푸는지 등 그들의 접근 방식을 모니터할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은 또 회사가 신입사원 후보자들에게 가상으로 최고 경영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 준다.

교육방식의 혁신

VR은 기업들이 직원을 교육시키는 방식도 변화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영국 육군은 최근 VR을 이용해 병사들을 훈련시키는 시범 프로그램을 공개했고, 패스트푸드 체인인 KFC도 2017년부터 VR 게임을 이용해 직원들에게 프라이드 치킨을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직원 연수나 채용에 VR을 활용하는 것이 아직 크게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앞으로 그렇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컨설팅 회사인 PwC 영국법인의 VR 책임자인 제러미 달튼은 "VR을 통해 사용자는 마치 실제 경험처럼 몰입할 수 있으며, 이는 그들의 기량을 파악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현실에서는 이러한 교육 시나리오를 만드는 것은 비용도 많이 들고 논리적으로도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VR을 사용해 사용자는 현장의 일상 업무를 탐색하고, 자신의 선택과 행동이 가져오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VR은 또 사용자가 스스로 행동하게 함으로써 실제 참여 훈련을 시키기에도 매우 효과적인 도구입니다."

▲ 이스라엘 기술회사 액티뷰는 VR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후보를 평가하는 채용 플랫폼을 개발했다.    출처= thenextweb.com

e러닝 업체 스위트러쉬(SweetRush)의 공동 창업자인 아르투로 슈워츠버그는 헤드셋을 쓰고 VR 체험에 몰두하는 것이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휠체어를 탄다거나, 방안의 소수자가 된다거나, 평소에 생각지도 못했던 다른 사람의 어려운 일을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VR을 쓰고 경험할 수 있지요"

스위트러쉬는 힐튼 호텔과 협력해, 사무실 직원들에게 프런트 일부터 하우스키핑 일까지 호텔 운영의 현실을 맛볼 수 있게 하는 VR 경험을 개발했다.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끝나자, 힐튼의 전세계 기업 사무실 6곳에 VR 경험이 소개되었다.

힐튼 호텔의 그레첸 스트라우드 인재교육 담당 부사장은 "직원들은 VR 헤드셋을 쓰고 우리 호텔의 가상 안내원(Virtual Concierge)인 '빅'(Vic)의 안내를 받는다. VR 몰입 경험을 통해, 직원들은 호텔곳곳을 걸어 다니며 룸 서비스 트레이를 설치하는 등 각 업무의 개별적 업무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평등 개선도?

새로운 물결의 기술 회사들은 이제 회사에서 VR을 보다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혁신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밴티지 포인트(Vantage Point)는 기업들이 몰입식 반(反)성희롱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VR 기반 교육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직원들이, 사적 상황인지 업무적 상황인지 경계가 모호한 회사 파티 같은 다양한 상황에서 상대방의 특정 표현이나 행동에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를 경험하게 해 준다.

밴티지 포인트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모건 머서는 "VR은 직원들이 상대방의 몸짓, 어조, 그리고 상황의 전체적인 맥락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존이 그 말을 할 때 은근히 샐리의 몸에 기댔는지, 그때 그의 말의 억양은 어땠는지, 샐리가 그때 불쾌감을 느꼈는지, 이 모든 것들을 직접 보고 듣고 느낌으로써 성희롱 여부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머서 CEO는 또 성별 임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여성들이 협상 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VR 프로그램도 개발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여러분이 가상의 협상에서 상사와 마주 앉아, 여러분이 무슨 말을 할 것인지 연습하고, 남성 동료들과 당신의 성과를 비교할 수 있는 감각도 키워줄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이 성 평등 개선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