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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학의 직장에서 살아남기] 무엇을 버릴 것인가

당신은 원하는 목적을 위해 무엇을 버릴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해 자유롭게 답변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 목적이 무엇인가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조건부의 답만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여기서 ‘직장에서 생존’이라는 본 칼럼의 큰 주제를 그 목적이라고 했을 때, 과연 스스로 무엇을 버릴 수 있을지 생각해봤다.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나 또한 극적인 상황 속 특수한 조건이 부여된다면 무언가 버릴 것이다. 그게 어떤 것이라도 말이다.

이는 학술적 용어로 Un-learning이라고 한다. 스스로 배우고 익힌 무언가가 있으면, 그걸 통해 또 다른 무언가를 꾸준하게 학습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나름의 프로세스를 익힌다는 것이 Learning이라면 Un-Learning은 전혀 반대의 말이다. 아니 정확히는 약간의 결이 다르다고 해야하는 것이 적합하겠다.

Un-Learning은 그래서 Forgotten과는 다르다. 무언가를 가지기 위해, 또 다른 무언가를 내어주지 않으면 결코 원하는 바를 달성하거나, 도달할 수 없음을 뜻한다. 다시 말해, 기존의 성공 습관에 얽매이지 않고,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취득 또는 습득할 수 있는 유연한 시스템을 말한다.

마케팅에서는 이를 실제 특정 고객군을 분류할 때, Un-Targeting 기법을 통해 고객이 아닌 이들부터 분류한다. 그래서 보다 목표 고객에 집중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을 갈고 닦는 것을 뜻한다. 더 범용적으로 알려지기 보다는 일부 특수한 관계 속 시장에 우리 비즈니스에 적용하기 위해 쓰고 있는 방법 중에 하나이다.

또는 브랜드가 새로운 버전의 브랜드를 내놓는다고 할 때, 이전에 브랜드를 스스로 부정하면서 새롭게 출시되는 브랜드를 더욱 부각시키는 것도 여기서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그것이 대의(大意)를 위한 또 다른 의미의 희생이 될 것이니 말이다.

이른바 혁신 또는 혁명과 같은 것이 우리 직장인에게도 필요하다. 자신이 있던 원래의 자리가 내 것이 아님을 스스로 인정하고, 새로운 행보를 위해 언제든 준비하여 나아갈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까지 여러 차례 밝혀왔지만, 직장에서 생존이란 직장으로부터 자유로움을 추구하여, 물리적 의미의 직장에 기대지 않고, 언제든지 스스로 박차고 나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Learning과 Un-Learning의 적절한 결합, 그것을 통해 실제 원하는 목적에 한 발짝, 가까이 가는 것을 뜻한다. 새로운 것을 늘 학습할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 그것을 위해 늘 하는 일에 대해서는 최대한 ‘효율화’를 기하며, 동시에 거기서 아끼 에너지를 새로운 무언가를 익히는데 사용한다.

실제 주변에 자신이 원하는 바를 꾸준하게 추진하고 달성하는 분들의 대부분의 둘 사이의 균형을 잘 잡는 것 같다. 그 유연성이 주는 본인 삶을 꾸려가는 시스템 혹은 일을 하는 방식 자체가 애초에 그렇게 짜여진 사람처럼 말이다. 그래서 이들의 특징을 생각나는 데로 정리해봤다.

첫째, ‘자리에 대한 욕심’이거의 없다. 자신이 현재 쓰고 있는 감투는 그저 껍데기 라고 생각해서 언제든지 박차고 나올 수 있을만한 용기를 갖고 있다. 그 용기는 당연히 그걸 버리고, 새로운 것,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다.

근자감이라고 해도 좋다. 그걸 얼마든지, 어떻게 해서든지, 왜 그걸 가져야 하는지를 스스로 설명 또는 증명할 수 있는 충분한 실력과 에너지만 있으면 충분하다. 자기 자신을 과신한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 그걸 증명할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둘째, 누구에게나 배울 수 있는 용기이다. 스스로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지 않고, 나와 다른 남을 통해 그들이 가진 어떤 부분이라도 배울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굉장한 겸손함을 갖고 있지 않다면, 사실상 힘들다.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이런 덕목을 갖고 있지 않다. 특히 스스로가 높은 자리에 올랐다고 생각하는 양반은 이런 면을 갖고 있지 못하다. 그래서 늘 마지막에 피를 본다. 누군가의 말을 들을 준비가 평소에 되어 있지 않으니 심하면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독불장군으로 발전한다.

거기에 지금까지 해왔던 일에 큰 실패가 없었다면, 이거야 말로 안하무인 격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왜? 어떻게 해도 늘 잘 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필귀정이라고, 이런 분들이 꼭 가장 마지막에 웃지 못하는 것 같다. 물론 여기에도 예외는 있지만 말이다.

셋째, 사람 자체가 선하여, 누구나 존중할 수 있다. 위의 두 번째 항목과 유사하다. 배울만한 가치가 누구에게나 있으니, 늘 주변에 귀 기울이고, 무엇을 더욱 잘하거나, 잘 할 수 있는지 살피는 것을 뜻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가치가 있고, 늘 상대적으로 보일 수 있기에, 다른 면을 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뜻한다. 그 노력의 끝에 ‘존중 또는 존경’이라는 마음을 품을 수 있는 것이다. 동료 선후배 관계 없이 그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존중으로부터 겸손과 탁월함이 나올 수 있음을 보여주려고 할 것이다.

얼마전 집사부일체의 JYP 엔터테인먼트 수장인 박진영도 자신의 삶의 목적은 ‘존경(중)받는 삶’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그는 아마도 세살짜리 꼬마아이부터 남녀노소 불문하고, 말 못하는 동물에 이르기까지 존중할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을 대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늘 겸손함을 잃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그게 인생의 목적이 되어버린 사람들 치고, 유연함 속에 그 나름의 날카로움을 가지지 않은 이가 없다.

넷째, 유연성만큼 순발력 또는 빠른 대처 능력도 좋다. 혹은 태세 전환이 빠르다. 단순한 임기응변이 아니다. 일을 하면서, 늘 일을 장악하고, 이를 100% 통제할 수 있다고 믿기 보다는 늘 순간순간 대처하는 역량을 높여서 자신이 시스템에 언제든지 변화를 줄 수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 것이다.

물론,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직장인으로서 조직이 제공하는 시스템 속에 한정된 역할과 책임을 부여받고, 그에 따른 정해진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스스로 만든 업무 시스템만큼은 회사에서 제공해주지 않는다. 스스로 알아서 해야하는 부분이며, 그를 통해 조직이 바라는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다시 말해, 조직 시스템 속에 자신의 업무 방식을 유연하게 끼워 맞춰서 적재적소에 필요한 성과물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단순 애드리브 수준의 땜질이 아니라, 일이 원하는 방향으로부터 벗어나지 않으며, 필요에 따라 단계와 수준을 조절하고, 동시에 세부 목표를 수정하고 동시에 도달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 또한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섯째, 이 모든 것이 삶이라는 시스템 속에 장착되어 있다. 위와 같은 삶을 사는 이들은 각자 나름의 삶에 대한 뚜렷한 목적 의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일을 하거나, 하지 않을 때에도 태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늘 한결같이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우직하게 추진한다. 시스템의 유연성이 곧 삶의 유연성을 포함하고 있으며, 존재 가치가 곧 어떤 외연에 의해 결정되지 않음을 스스로 증명한다.

물론 필요에 따라 이용할 수도 있다. 이른바 Learning과 Un-Learning의 관계 및 특징 등을 잘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 달성에 효과 및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 번 생각해보자. 무엇부터 버려야 하는지 말이다. 물론 꼭 버려야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누군가에 의해 버려지거나, 해체를 당한다면, 그거야 말로 슬픈 일이다. 그걸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늘 반만 가지려고 해야한다.

자신이 가진 것이 지금 이 자리가, 내 직장이, 결코 나 혼자만의 힘으로 이룬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미약하나마 작은 도움이 모여 시작되었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굳이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주변의 도움으로 자신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그거 빼고 내 것이란 그렇게 많지 않다. 소위 말해 버리지 않아도 되는 것 말이다.

김영학 이직스쿨 대표  |  careerstyling@gmail.com  |  승인 2019.03.31  20: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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