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닛이 개발한 AI 기반 항암제 바이오마커에 대한 설명. 출처=루닛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인공지능(AI) 기반 항암제 바이오마커를 개발하는 루닛이 정밀의료기반 항암 치료 시대를 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루닛은 28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오는 29일부터 열리는 ‘미국암학회(AACR2019)’에서 연구 초록 2편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번 초록은 그동안 루닛이 진행해오던 연구 일부를 발표한 것으로 항암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바이오마커 개발에 한층 더 진일보한 내용을 담고 있다.

루닛은 초록을 통해 다양한 암 종류에 대한 AI 분석 결과를 선보인다. 초록에는 유방암 조직 슬라이드를 AI으로 분석, 세포 단위의 분류와 정량화가 가능케 된 결과가 담겼다.

루닛 관계자는 “AI로 분류된 고위험 환자들의 경우 저위험 환자들보다 사망 확률이 5배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고위험군 환자들은 보조항암화학요법 반응률이 3~5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초록 내용은 내달 1일부터 2일까지 AACR에서 발표될 예정이며, 온라인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폐암과 유방암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 개발 과정에 있어 이번 초록 발표는 우리 연구의 첫 단계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며,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연구 파트너십을 통해 AI를 활용한 정밀의료기반 항암 치료 반응 연구를 가속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루닛의 AI 기술력과 연구는 세계적으로 이미 입증된 바 있다. 루닛은 지난 2016년 의료영상기술학회(MICCAI) 유방암 종양 확산 스코어 자동 판독 알고리즘 대회(TUPAC), 2017년 국제림프절전이검출대회(CAMELYON) 등 국제 대회에서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기업과 하버드 의대팀 등을 제치고 1위에 오르며 뛰어난 기술력을 증명해냈다.

이번 연구에 루닛은 자체 개발한 AI 소프트웨어, 루닛 스코프(Lunit SCOPE)를 활용했다. 루닛 스코프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분석 툴로, 디지털화 된 암 조직 영상을 분석해 보여준다. 한 환자(슬라이드) 분석에 걸리는 5분 이내로, 단시간 내 객관적인 분석이 가능하다. 기존 유전체분석 등이 3주 이상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으로 기간이 단축된 셈이다. 루닛 스코프는 AACR 기간 동안 루닛 부스에서 소개된다.

팽경현 루닛 이사는 “이번 연구중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조직 슬라이드를 AI로 분석한 내용이 유방암 보조항암화학요법 치료 반응 예측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이라면서 “이제 이 결과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폐암‧유방암 예측 바이오마커 개발에 박차를 가해 AI를 통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한 시대를 열 수 있도록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설립된 루닛은 카이스트 출신의 딥러닝 전문가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2017년 CB인사이트 선정 ‘100대 AI 기업'에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돼 화제를 모았다. 루닛은 흉부 엑스레이 분석 AI 소프트웨어‧유방암 검출 AI 소프트웨어 ‘루닛 인사이트' 등을 이미 선보인 바 있으며, 흉부 엑스레이 결절 분석 제품은 지난 2018년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유방암 검출 제품 또한 올해 안에 식약처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