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제주항공은 올해 안전운항 체계를 업그레이드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는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에 충실 하는 것을 최선으로 생각하고, 모든 안전체계를 점검하겠다”면서 “보잉-737맥스 8은 제작사에서 안전성을 증명해낼 때까지 도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기자간담회에서 제주항공 이석주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제주항공

2017년 출시된 보잉-737 맥스8은 기존 항공기 대비 운항거리가 1000Km 더 길고 연료효율성이 14% 높아 국내외 항공사들에게 인기가 많은 항공기다. 제주항공은 작년 보잉-737 맥스8 50대(확정 40대, 옵션 10대) 구매계약을 체결했으며, 오는 2022년부터 들여올 방침이었다.

그러나 지난 반년 간 두 번의 추락사고가 발생하면서 현지 당국은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각국은 운행 중단 조처를 내린 상황이다.

이에 이석주 대표는 “안전과 관련된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이 비행기를 들이지 않겠다. 제작사가 확고한 안전성을 증명할 경우 도입을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실제 도입시점이 2022년부터로 아직 시간적 여유 있어 그 사이 제작사가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항공기 안전 이슈는 특정 항공산업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온 국민과 세계적인 관심이 모이는 중요한 사안”이라면서 “올해 제주항공의 기조로 안전운항 체계 업그레이드를 최우선으로 두겠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안전관련 비용으로 연 평균 17%를 투자하고 있으며, 점차 투자비율을 늘려가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2월말 운항 승무원 훈련을 위해 자체 시뮬레이터를 도입했다. 자체 시뮬레이터를 통해 최신 훈련 모듈이 진행됨으로써 조종사들이 생지공항(처음 방문하는 공항 미리 경험해볼 수 있어 안전성이 제고될 수 있다. 더불어 제주항공 자체 훈련을 통해 조종사의 자부심과 안전의식 고취를 줄 수 있다.

더불어 제주항공은 새 안전관리시스템(ESMS)을 구축할 계획이다. ESMS를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미래 사고를 예측, 각 본부별로 중점 관리를 통해 위험을 항공사에서 허용 가능한 사고와 사건 수준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기본에 충실한 모습, 백 투 베이직(Back to basic)이란 생각을 갖고 안전운항체계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회사 내부 오퍼레이션 체계를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항공은 올해 거점 다변화를 통한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작년 제주항공은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을 제외한 김해와 제주, 무안, 대구, 청주 등 전국 5개 공항에서 모두 156만2800여 명의 국제선 여객을 태웠다. 이는 전체 국제선 여객 728만4520여 명의 21.5%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전체 국제선 여객 중 지방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여객은 처음으로 20%를 넘겼다. 

이석주 대표는 지방공항 활성화를 위해 꾸준히 영업망을 확대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사장은 "제주항공은 인바운드 매출을 늘리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국내)단체 여행객도 많이 있지만 외국인 단체 여행객 수요를 겨냥한 영업체계를 수년 동안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의 부가서비스를 통한 매출 확대 계획에 대해서는 본연의 사업모델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울트라 LCC' 혹은 '풀서비스캐리어(FSC)' 사업 모델로의 확장계획은 없다”면서 “울트라 LCC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선택권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언급한 선택권은 비용을 추가해 부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제주항공은 올해 7월 ‘뉴 클래스’를 탑재한 항공기를 선보일 계획이다.  뉴 클래스는  이코노미석과 비즈니스석 중간 형태의 좌석으로, 간격을 기존보다 30%가량 늘린 41인치로 총 12석 운영한다. 중거리 노선에 진출하면서 고객 만족을 높이는 프리미엄 서비스와 수익성 강화 차원이다. 처음 2대를 개조하고 운항 횟수가 늘어나면 3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더불어 호텔에서 짐을 부치면 공항에서 별도 수하물 수속 없이 출국하는 ‘이지 드롭(Easy Drop)’도 제공한다.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협업해 수하물 위탁서비스를 시범 시행한다.

중국과 싱가로프 운수권 확대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였다. 이 대표는 “제주항공이 이미 입점해 있는 도시와 공항 노선 운행에 경쟁력이 있다”면서 “그동안 쌓아온 영업 노하우를 펼칠 수 있으며, 시뮬레이터를 통한 안전한 운행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이미 진행 중인 호텔과 조업사업 안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석주 대표는 “조업 서비스 중요도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자회사 제이에이에스(JAS)가 우이를 점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며, 호텔도 작년 좋은 성과를 얻었다”면서 “착실히 노력하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안정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석주 사장은 경영전략 컨설팅 회사 V&S에서 제주항공 설립 자문을 맡았으며 지난 2008년 1월 애경산업에 전략담당 상무로 입사했다. 이후 마케팅 부문장, 마케팅·전략총괄 부사장·커머셜본부장을 거쳤다. 지난 2017년 부사장 승진 2년 만에 제주항공의 대표이사 사장 발탁이란 초고속 승진으로 주목 받았다. 항공업계에서 오너가 출신이 아닌 최연소 대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