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등기 임원에서 물러난다. 지난 1999년 4월 부친인 고(故) 조중훈 회장에 이어 대한항공 사내이사를 맡아 이끌어온지 20년만에 대한항공 사내이사직을 내려놓는다.

대한항공은 27일 서울 공항동 본사 사옥에서 제5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각종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주총에서 제3호 의안인 ‘이사 선임의 건’에서 이달 17일 임기가 만료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안건이 부결됐다.

조양호 회장 연임에 찬성한 주식 수는 이날 주총에 참석한 의결권 있는 주식 수 가운데 64.1%에 달하는 4489만여주로 집계됐다. 반대 주식 수는 참석 주식 수의 35.9%에 2549만여주에 달한다.

대한항공 정관 상 주총에 참석한 주주 주식 수 가운데 3분의 2 이상의 찬성률이 나와야 이사 선임 또는 연임이 가결된다.

반면 박남규 사외이사 신규 선임 안건을 비롯한 나머지 안건은 모두 가결됐다. 대한항공은 주총 전 찬반 투표 결과를 이날 아침까지 미리 집계했기 때문에 주총 과정에서는 찬반 투표 수를 공개하거나 현장 투표를 실시하지 않고 결과만 발표했다.

한편 조 회장은 대한항공 납품업체들로부터 기내 면세품을 총수 일가가 지배한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를 통해 중개수수료 196억원을 받은 혐의(특경법상 배임)로 기소되는 등 27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