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ESS(Energy Storage System)는 영어 뜻 그대로 에너지 저장장치다. 쉽게 생각하면 대형 배터리라고 보면 되는데 일상생활 속에서는 잘 찾아보기 힘들다. 이유는 현재 한국에 설치된 대부분의 ESS는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소 근처나 전력 공급 시스템이 위치한 도심 외곽 지역에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들어 봤지만 실제로 보기 힘들었던 ESS에 대해 알아보자.

▲ 삼성SDI ESS 이미지. 출처=삼성SDI

ESS의 구성과 역할

ESS는 크게 4가지 요소로 구성돼 있다. 배터리, PCS, BMS, EMS가 ESS의 4대 구성요소다. PCS는 파워컨디셔닝 시스템으로 교류를 직류로, 직류를 교류로 바꿔주는 장치다. 배터리는 전류를 직류로 저장하지만 송전탑을 흐르는 전류는 교류여서 이를 바꿔주는 장치가 필요한데, 이 역할을 PCS가 하는 것이다.

BMS는 배터리운용시스템으로 ESS에 들어가는 수십에서 수천개의 배터리 셀을 통제하고 각종 안전장치까지 포함된 장치다. EMS는 ESS에 저장돼 있는 전기량을 모니터하는 시스템이다. ESS의 전반적인 운영 소프트웨어 역할을 한다.

ESS의 가장 큰 용도는 배터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전력이 남을 때 저장하고, 전력이 모자라거나 전기요금이 높은 시간대에 전력을 꺼내 쓰는 것이다. 태양광, 태양열, 풍력, 지열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의 전력 품질 안정화에도 ESS가 사용된다.

신재생에너지는 날씨 조건에 민감한데 ESS를 활용하면 날씨 조건이나 상황에 따라 고른 전력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출력 변동을 최소화해 전력 계통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태양광을 예로 들면 남는 전력을 ESS에 저장한 후 밤이나 흐린 날과 같이 발전을 하지 못하는 날에 전력을 꺼내 쓸 수 있다.

전력 수요 분산도 ESS의 주된 역할 중 하나다. 하루 중 전력 수요는 낮 2~4시 경 피크를 이룬 다음에 밤 시간에 감소한다. 반면 전력 생산은 피크 때의 사용량을 기준으로 이뤄져 밤 시간대에는 전력이 남게 되고 없어진다. 여기에 ESS를 도입하게 되면 밤 시간대의 잉여 전력을 저장했다가 피크 시간대에 활용할 수 있다.

주파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데도 ESS가 사용된다. 전기의 품질을 좋게 하려면 송전과 변전 과정에서 주파수가 출렁일 때 전력을 추가로 투입해 일정 수준으로 주파수를 유지해야 한다. ESS가 전력 추가 투입에 역할을 하게 되면 전력 인프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ESS를 활용해 주파수 유지를 함으로써 연간 수천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LG화학 ESS용 배터리 모듈. 이코노믹리뷰 김동규 기자

ESS의 종류는?

ESS의 종류는 크게 전력용,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 가정용으로 구분된다. 전력용은 발전과 송배전 포함한 전력 공급 시스템에 설치되는 ESS를 일컫는다. 송전망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고, 주파수 제어를 통해 전력품질의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송전망에 설치된 ESS는 불규칙적으로 공급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의 전력으로 인한 송배전망의 일시적 과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대규모의 전력을 소비하는 공장에 ESS가 설치되면 피크 부하를 억제해 전력 요금도 줄일 수 있게 해 준다.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는 전력 공급이 갑자기 끊겼을 때 사용되는 ESS다. 정전과 같은 비상시에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데 기업 데이터 센터나 전력 사용에 민감한 IT관련 공장에서 UPS의 중요성과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가정용 ESS는 대부분 가정용 태양광발전 시스템과 연계돼 설치된다. 태양광 패널서 생산된 전력을 ESS에 저장하고 사용한다. 가정용 ESS도 UPS처럼 정전과 같은 비상시에도 사용할 수 있다.

한편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세계 ESS시장은 2023년까지 연평균 37%로 성장 속도로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BNEF는 작년 ESS시장 규모가 2018년 9455MWh(메가와트시)에서 2023년 45848MWh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