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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학의 직장에서 살아남기] 회사 속 능력이 또 다른 무능력을 낳는다
김영학 이직스쿨 대표  |  careerstyling@gmail.com  |  승인 2019.03.17  11:42:08
   

직장인은 규칙성애자다. 현실 속 불확실성을 꾸준하게 통제하고, 적절하게 관리 하여, 일하는 가운데, 그 안의 나름의 패턴과 흐름을 찾는다. 그리고 그들이 어떤 규칙에 의해 움직이는지 끊임없이 관찰하고, 확인하고, 대입하고 응용한다.

직장생활을 메크로라 불러도 좋다. 결국 누군가 짜놓은 시스템 속에서 나는 챗바퀴 돌아가는 바운더리를 넓고도 좁게 경험하고 있는 것뿐이다. 단지 그걸 돌리는 주체가 ‘나’일 뿐이다.

나만이 그걸 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스템 관리자의 승인 하에 자격 요건만 되고, 충분한 실력과 적합한 경험이 이전에 있다면 누구든지 가능하다.

지리멸렬한 또는 이상하리만치 논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못한 채용 과정을 거쳐 그럴만한 ‘자격’을 획득하면, 누군가 했던 일의 일부를 나눠 받아서 나 또한 그들이 했던 것처럼 순환 반복의 연속선상에 놓이게 된다.

우리가 하는 일의 성격이 대부분 그렇다. Input과 Output의 순환 반복 말이다. 멀리서 보면 늘 한 결같이 같은 자리에서 늘 비슷한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슷할지 모르지만, 늘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느낀다.

그 차이는 오로지 그 일을 하는 개인들만이 안다. 가까이 그 주변인부터 멀리는 타 조직의 사람들은 그에 대한 차이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 단지, 누군가 만들어낸 결과만이 눈에 띌 뿐이다. 그 결과로 나는 어떤 변화 또는 변침을 겪을지 예의주시할 뿐이다.

그 일을 통해 먹고사니즘을 실천하고,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이직 기회에서도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일을 쉴 수 없다. 그들이 만들어 놓은 매크로 속에서 늘 이리저리 굴러다니면서 일을 하는 것이 우리네 직장인의 현실이다.

그렇게 일이 점점 반복과 순환 속에서 진행된다. 그러다 점점 왠지 모를 포근한 느낌의 안정감과 동시에 일을 계속 해도 되는지 아닌지에 대한 매너리즘을 느낀다. 두 감정이 교차되고 지속되면서부터 자신의 능력(역량) 성장의 한계가 왔음을 직감하게 된다.

물론, 그 한계를 느끼고, 더 나은 경험을 위해 기존에 해왔던 여타의 노력을 하면 다행이다. 스스로 바라는 성장을 위한 밑거름을 조직 안에서 일을 통해 얻는 경험에서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테두리 바깥에서 찾기 위한 여러가지 노력을 뜻한다.

이런 사람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하는 타입이다.

스스로에 대하는 태도에서도 늘 겸손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며, 무엇보다 하나 혹은 둘 이상의 과도한 목표를 세워서 스스로를 닦달하기 보다는 진득하게 남 눈치 보지 않고 꾸준하게 일을 밀고 나가는 타입이다.

물론 위와 같은 사람도 문제가 있다. 자칫 ‘외골수’라는 인식을 줄 수 있고, 자신이 달성하려는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면서 누군가에게 자칫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목적 때문에 무분별한 도구가 정당화 될 수 없다는 것은 모두가 알아야 하는 기본 상식이다.

하지만, 안정감에 취해 자신의 역량이 충분한 수준에 왔다고 착각하는 이들은 위 타입과는 전혀 다른 선택들을 한다. 이른바 회사에 있으면서 회사의 일과는 관계없는 일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게 되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우리가 회사에서 하는 일은 반복과 순환의 매크로이다. 따라서 이전에 했던 일을 또 다시 꺼내서 새롭게 정비하여 내놓는 수준의 일이 점차 많아진다. 이는 오래된 기업 혹은 하나의 비즈니스를 지속 가능 경영 상태로 만들었을 때 나타난다.

당연히 안정된 시스템 속에 개인이 새롭게 투여해야 하는 Input의 양과 질은 점차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같은 결과를 내더라도 내가 해야 할 일의 양 또는 생각하고 정리해야 할 분량 뿐만 아니라 정성까지 축소되는 것이다.

당연히 우쭐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그 순간이 연차보다 빠르게 올 때 스스로 자만하게 된다. 시스템 전체 혹은 업계와 관련된 내용을 충분히 숙지했고, 이를 통해 이전보다 더욱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으며, 무엇보다 이전 조직에 제공하는 Input을 만드는 자신의 Output이 충분히 정돈되었다고 느낀다.

그리고 이런 경험치가 지속적으로 누적되면 회사 일이 재미없어지거나 시시해 진다. 흥미가 떨어지면 관심도 집중과 몰입도 예전 같지 않다. 물론 내가 하는 일의 성과는 달라지지 않으니 저절로 자만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주니어 시절에 다녔던 회사의 시스템을 3개월도 안된 시점에 파악이 아니라 장악했다고 생각했다. 이전에 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면서, 머리 속에 자동적으로 정리되는 경험을 했다. 문제는 그게 스스로 이전 경험에 의해 실력이 늘어서 나타난 결과라고 착각하면서부터 찾아왔다.

다행히 새롭게 맡게 되는 여러 프로젝트가 늘어나면서 그 기간이 아주 짧게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만약, 같은 일을 계속해서 반복했다면, 그 일로 인해 생각지도 못한 성과를 만들고, 이를 반복하면서 한 쪽에 고도화 된 경험을 쌓았다면 현재의 나는 없다.

이런 류의 글을 쓰고, 누군가를 경험했던 내용과 혼자 연구했던 내용을 가지고 코칭하고 상담하는 류의 일을 생각 해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 직장인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안정과 불안정 사이를 오갈 수 있도록 내던져야 한다. 이 글의 제목처럼 직장 속의 경험은 직장 밖에서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매번 반복하면서, 그 일을 우습게 보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일 때문에 당황도 하지만, 결국 이전에 경험했던 감을 가지고 내가 했던 일의 결과를 유사한 방법 및 과정으로 만드는데 집중하는 것이다.

물론 주니어 시절에는 위와 같은 방식으로 일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나의 일을 미시적 관점에서 보다 꼼꼼하게 처리하고, 실수 없이 누락없이 해야하는 작은 일부터 큰 일 등을 치루면서 나름의 경험을 쌓는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이다. 그리고 이런 부분은 선택의 문제가 될 것이다. 내가 바라는 커리어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는 가 말이다. 밟아보지 못한 더 높은 곳을 위해 색다른 모험 또는 투자를 할 것인가, 아님 지금의 경험을 가지고 더 나은 대우와 자리를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갈 거인가 말이다.

두 선택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물리적으로 내 자리는 위를 향한다. 대리에서 과장 또는 그 이상의 부장 이사 등으로 말이다. 문제는 그것이 내가 벌이는 여러가지 시도와 도전적 선택에 의해 얻어낸 결과라면 전자일 것이고, 그 반대라면 등 떠밀려 혹은 존버에 의해 얻어진 결과일 뿐이다.

겉으로 볼 때는 같을지 모른다. 하지만, 둘은 엄연히 다르고, 무엇보다 자신의 일을 하는 철학과 태도가 묻어나게 되어 있다.

필히 갑(전자)은 자신이 바라는 대로 자신의 커리어를 가꿔나갈 것이다. 조직에 구애 받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위치 그리고 내가 바라는 성장에 필요한 경험을 좇아 가는 것을 말한다.

을은 자신이 하던 일을 계속 하면서 보다 깊이 있게 접근하는 것도 있지만, 스스로 이동을 거부했을 것이다. 고인 물이 되는 것도, 현 조직에서 뼈를 묻을 생각은 없었지만, 현실에 치여 살다 보니 차장 부장 되고, 운 좋게 더 높은 자리까지 간 것이다.

누가 더 불안할까?

이 질문에 아마 둘은 다른 대답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대답이 어떨지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스스로 모험을 거부하지 않고, 수년 혹은 수 십년 동안 꾸준하게 자신의 커리어를 가꿔온 사람과 누군가에게 이끌리듯이 커리어를 만든 사람의 차이를 말이다.

조직 속의 능력이 바깥에서는 무용지물이 되는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나는 오늘 어제와 다른 성과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 했던 일이 무엇이고, 그 일을 했던 이유는 또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해 나름의 뚜렷한 철학 없이 답변을 한다면, 자기주도적으로 커리어를 쌓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리고 그들이 현재 차지하는 자리가 아마도 조직의 마지막 자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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