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한국석유공사 울산 본사에서 열린 위기극복 결의대회에서 임직원들이 비상경영에 대한 결의를 다지고 있다. 사진=한국석유공사

[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부채비율 2287%로 빚더미에 오른 한국석유공사가 경영정상화를 위해 가능한 거의 모든 카드를 내놨다.

13일 한국석유공사는 지분매각, 구조조정, 예산긴축 등의 내용이 담긴 ‘비상경영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급격한 자본감소로 부채비율이 2287%로 급증한 탓이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무려 1조1595억원에 이른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8% 증가한 5454억원을 기록한 일이 무색해진 셈이다.

자원개발사업 관련 손해 반영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008년부터 자원개발사업과 연계 추진해온 이라크 쿠르트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금 중 회수불능액 6352억원을 일괄 손실처리 했다.

과거 몸집을 불리던 시기(08년~12년)에 함께 늘어난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을 지불한 탓도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이자비용으로만 4260억원을 지불했다.

지난 2016년 유치한 10건의 미국 이글포드 관련 신규사업이 모두 불발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조건부 투자유치금액 4305억원이 자본인정 취소됐다.

한국석유공사는 부채비율을 올해 1200%대로, 내년 500%대로 낮추기 위해 온갖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먼저 재무구조 개선에 들어간다. 영국 다나 페트롤리엄과 미국 이글포드 등의 우량자산 지분 상당량을 지배력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매각할 방침이다.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수익성 있는 우량자산을 패키지화하여 2조4000억원 규모의 민간참여 투자 등을 유도해 자본확충도 꾀할 방침이다. 상반기 중 임원숙소를 매각할 계획도 있다.

구조조정도 한다. 올해부터 3급 이상 상위직원 10%(24명), 해외근무자 23%(27명)를 축소할 예정이다. 장기근속자 명예퇴직도 유도할 방침이다.

현재 양수영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전년도에 이어 임금 50%를 반납하는 등 비상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그 외 기타 경영진의 비서진 및 임원기사도 축소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016년부터 인력감축을 추진해온 바 있다.

예산 긴축편성에도 들어간다. 올해 절감액 목표 30%(120억원)로 전년 대비 25%포인트 늘렸다. 유보액도 20%(320억원)로 전년 대비 5%포인트 높인다. 해외 광구운영비 관련 유보액 10%(255억원) 확보도 목표로 한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공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각오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