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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도시정비 계획 먼저 제안 재건축 기간 등 줄인다도시건축 혁신안 발표...뉴프로세스·사전 공공기획으로 추진 효율화
   
▲ 서울시는 12일 사전공공기획, 프로세스 관리를 개편하는 '도시건축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출처=서울시

[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앞으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과정 이전에 공공이 개입하면서 정비계획 기간이 단축될 전망이다. 계획위 이전 단계에서 주변 환경과 경관, 주민들의 의견을 취합해 갈등을 줄이고 추진을 빠르게 한다는 발상이다. 오는 2030년까지 서울시내 56% 아파트의 정비시기가 도래하면서, 향후 100년의 서울 미래경관을 결정할 적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12일 아파트 정비사업과 건축디자인의 혁신을 골자로 한 ‘도시·건축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웃과 단절된 채 고립되고 천편일률적인 ‘아파트공화국’에서 탈피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골목길 멸실, 공동체 해제, 경관의 부조화와 역사지원 훼손 등을 막기 위해 서울시가 전문가 지원단을 꾸려 정비사업 전반을 관할할 전망이다.

시에 따르면 아파트는 서울시내 주택유형의 58%를 차지하고 있다. 2030년은 서울시내 56%의 아파트가 준공 30년에 이르러 정비시기가 도래하고, 내구연한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현재가 도시건축의 혁신을 기할 ‘골든타임’이라는 설명이다. 서울의 인구가 1959년 209만명에서 2018년 977만명으로 약 5배 증가하면서, 주택보급률은 1961년 56.8%에서 2017년 96.3%로 약 2배 늘어났다.

‘도시·건축 혁신안’의 내용은 ▲정비사업의 전 과정을 공공이 협력하는 ‘뉴 프로세스’ ▲전문 가이드라인을 정비계획 수립 전 선제시하는 ‘사전 공공기획’ ▲폐쇄성을 극복할 ‘아파트 조성기준’ 마련 ▲공모비 전액을 지원하는 ‘현상설계’ ▲전문지원단인 ‘도시건축혁신단’ 신설로 구성된다.

   
▲ 서울시의 도시건축 혁신방안 추진 로드맵. 출처=서울시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도시건축 혁신안을 통해 1석 3조의 효과를 실현하겠다”면서 “민간은 사업기간 단축으로 사업비 절감을, 공공은 아파트 단지의 공공성 회복과 도시계획의 일관성을, 도시 전반은 경관 개선으로 품격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진희선 부시장은 “가우디의 독창적인 건축물을 보면서 자란 바로셀로나의 아이들과 성냥갑 같은 건물만 보고 자란 우리 아이들은 상상력과 창의력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이제 도시계획헌장과 서울플랜, 생활권계획으로 완성되는 도시계획을 실행에 옮겨 서울 도시 경관의 미래 100년을 새롭게 창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분석에 따르면 본래 도시계획 사업인 아파트 정비사업은 지역과의 단절, 위압감을 발생시킨 측면이 있다. 시는 아파트 담장과 출입문을 단절의 예시로 제시했다. 또한 초기 민간에서 주도적으로 정비계획을 작성함에 따라 사업 진행과정에서 도시 경관을 확보하는 것에 한계를 가져왔다. 또한 건축설계 측면에서도 수익성이 우선한, 단조롭고 획일화된 건축 디자인이 양산됐다. 또한 사업시행 단계를 거치면서 결정한 정비계획은 일관성 유지에 한계를 보였다.

이에 따라 공공이 폭넓은 영향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계획하는 공공기획단계 도입의 필요성이 제시됐고, 정교한 도시설계의 필요성 또한 지적돼 왔다.

   
▲ 서울시는 향후 도시계획에 있어 공공기획을 강화하는 '뉴프로세스'를 도입한다. 출처=서울시

시는 이를 위한 방안 첫째로 도시계획 결정권자인 서울시가 정비사업의 처음부터 끝까지 민간과 함께 고민하고 전문적인 지원을 하는 내용의 ‘뉴 프로세스’를 실행할 방침이다.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도시 전반의 경관, 역사 문화적 맥락을 고려하고 민간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사업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계획이다. 시는 이를 통해 기간과 비용, 혼선과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둘째로 정비사업 초기 단계에서 ‘사전 공공기획’을 신설하고, 선제적인 정비사업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계획이다. 공공기획 단계에서 사업시행인가 시점가지 공공이 프로세스 관리와 절차 이행을 조정·지원한다. 무엇보다 아파트의 단절성과 폐쇄성을 극복하고 개방감 있는 아파트를 조성하기 위해 ‘서울시 아파트 조성 기준’을 마련하고 향후 아파트 정비사업의 원칙으로 적용하는 내용이다. 가이드라인은 일반적 계획요소인 용적률, 높이와 함께, 경관·지형, 가구구조 변화, 보행·가로 활성화 등을 검토해 단지별 맞춤형으로 제시한다.

시는 공공 가이드가 반영되면 정비계획이 결정되는 심의 단계 도시계획위원회의 개최 횟수를 3회에서 1회로 줄이고, 소요 기간 역시 20개월에서 10개월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은 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도시의 다양한 맥락이 고려되기 어려운 구조였고, 이 때문에 정비계획 결정 자체도 지연됐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 서울시는 아파트 조성기준을 마련해 블록 분할, 생활공유가 조성 등을 유도한다. 출처=서울시.

셋째로 아파트와 주변공간을 열린 생활공간으로 만드는 ‘서울시 아파트 조성기준’을 새로 마련할 계획이다. ‘슈퍼블록’을 분할하고, 대단위 아파트 밀집지구는 일대 지역을 아우르는 입체적 지구단위계획으로 확대 수립하는 내용이다. 현재 서울시내 아파트지구는 총 18곳, 약 11.4㎢ 규모이고, 택지개발지구는 총 47곳, 약 28.5㎢ 규모다.

‘아파트 조성기준’은 ▲대규모 블록을 분할·재구성해 보행로를 품은 중소블록화 ▲보행로 저층부 커뮤니티 공간을 집적한 ‘생활공유가’ 조성 ▲대중교통중심지 주변 아파트에 상업·업무·주거를 겸한 복합개발 유도의 원칙으로 만들 계획이다.

넷째로 건축설계 단계에선 디자인혁신을 위해 ‘현상설계’를 도입하고, 서울시 전문가 조직의 밀착 지원, 1억~5억원 규모의 현상설계 공모비용 전부와 공모안 선정을 위한 주민총회 비용의 일부를 지원한다. 이미 현상설계공모를 시행한 고덕·강일지구처럼 다양한 건축디자인 도입을 시도하는 중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현상설계는 사전 공공기획과 주민참여를 통해 설계지침을 마련하고, 공모 설계안 가운데 2개 이상을 선정해 조합 내 주민총회를 통해 확정하는 방식이다. 시가 지원하는 비용인 현상설계 공모비의 경우 1억원 내외, 국제현상설계의 경우 5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이밖에 정비사업의 전 과정을 전문지원하는 가칭 ‘도시건축혁신단’을 하반기 중 신설하고, 향후 공적개발기구로 확대해 나간다. 또한 도시계획위원회 등 정비사업 관련 위원회위원 중 총 50명 내외로 ‘공공기획자문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향후 정비사업은 주관부서를 중심으로 ‘도시건축혁신단’과 ‘공공기획자문단’을 한 팀으로 묶어 계획의 일관성을 유지할 방침이다.

시는 싱가포르의 URA를 예로 들며, 향후 관련 기능·조직을 모두 통합해 서울시 도시·건축 전사업을 관할하는 ‘공적개발기구’로 만들 계획이다.

   
▲ '도시계획 혁신방안'을 발표 중인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다음은 진희선 행정2부시장 등 관계자들과의 질의응답.

Q. 서울의 슈퍼블록 규모는 어느 정도이고, 잠실5단지 현상설계는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A. 시범적으로 해보니 다소 준비과정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정확한 가이드라인 제시와 지침, 현상설계 과정에서 조합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 심의에서 2~3개 정도 제시하면 당선작은 총회를 통해 결정하는 시스템으로 보완할 것이다. 슈퍼블록은 대단지를 얘기한다. 잠실1~2단지들은 굉장히 슈퍼블록이지만 도시로부터 단절된 섬과 같다. 주민 외엔 접근하기 어렵고, 지역과의 부조화도 많이 있어왔다. 단지 내에 앞으로 도시성을 끌어들여 단지 밖 시민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

Q. 서울 4개 시범단지가 어디인가?

A. 4개 단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전문가들과 충분한 협의를 하고 4월 중 선정할 계획이다. 큰 단지와 작은 단지를 유형별로 선정할 생각이다. 재개발·재건축, 구릉지 등 유형이 다양해야 시범단지 효과가 있을 것이다.

Q. 원래 조합에서 안을 내는 식에서 가이드라인을 주는 방식으로 변경하는데, 조합은 제약으로 느끼고 반발을 하지 않을까? 일종의 재산권 행사가 가로막히는 것 아닌가?

A. 그간의 과정에선 도시계획위원회심의에서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다. 사전단계가 적다보니 개괄적인 내용만 마련돼 심의 과정에서 많이 지연됐다. 선진도시들을 많이 다녀보니, 사전 기획단계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사전에 재개발·재건축, 미래와의 조응 형태, 가구구조 형태 등을 미리 조율해 둔다면 향후 과정이 훨씬 효율화될 것이다. 미리 갈등이 있을만한 것들도 이 과정에서 조정된다. 현재도 관리는 구청장이 하고 있지만 공공기획단계가 미진해 왔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지역과의 조화나 주민들의 구체적인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하다보니 갈등이 많이 생긴 것이다.

Q. 슈퍼블록에 보도를 까는 것은 기부채납에 해당하는데 인센티브는? 또한 재건축 임대를 덜 받겠다는 의견인가?

A. 기부채납이 있을 것이다. 총량 안에서 임대주택, 가로활성화 등을 반영할 것.

Q. 재건축이 집값 폭등을 만드는데, 안정화됐다고 생각하는가?

A. 9.13 이후 부동산 시장 내리막인 것은 맞다고 생각한다. 서울시 전체는 10%, 동남권은 최고점 기준 20% 하락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좀 더 하락해야 할 것으로 보고, 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이번 계획은 서울 대부분을 압도하고 있는 아파트 등에 초점을 맞췄다.

김진후 기자  |  jinhook@econovill.com  |  승인 2019.03.12  12: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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