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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읽어주는 남자②] 주식회사의 운명은 주주총회가 결정짓는다
   

‘주주가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주식회사와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경영자에게 있어, 그리고 주주에게 있어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주총회가 주식회사에서 어떠한 존재이며, 어떠한 권한을 갖는지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주식회사의 기관은 크게 ‘의사결정’기관, ‘업무집행’기관, ‘감사’기관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는 마치 한 나라의 권력이 입법, 행법, 사법 3권으로 분립하여 서로 견제와 균형의 관계를 갖는 것과 같다. 우선 주식회사의 의사는 주주총회와 이사회가 결정한다. 우리 상법은 이른바 ‘이사회 중심주의’를 취함으로써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은 대부분 이사회를 거치도록 하는 반면(제393조 제1항), 주주총회의 의사결정권한은 상법 또는 정관이 정하는 사항에 한하여만 결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등 매우 제한적으로 규정하고 있어(제361조) 의사결정과 관련하여 주주총회는 2차적인 기관에 불과하다. 한편 주식회사의 업무는 현실적으로 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혹은 이사회로부터 위임받아 대표이사가 이를 집행하므로 주주총회가 개입할 여지는 전혀 없다. 주식회사의 업무를 감사하는 기관 역시 이사회 외부에서는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가, 이사회 내부적으로는 이사회가 주로 담당한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주식회사는 얼핏 ‘권력의 정점’에 있는 대표이사가 전권을 휘두를 수 있는 조직으로, 주주총회는 그저 장식적으로 존재하는 기관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사회를 구성하는 이사는 주주총회의 결의를 통해서만 선임되고(제382조 제1항), 해임될 수 있다는 점(제385조 제1항)을 고려해 보면, 결국 주주총회는 이사회, 감사 등 주식회사의 다른 기관에 비해 강력한 힘을 가진 기관이라 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주주총회는 감사의 선임과 해임, 이사의 보수 결정, 재무제표의 승인, 회사 내의 헌법이라 할 수 있는 정관의 변경, 회사 중요재산의 처분, 합병 및 해산 등 중요한 사항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며, 이와 같이 주주총회만의 고유 결의사항으로 규정되어 있는 것들은 이사회나 대표이사에게 위임하는 것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다. ‘이사회 중심주의’에도 불구하고 주주총회가 상법상 ‘최고의사결정기관’으로 설명되는 이유도, 감사나 감사위원회, 이사회 등 모든 감사기관을 제치고 주주총회가 ‘궁극적인 감사기관’으로 손꼽히는 이유도 평소에는 있는 듯 없는 듯 전혀 존재감을 느낄 수 없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들불처럼 일어나 주식회사의 운명을 뒤바꾸기도 하는 중추기관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주주총회가 다른 기관으로부터 통제받지 않음으로 인하여 생길 수 있는 전횡은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주식회사의 이사회, 감사 등 기관은 정당한 이유 없이 주주의 권한을 제한할 수 없기에 필연적으로 이 같은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하여 상법은 특별히 답을 하고 있지 않지만, 주주총회 결의방법을 보면 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주주총회결의는 결의요건에 따라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이상의 수로써 하는 보통결의(제368조 제1항),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3분의 2이상의 수와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수로써 하는 특별결의(제434조), 총주주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의 특수결의(제400조 제1항)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가령 이사·감사의 선임, 이사·감사에 대한 보수 결정, 재무제표의 승인, 이익배당 및 주식배당 등의 사항은 보통결의를 따르고, 정관변경, 영업양도, 이사·감사 해임, 회사의 해산과 합병계약서의 승인, 자본의 감소, 회사 분할계획서의 승인 등의 사항은 좀 더 엄격한 요건의 특별결의를 따른다. 한편 이사의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의 면제, 주식회사를 유한회사로 조직을 변경하는 등의 사항은 특수결의를 따른다. 즉, 소규모의 주식회사에서는 1인 회사 등 한 두 사람의 대주주가 주식회사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고 있으며, 주주 구성이 다양한 주식회사에서는 상법이 요구하는 엄격한 결의 요건에 따라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주주들이 대화와 타협을 통해 주주총회의 의사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소수주주가 주주총회에서 의제 또는 의안을 제안할 수 있는 주주제안권(363조의 2 제1항)이 주목받는 등 소수주주가 적극적으로 주주총회를 이끌어가는 방법에 대한 연구도 계속 이루어지고 있어 점차 대주주가 소수주주의 목소리를 압살하고 주주총회를 장악하는 일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음 편에서는 보다 실무적으로 주주총회의 소집절차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9.03.12  10: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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