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 루이스가 현대자동차의 손을 들어줬다. 주주총회 안건을 놓고 엘리엇매니지먼트와 갈등하는 상황에서 현대차 안건 제안에 찬성, 엘리엇 제안은 반대했다.

10일 현대차에 따르면 글래스 루이스는 의결권 자문 보고서를 통해 배당과 사외이사 선임 등 주총 의안에 대해서 주주들에게 현대차의 제안에 찬성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

현대차는 오는 22일 주주총회에서 배당규모·사외이사선임안건을 두고 엘리엇매니지먼트와 표 대결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현대차가 주당 2만1967원을 배당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글래스루이스는 배당규모에 대해 1주당 3000원(보통주 기준)을 지급하는 방안에 ‘찬성’ 의견을 내놨다. 이는 현대자동차가 제시안 안건이다. 반면 1주당 2만1967원(보통주 기준·엘리엇안)에는 ‘반대’를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대규모 일회성 배당금을 지급해 달라는 제안에 대해 주주들의 지지를 권고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면서 “달라지는 자동차 산업 특성을 고려할 때, 현대차가 경쟁력을 높이려면 상당한 연구개발(R&D)·인수합병(M&A) 활동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래스루이스는 또 현대차와 엘리엇매니지먼트가 각각 제시한 사외이사 선임안건에 대해서도 자문의견을 공개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달 26일 윤치원 UBS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과 글로벌 투자 전문가인 유진 오 전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지배구조 전문가인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 교수 등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현대차가 추천한 3명의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서 글래스루이스는 모두 ‘찬성’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현대차가 제시한 사외이사 후보는 투자 분석, 자본 관리, 기업 지배구조 분야에서 충분한 경험을 보유했다”며 “현대차 주주들의 지지를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반면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추천한 3명의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모두 ‘반대’입장이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존 류 베이징사범대 투자위원회 의장과 로버트 맥이완 볼라드파워시스템즈 회장, 캐나다 항공전자장비 제조기업 CAE의 마거릿 빌슨 사외이사 등 3명을 현대차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또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제안한 감사위원회 감사위원 선임 요구도 모두 반대했다. 현대차는 윤치원 부회장과 이상승 교수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제출했고,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자신들의 추천한 3명의 사외이사 후보 전원을 감사위원으로 추천한 상황이다.

글래스루이스가 현대차가 올린 모든 안건에 찬성한 것은 아니다. 글래스루이스는 현대차의 재무제표 승인 안건에 대해서는 감사보고서 등 감사 완료에 대한 명확한 공개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 의견을 냈다. 글래스 루이스는 현대차가 제안한 사내이사 후보인 이원희 사장과 알버트 비어만 사장에 대해서도 이사후보추천위원회 겸직, 이사회 독립성 필요 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