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뉴욕 주식시장에서 3대 주요지수가 하락했다. 거시경제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위험자산 수요를 얼렸다. 개장 전 발표된 2월 고용 지표가 크게 부진하면서다. 중국발 무역 쇼크도 하락세에 한몫했다. 유로존의 경제전망 하향 조정도 증시를 흔들었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09%(200.23포인트) 내린 2만5450.24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에 비해 0.21%(5.86포인트) 하락한 2743.07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날 대비 0.18%(13.32포인트) 떨어진 7408.14으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2.21% 내렸다. S&P 500은 2.16%, 나스닥은 2.46% 하락했다.

▲ 다우 운송지수 주간 하락 기록 추이. 자료=마켓워치

특히 135년의 역사를 가진 다우존스 운송지수는 약 50년만에 가장 긴 기간 주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우 운송 지수는 주간 기준 3.3% 하락했다. 이날은 0.45% 떨어졌다

3대 주요지수 이외에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도 1521.89로 1.74포인트(0.11%) 낮아졌다. 나스닥 바이오 인덱스는 0.51% 후퇴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07% 밀렸다.

11개 업종 중 6개 업종은 하락세를 보였다. 유틸리티(0.36%), 소재(0.21%), 부동산(0.12%), 필수소비재(0.12%) 등의 업종은 상승했다. 에너지(-1.95%), 재량소비재(-0.66%), 헬스(-0.25%), 산업(-0.25%), 커뮤니케이션서비스(-0.06%), 기술(-0.03%) 등 업종은 하락했다. 금융 섹터는 전날과 같은 429.74에 마감했다.

이날 뉴욕 주요 지수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중국과 유로존, 미국의 경제 지표가 모두 부진하면서 성장 둔화 전면전에 닥쳤다는 판단이다. 다만 낙폭은 크지 않았다.

장 시작 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2월 비농업 부문 고용 결과는 시장에 충격을 줬다. 고용자 수가 2만명 늘어나는 데 그친 것이다. 시장 예상치인 18만명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다. 허리케인의 타격으로 일자리 증가세가 일시적으로 둔화했던 2017년 9월 이후 최저치다.

중국 수출이 급감했다는 소식도 시장을 흔들었다. 중국 해관총서는 2월 수출이 위안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6% 하락한 9227억6000만위안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13.9%를 웃돌고 시장 예상치인 6.6%보다 10%포인트 높은 결과다.

달러화 기준으로도 2월 수출입 성적표는 처참했다. 2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7% 하락하며, 전달 9.1% 상승한 것에 훨씬 못 미쳤다. 앞서 로이터 통신이 예상한 4.8% 감소보다 낙폭이 훨씬 더 큰 것으로, 지난 2016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3년래 최저치다. 중국 장기연휴인 춘제(春節·음력설)를 고려하더라도 중국의 수출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미·중 무역전쟁, 중국 국내외 경기둔화 등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거시경제 우려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전날 ECB는 올해 유로존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 2020년 예상치 역시 1.7%에서 1.6%로 낮췄다. 독일의 경제 지표도 부진했다. 유로존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의 제조업 수주는 한 달 전보다 2.6% 감소해 0.5% 줄어들 것으로 본 금융시장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월가를 강타했지만 2월 신규고용의 부진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인식 등으로 장 후반 낙폭을 줄이며 종가를 형성했다. 중국 수출입 통계도 2월 초 춘제 연휴로 왜곡됐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다우지수는 장 초반 200포인트 이상 내렸던 데서 장 후반 낙폭을 빠르게 줄였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 타결에도 상황이 개선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양국 정상회담 취소 소식이 월가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시 주석의 유럽 순방은 비관세 재점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데 따른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교역 여부와 무관하게 미국 경제는 탄탄할 것”이라고 말해 투자자들을 긴장시켰다. 반면 “협상 타결이 주가를 큰 폭으로 띄울 것”이라고 언급, 합의점 도출에 대한 기대를 열어 놓았다.

이날 발표된 주택시장 지표는 양호했다. 지난해부터 부진했던 주택시장이 활력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상무부는 1월 주택착공실적이 전월 대비 18.6% 증가한 123만채(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 118만 채보다 많다. 주택착공 허가 건수도 1.4% 증가한 134만5000채를 보였다. 시장 예상치는 2.7% 감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