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현대자동차와 비씨카드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협의가 무산됐다. 가맹점 수수료 계약을 해지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는 현대카드를 포함해 NH농협카드, 씨티카드와 수수료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7일 비씨카드에 오는 14일부로 가맹점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비씨카드에서 일방적으로 8일자로 수수료를 인상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면서 “이에 따라 유예기간을 14일까지 두고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카드사의 수수료 수입은 자동차구매 시 카드 사용을 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증가 추세에 있다. 일부 신용카드사들은 지난 1일 0.1~0.2%포인트의 수수료율을 인상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4일 수수료율은 인상한 신한·KB국민·삼성·롯데·하나카드 등 국내 5개사에 10일 부로 가맹점 계약 해지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비씨카드와 NH농협카드, 씨티카드 등은 수수료 인상분 적용을 늦추기로 하면서 현대차와 협상을 이어갔다. 이중 비씨카드는 현대차와 가맹점 수수료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계약을 해지하게 됐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앞서 수수료 협상을 일주일간 유예를 뒀다가 8일 부로 인상 통보를 현대차에 했으나, 현대차가 수용하지 않고 해지통보를 한 것”이라면서 “유예기간은 현대차에서 1주일 정도 제시했지만, 기간 내에 최대한 수수료 인상분에 대해 협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동차 업계는 카드 수수료율 인상을 놓고 업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호소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지난 6일 입장문을 내고 “카드사들은 조달금리가 하락하고, 연체비율이 감소하는 등 수수료율 인상요인이 없다”면서 “그런데도 인상을 강행한 것은 현 자동차산업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자동차업계는 판매부진 등으로 경영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5%로 IFRS(국제회계기준) 적용 이후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 등을 제외한 자동차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이보다 낮은 1.4%다. 한국GM은 4년간 총 3조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판매가 급감했다. 쌍용차는 2017년 이후 지속적인 적자를 내고 있으며, 르노삼성은 판매실적이 전년 대비 30% 이상 급감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는 이날 오전 배포한 자료를 통해 “가맹점수수료 개편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 및 중소가맹점을 지원하기 위해 범정부가 내놓은 대책 중 하나”라면서 “가맹점수수료체계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확보하기 위한 특별 조치”라고 강조했다. 여신금융협회는 대형가맹점에 대한 카드 수수료율 인상이 카드사의 이익 보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부 정책에 따라 그동안의 불합리한 관행을 바로잡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