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 플랫폼 전략이 아직 모바일 시대에서 유의미한 생태계 존재감을 발휘하는 가운데, 최근 일각에서 오프라인을 과감하게 걷어내고 온라인 중심의 스펙트럼 구축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초연결 시대를 맞아 오프라인의 중요성은 데이터 축적과 비례해 그 존재감이 커지고 있으나, 최소한 고객을 만나는 플랫폼의 끝에서는 온라인 중심의 새로운 가능성 타진이 진행되고 있다.

▲ 오프라인 대시 버튼이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출처=아마존

오프라인 대시의 종말, 온라인 일원화 테슬라

아마존은 2015년 만우절 날 오프라인 버튼 대시를 전격 공개했다. 최초 대시는 오프라인 버튼형으로 등장했으며 생필품이 소진되면 대시 버튼을 눌러 필요한 제품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아기 기저귀가 떨어져 가면 기저귀 가방에 부착된 대시 버튼을 눌러 상품을 주문한다는 뜻이다. 버튼은 집안의 와이파이를 통해 아마존 앱이 깔린 스마트폰과 연동되며, 이용자는 앱을 이용해 대시 버튼으로 품목과 수량을 미리 정할 수 있다. 오작동을 막기 위한 기본적인 장치도 있으며, 취소도 가능하다.

대시는 쇼핑에 익숙함을 더한 사용자 경험 강화로 풀이된다. 습관적으로 구매하는 생필품을 대상으로 아마존의 생태계를 강화, 일종의 가두리 양식장 전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시는 이후 취급 물품을 크게 늘렸다.

오프라인 대시 버튼의 최초 변화는 2017년 1월 벌어졌다. 대시 버튼의 디지털 버전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손으로 촉감을 느낄 수 있는 대시와 비슷한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일종의 앱 형태로 구현됐다.

한동안 오프라인과 디지털 버전 모두 판매되던 대시는 결국 디지털로 일원화됐다. 아마존은 2월 28일 오프라인 대시 버튼을 단종했으며, 앞으로 이와 관련된 서비스는 디지털 버전으로만 판매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대시의 종말은 인공지능 스피커, 음성 인터페이스 사용자 경험의 강화와 관련이 있다는 평가다. 아마존의 인공지능 알렉사가 대시가 지원하던 생필품 구매 등을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다, 많은 가정에서 음성 인터페이스로 스마트홈을 구동, 굳이 대시 버튼을 사용하지 않게 됐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기저귀가 다 떨어졌을 경우 아기방에 부착된 오프라인 대시 버튼을 누르기보다 알렉사를 통해 음성으로 기저귀를 주문하는 것이 점점 일상화됐으며, 이러한 흐름이 오프라인 대시의 종말을 끌어냈다는 평가다.

결국 인공지능 스피커가 하드웨어의 마지막 남은 초연결 생태계의 흔적을 지웠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 인공지능 스피커는 저변을 크게 확대하고 있으며, 아마존 에코와 구글의 구글홈 등은 파생 라인업으로 디스플레이가 부착된 인공지능 스피커까지 출시하고 있다. 심지어 각 인공지능 전용 간편결제 플랫폼까지 등장하는 가운데 쇼핑을 비롯해 모든 일상의 경험이 인공지능 스피커로 수렴되는 분위기가 포착되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습관의 오프라인 사용자 경험을 상징하던 대시도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 셈이다.

테슬라도 고객과 만나는 플랫폼의 끝을 온라인으로 변신시키고 있다.

CNBC 등 주요 외신은 2월 28일(현지시간) 테슬라가 모델3 스탠다드를 온라인에서만 판매할 것이라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휴대폰으로 1초 만에 자동차를 구매하는 시대를 만들 것”이라면서 “모델3 스탠다드를 3만5000달러에 판매할 것이며, 앞으로 모든 판매를 온라인에서만 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모델3는 2018년 15만 대에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하며 독보적인 전기차 판매 1위에 오른 테슬라의 간판이다.

테슬라의 온라인 실험은 비용 절감과 신속성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당장 오프라인 판매장을 줄이고 온라인에서만 자동차를 판매하면 자연스럽게 인건비 등 추가 부담이 사라지며 가격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 이는 테슬라 전기차의 시장 장악력을 키울 수 있는 동력이 될 여지도 있다. 최근 전기차 분야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어려워진 테슬라의 재무 건전성에도 도움이 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딩을 확보한 테슬라기에 가능한 온라인 전략이라는 말도 나온다.

신속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론 머스크는 과거에도 휴대폰으로 자동차를 구매하는 시대를 만들겠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 자동차라는 고가의 제품을 하나의 ICT 플랫폼으로 삼아 ‘간편한 구매가 가능한 물품’으로 위치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중고 자동차 거래와 공유 모빌리티 전략과도 일부 맥을 함께한다.

온라인 플랫폼의 ‘마지막’ 경험

온라인 시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아직은 데이터 취합의 측면에서 오프라인의 존재감도 상당한 편이다. 아마존이 인수한 오프라인 신선식품 업체 홀푸드의 사례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사용자 경험을 동시에 제공하는 방향성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다. 완전한 온라인 전략은 사실상 실체가 없고, 리스크도 큰 편인데다 콘텐츠 작동에 대한 대중의 확신을 담보할 수 없다.

특히 아마존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적절한 시너지 창출을 전체 전략으로 삼으며, 대시라는 일부 플랫폼에서 극단적인 온라인 전략을 구사해 리스크를 크게 줄였다는 평가다.

‘온라인 온리’ 전략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말이 나오지만, 굳이 라스트 마일 사용자 경험이 필요없고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온라인 생태계를 강력한 브랜딩 파워로 확장시키려면 아마존과 테슬라의 사례가 괜찮은 선택이라는 말도 나온다. 고객과 만나는 마지막 접점을 철저히 온라인 스팩트럼으로 창출해 실속을 챙기는 한편, 이와 관련된 또 다른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길도 열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