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글로벌 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 산업에서 수위의 시장지위를 보유한 ‘한국콜마’의 차입금 규모가 1년 전 대비 9.4배 증가했다. 제약사 ‘CJ헬스케어’를 인수하면서 높아진 부채비율과 순차입의존도 때문에 재무안정성과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현금흐름 개선으로 얼마나 빠르게 부채비율과 차입의존도를 낮출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콜마와 CJ헬스케어는 각각의 분야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우수한 현금창출력으로 현수준의 재무안정성이 유지될 전망이다. 다만, 이전 수준의 재무구조 회복에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27일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에 따르면 한국콜마(A-/Stable)는 지난해 4월 CJ헬스케어 지분을 100% 인수하면서 자금소요(1조3100억원)로 재무안정성이 이전 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18년 4월 CJ헬스케어 지분인수와 관련해 자본출자액 3600억원은 현금성자산 600억원, 기업대출 2500억원, 전자단기사채 500억원으로 조달했다. 여기에 CJ헬스케어 주식을 담보로 600억원을 빌렸다. 연결기준으로 인수자금의 70%(약 9000억원)를 외부 차입으로 충당한 셈이다.

▲ 주요 재무지표 [출처:한국기업평가]

CJ헬스케어 인수 후 2017년 9월 1000억원인 순차입금은 1년 뒤 9455억원이 됐다. 인수자금 외에도 CJ헬스케어가 해외법인 설비와 지분 투자, 국내 의약품공장 투자 등으로 늘어난 차입금도 재무안정성 저하에 영향을 미쳤다.

이는 고스란히 재무제표에 반영됐다. 2018년 9월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 173.9%, 순차입금의존도 43.6%, 총차입금/EBITDA(상각전영업이익) 9배 등 재무안정성은 악화되고 신용등급(A→A-)은 하락했다. 인수 이후 매출은 늘었으나 저하된 재무구조와 신용등급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차입금 규모는 과중한 편이다. 한국콜마의 2018년 말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1조1071억원이다. 이중 1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은 2883억원으로 총차입금의 26% 수준이다. 2년 안에 도래하는 금액은 8188억원으로 총차입금의 74%다.

▲ 차입금 만기구조 [출처:한국기업평가]

한국콜마는 이번 평가 대상인 회사채 1000억원 발행으로 만기도래 차입금의 차환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국기업평가는 한국콜마의 유동성 대응능력을 우수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보유 현금유동성(약 1500억원) ▲2018년 이후 연간 1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EBITDA(상각전영업이익) ▲미사용여신한도(약 600억원) ▲유형자산을 통한 추가 담보여력(토지 및 건물 연결 장부가액 2000억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서 직접금융시장에서의 자금조달 가능성 등을 감안한 것이다.

실적도 긍정적이다. 2018년 9월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5.1%로 악화됐지만 EBITDA는 연간 790억원으로 4분기 누적기준 80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CJ헬스케어의 영업이익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재윤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지속적인 차입금 축소 전망에도 인수 이전의 재무구조 회복까지는 중기의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현금창출력 대비 높은 차입금 부담이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