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국제유가가 21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낙관론이 지속하고 나이지리아가 감산에 동참하는 등 글로벌 원유 시장 수급 균형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에 상승했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인도분은 전거래일 대비 0.4%(0.20달러) 내린 배럴당 56.9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4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0.01%(0.01달러) 하락한 배럴당 67.07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원유재고와 산유량 지표, 주요 산유국 감산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산유량이 이전보다 하루 평균 10만 배럴 증가한 1200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로, 지난 2012년의 산유량보다 두 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원유재고도 증가했다. EIA는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367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인 260만 배럴 증가보다 많았다. 미국의 원유재고는 5주 연속 증가했으며, 재고량 기준으로는 2017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미국 산유량의 지속적인 증가는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최근 유가가 큰 폭으로 올라 연중 최고치 수준으로 반등한 점도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하며 이날 유가 반락을 도왔다. 미국 경제지표 부진으로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점도 원유 투자 심리를 위축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은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우디 독촉으로 나이지리아가 산유량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사우디는 합의한 것보다 더 큰 규모의 감산을 단행, 다른 회원국에도 감산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와 주요국 감산 등이 앞으로도 유가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브히섹 쿠마트 인터팍스 에너지 수석 연구원은 "OPEC `플러스'의 감산 합의 이행 의지는 오는 4월로 예정된 산유국 회의 때까지 유가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산유량이 가파르게 줄어드는 점도 유가 상승 기대를 자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필 플라얀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에너지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합의할 것이라는 강한 기대가 있다"면서 "OPEC의 감산과 베네수엘라 위기 등이 유가 상승을 지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