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이 키움증권 인터넷 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19일 선언했다. 네이버 등 대형 ICT 업체들이 불참을 선언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경쟁에 기존 금융권 플레이어들이 속속 진입하는 가운데 통신의 강자 SK텔레콤도 참전을 선언, 막판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평가다.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은 키움증권이 구성하는 제3인터넷 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전격 참여, 구체적인 예비인가 신청 준비에 착수했다.

키움증권은 국내 최초 온라인 종합증권회사로 금융과 ICT의 결합을 가장 극적으로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키움증권은 14년째 주식시장 점유율 1위(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 기준)를 기록하고 있으며, 비대면 계좌개설 수에서도 1위를 달성하고 있다. 국내 1세대 ICT 벤처기업인 다우기술이 모기업이며, 다우기술은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 등을 보유한 플랫폼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SK텔레콤은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전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경험이 있다. 이후 하나금융그룹과 손을 잡고 핀크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핀크는 2016년 10월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각각 51%, 49%의 비율로 출자한 합작법인이다. 인공지능 기반의 금융 챗봇(Chatbot)인 ▲핀고(Fingo)와 지출내역 및 현금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SEE ME 서비스, 제휴사와의 연계를 통해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맞춤 제공하는 ▲FIT ME 등 인공지능 기반의 머니 트레이너 서비스로 구성했다.

▲ SKT는 하나금융그룹과 핀크 서비스를 만들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의 인연도 새삼 조명받고 있다. SK텔레콤은 하나금융그룹에 15%의 지분을 투자했으며 하나은행은 SK텔레콤의 주 채권은행이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그룹은 2000년대 소버린 사태 당시 SK의 백기사로 활동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SK텔레콤은 AI, 빅데이터, 양자암호 등 New ICT 기술을 중심으로 인터넷 전문은행 준비에 나서며 하나금융그룹은 본연의 금융 인프라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는 각오다. 두 회사가 속한 키움증권 컨소시엄은 향후 인터넷 전문은행 정국에서 뜻을 함께할 '동지'들을 규합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하나금융그룹까지 참전을 선언하며 금융권 빅4는 모두 인터넷 전문은행에 뛰어들게 됐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은 2017년 출범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지분을 투자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전에 대형 ICT 플랫폼 회사가 없는 상태에서, 디지털 전략을 추구하는 금융권과 함께 새로운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카카오가 중심인 카카오뱅크, KT가 중심인 케이뱅크가 출범한 상태에서 키움증권 컨소시엄에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이 합류를 선언하자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신함금융그룹과 핀테크 서비스인 토스를 서비스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당초 신한금융그룹은 네이버 등 ICT 기업과의 협력을 타진했으나 네이버 등이 불참의사를 밝히자 노선을 바꿔 비바리퍼블리카와 만난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그룹은 보수적인 은행권에 속해 있으나 최근 ICT 기술 혁신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900억원의 추가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조3000억원을 평가받았다. 누적 투자금액만 2200억원이며 토스는 누적 송금액만 28조원에 달하는 대형 플랫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