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LG유플러스가 14일 이사회를 열어 CJ ENM이 보유한 케이블 업체인 CJ헬로 지분 인수를 결정했다. CJ ENM이 보유하고 있는 CJ헬로 지분 53.92% 중 ‘50% + 1주’를 8000억원에 인수하는 조건이다. LG유플러스는 30일 이내에 정부에 인허가 서류를 제출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마무리하면 전체 IPTV 시장 2위 사업자로 군림하게 된다.

▲ 하현회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LG유플러스

LG유플러스의 노림수

LG유플러스는 미디어 시장에서 넷플릭스와 협력,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여기에 5G 상용화 국면을 적극 활용한다는 전제로 CJ헬로의 플랫폼을 품으면 단숨에 ‘게임 체인저’로 부상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인수의 타이밍과 전략 모두 적절하다는 평가다. 현재 국내 통신업계는 5G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5G라는 네트워크 플랫폼을 채울 콘텐츠 확보전에 나서는 분위기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당장 실감형 미디어 콘텐츠가 핵심이 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가상현실과 자율주행차 등 5G 시대의 대표 콘텐츠, 플랫폼 전략은 아직 기술적 완성도가 낮기 때문에 일반 대중이 당장 체감하기는 어렵다. 여기서 LG유플러스는 미디어를 중심으로 CJ헬로를 인수, 당장 서비스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5G 초기 전략을 가동할 수 있다는 평가다.

CJ헬로가 초고속인터넷과 알뜰폰 가입자를 대거 보유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CJ헬로는 실제로 420만여명의 케이블TV 가입자, 78만여명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79만여명의 알뜰폰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중심으로 방통융합 플랫폼 서비스를 가동하면서 모바일 TV 플랫폼을 키울 수 있다.

최근 LG유플러스는 IPTV에 5060 전용관을 출시하는 한편 넷플릭스와의 협력을 통해 외연을 확장하고, 모바일 TV의 전열을 가다듬는 로드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CJ헬로 인수를 통해 플랫폼의 양적, 질적 팽창을 거듭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 당시 공정거래위원회가 합병 승인을 막았으나, 이번에는 통과될 기회가 큰 만큼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 LG유플러스가 모바일 TV 개편에 나서고 있다. 출처=LG유플러스

총성울렸다...유료방송 빅뱅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며 IPTV 사업자들의 전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현재 지상파 OTT 플랫폼인 푹과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를 연결했다. 푹이 가지고 있는 플랫폼 인프라와 글로벌 라인업을 활용하는 한편, 옥수수 본연의 강점을 연결시킨다는 복안이다. 여기에 케이블 방송사 인수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티브로드, 딜라이브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KT는 IPTV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며 위성방송까지 아우르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모바일 TV 시장에서는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나,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 후 강력한 마케팅으로 전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역시 티브로드와 딜라이브 인수 가능성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