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대한민국이 남녀평등사회냐는 물음에 선뜻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남녀불평등의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은 평등사회로 나가기 위해 사회 전반에서 노력하고 있다. 단, 금융공기업 등 몇 기관을 제외하고서 말이다.

작년 말 기준 공시에 따르면 국내 금융공기업 8개 기관의 임원 45명 중 여성은 단 2명으로 집계됐다. 2명은 모두 자산관리공사의 상임 임원으로 예금보험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기술보증기금에는 여성임원이 단 한 명도 없다.

유리천장은 여성과 소수민족 출신자들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조직 내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한다. 충분한 능력과 자질을 갖췄음에도 조직 내에 관행과 문화처럼 굳어진 부정적 인식 때문에 고위직으로의 승진이 차단되는 상황을 일컫는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결코 깨뜨릴 수 없는 장벽이다.

특히 금융공기업의 유리천장은 보수적인 업무와 조직문화로 두껍고 단단하기로 유명하다. 금융권 종사자 중 절반 이상이 여성인데 반해, 여성임원의 수는 극소수인 점이 단단한 유리천장을 방증한다.

은행권은 통상 남녀 업무를 분담한 보수적인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다. 여성이 가사를 맡아야 하고 출산과 육아로 업무에 지장이 생긴다는 오래된 관념이 만든 조직문화다. 이런 조직문화는 여전히 남아있고 따라서 여성들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다.

은행권 유리천장을 부수기 위해서는 은행뿐만 아니라 정부와 여직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2022년까지 공공기관 임원·관리자의 여성 비율을 최소 20%까지 늘리도록 주문했다. 이처럼 정부는 유리천장을 제거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조직문화를 벗어나 변화하려는 여성 직원들의 노력이다. 다양한 직무에 도전하는 자세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찾아야 한다. 기회는 노력하는 자에게 찾아온다. 차별 없는 평등한 사회가 이른 시일 내에 찾아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