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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전세’ 피하는 ‘법’④] ‘우선변제권’을 가진 임차인만이 마지막에 웃을 수 있다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9.02.13  13:25:04
   

주임법은 태생 자체로 ‘임차인을 위한 제도’다(제1조). 가령 주임법은 주임법에 위반되고 임차인에게 불리한 임대차계약 내용은 효력 자체를 인정되지 않을 정도로 임차인을 강력히 보호하고 있는데(제10조), 주임법상 임차인에게 ‘우선변제권’을 인정한 것 역시 따지고 보면 민법적인 논리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임차인을 위한 입법적 배려라 할 수 있다.

일단 ‘우선변제권’의 개념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변제권’이란 ‘돈을 줄 의무가 있는 채무자가 돈을 받을 권리가 있는 채권자에게 돈을 갚지 않으면, 채권자가 채무자 명의의 재산을 현금화하여 그 돈으로부터 다른 채권자보다 우선적으로 자신이 받아야 할 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다. 주로는 전세권, 저당권 등 이른바 ‘물권’에서 인정되는 것으로 채권자들끼리는 돈 받을 순위가 동등한 임대차와 같은 ‘채권’에서는 인정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임법이 임차인에 대하여 ‘우선변제권’을 인정한 것은 거래의 편의상 임차인이 전세권 등기를 하지 않더라도 전세권 등기를 마친 전세권자와 동등한 지위로 임차인을 보호하여 다른 어떤 채권자보다도 임차인이 임차하고 있는 주택으로부터 먼저 임대차보증금을 찾아가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다만, 이 경우에도 주임법상 임차인에게 보장된 ‘우선변제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임차인은 사전에 몇 가지 수고로운 절차를 밟아야 한다. 우선은 ‘깡통전세’피하는 법 1편에서도 소개한 바와 같이 부동산등기부등본을 확인하여 다른 가압류, 가처분 또는 저당권, 전세권 등의 등기가 설정되어 있지 않은지를 확인하고, 가급적이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당일 부동산을 인도받자마자 주민등록상의 주소를 부동산 주소지로 이전하는 전입신고를 해야 한다. 법률적으로는 이러한 상태를 주임법상의 ‘대항력’을 갖춘 것이라고 하는데, 이 상태에서 확정일자까지 받으면 임차인에게는 그 즉시 ‘우선변제권’이 생긴다. 즉, 임대차계약에 따라 부동산을 인도받고,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까지 받으면 주임법상의 임차인은 ‘대항력’은 물론 ‘우선변제권’까지 갖춘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대항력’에 ‘우선변제권’까지 갖춘 임차인은 적어도 자신이 임차하고 있는 주택에 대한 경매절차 과정에서는 누구보다 먼저 돈을 받아갈 수 있는 채권자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후술하는 ‘소액임차인’이나 임대인이 자신의 다른 사업과 관련해 미지급한 소액임금·퇴직금, 조세·공과금 채권에 비해서는 늦게 배당을 받지만, 여타의 다른 채권자들에 비해서는 먼저 배당을 받게 되는 것이다. 다만, 부동산경매는 원칙적으로 부동산등기부 상에 드러난 법률관계만을 기초로 판단을 하는 반면 해당 임차인이 ‘우선변제권’을 갖추었는지 여부는 부동산등기부 상에 드러나지 않으므로, ‘우선변제권’을 갖춘 임차인이라 하더라도 경매를 통해 임대차보증금을 회수하고자 한다면, 법원이 정하는 배당요구를 할 수 있는 마지막 날까지 배당요구를 하여 자신에게 ‘우선변제권’이 있음을 법원에 알려야 한다.

만약 ‘우선변제권’을 갖춘 임차인이 임대인을 상대로 별도의 임대차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까지 한 경우라면, 해당 임차인은 이른바 ‘집행권원’을 가지고 자신이 임차하고 있는 주택에 대하여 경매신청을 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의 임차인이라면 별도의 배당요구를 하지 않더라도 경매를 통해 우선적으로 임대차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다(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3다27831 판결 참조). 이 때의 경매절차는 다름 아닌 임차인이 신청함으로써 시작된 것이고 비록 부동산등기부 상에 임차인의 존재가 드러나 있지 않더라도 법원은 경매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집행관의 현황조사 등을 통해 해당 임차인에게 ‘우선변제권’이 있다는 사실까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임대차계약 당시 부동산등기부등본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임대차계약 이전에 이미 가압류, 가처분 또는 저당권, 전세권 등의 등기가 설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뒤늦게 전입신고를 한 경우, 혹은 아예 전입신고를 하지 않거나 확정일자를 받아두지 않은 경우라면 어떨까? 이러한 경우라도 임대차보증금 자체가 비교적 ‘소액’이어서 보호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라면 주임법은 자신이 임차하는 주택에 대한 경매신청의 등기가 이루어지기 전 뒤늦게라도 건물을 인도받고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아 갖추는 것을 전제로, 일부 금액에 대하여 우선적으로 임대차보증금을 회수할 기회를 보장한다(제8조 제1항). 강학상으로는 이러한 임차인을 ‘소액임차인’이라고 하는데, 현재 서울 기준으로 임대차보증금이 1억 1천만원 이하인 임차인에 대해서는 그 중 3,700만원에 대해서, 수도권 중 과밀억제권역, 세종, 용인, 화성 기준 임대차보증금이 1억원 이하인 임차인에 대해서는 그 중 3,400만원에 대해서 임대차보증금을 최우선적으로 회수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주임법이 아무리 임차인을 강력히 보호한다 하더라도 막상 ‘깡통전세’상황이 악화되면 자신이 임차하고 있는 주택을 경매에 부쳐도 임대차보증금을 전액 반환받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임차인이 주택 경매절차에서 모두 회수하지 못한 임대차보증금을 임대인의 다른 재산을 집행해 받아내는 수밖에 없다. 주임법도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를 마련해 두고 있지만, 경제의 논리까지 뒤집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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