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앤젤라 아렌츠 애플 수석부사장이 사임하는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아렌츠는 애플의 프리미엄 명품 이미지를 구축한 인물이며, 그의 사임은 향후 애플의 행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6일(현지시간) 시가총액 8215억9000만달러를 기록하며 경쟁자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을 눌렀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대목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문제는 성장 지속성이다. 2018년 4분기 실적은 준수한 편이지만 아이폰 매출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의 위축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역성장에 직격탄을 맞았다는 평가다. 중국의 화웨이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누르고 2위에 오른 가운데,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애플의 위기는 아이폰 매출 감소에서 기인하며, 이는 프리미엄 브랜딩으로 이어지는 애플의 정체성을 위협하고 있다. 고가 아이폰 전략을 구사하며 애플 팬덤을 모았던 스토리 텔링이 가성비를 내세운 중저가 스마트폰의 공습에 힘을 쓰지 못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중저가 통합 브랜딩, 샤오미의 전격 작전에 애플은 속절없이 밀리고 있다.

아렌츠의 사임을 두고 다양한 평가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당장 아렌츠의 사임은 애플의 프리미엄 명품 이미지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아렌츠는 애플워치의 브랜딩을 통해 프리미엄 명품의 가치를 세웠으며, 이를 모든 애플 라인업의 고급화에 큰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애플이 아이폰 매출 하락에 직면한 상황에서 기존의 명품 이미지를 고수하기 어려워졌다. 결국 애플은 콧대를 꺾고 저가 아이폰 생산에 나서는 한편 아렌츠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시대의 종말을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렌츠의 후임으로 디어드레 오브라이언 부사장이 선임된 장면도 의미심장하다. 그는 애플의 피플팀을 이끌며 커뮤니티, 즉 사람과 사람의 유대관계에 집중한 전략을 구사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명품 이미지의 아렌츠의 시대가 저물고 사람과 사람의 연결을 중시하는 커뮤니티 전문가가 등판한 행간에는, 애플의 변화된 전략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