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의 공정경쟁시장위원회가 여행 웹사이트들이 과장광고판매, 할인액 호도, 숨겨진 요금 등,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를 해 왔음이 드러났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출처= PhocusWir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온라인 호텔 검색 사이트가 이제 좀 더 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의 조사 결과, 트리바고(Trivago), 엑스피디어(Espedia), 아고다(Agoda), 북킹닷컴(Booking.com) 등 주요 호텔 예약업체들이 호텔 객실 가격과 검색 결과에 대해 이용자들을 속여 왔음이 드러나자, 이들 여행 웹사이트들이 그들의 사업 운영 방식을 바꾸기로 합의했다고 CNN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의 공정경쟁시장위원회(Competition and Markets Authority)는 6일, 이들 호텔 예약업체들이 과장 광고 판매(pressure selling), 할인액 호도, 표시된 요금 외에 숨겨진 요금이 있는 등,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를 해 왔음이 드러났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7년 10월부터 14개월간 이뤄진 조사에 따르면, 호텔 예약업체들이 세금과 봉사료 등을 제외한 가격을 표시해 실제 결제 금액보다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텔스닷컴은 이메일 광고를 통해 런던의 한 호텔을 1박기준 388유로(49만5000원)로 광고했지만 추가요금을 합한 실제 결제 금액은 488유로(62만 3000원)에 달했다. 엄청난 할인을 제공하고 있는 것 같지만 오히려 호텔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예약하는 것이 더 저렴한 경우도 있었다. 익스피디아는 인도 알시사르의 한 호텔을 기존 가격 109유로에서 37.29유로로 할인하고 있다고 광고했지만 같은 날 호텔 홈페이지에서 34.35유로에 예약이 가능했다. 

위원회는 또, 소비자에게 다른 이용자들이 같은 호텔 방을 보고 있다는 경고를 보내 마치 ‘그 방이 인기가 많다’는 ‘허위 인상’(false impression)을 조작한 경우도 있었고, 방값 전액을 표시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모든 플랫폼이 그런 불공정한 관행에 다 함께 관여한 것은 아니지만, 이들 여행 웹사이트들이 앞으로 공통된 일련의 지침을 따르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 회사들은, 앞으로 가격 표시에 세금을 포함한 모든 청구액을 다 포함시키며, 과장 광고 판매를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회사들은 또 실제 할인액을 명확하게 표시하고, 예약 시점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 프로모션 내용만을 기재하기로 약속했다.

이들은 이러한 합의 사항을 올해 9월 1일부터 준수해야 한다.

앤드류 타이리 영국 공정경쟁시장위원회 위원장은 성명을 발표하고 “다른 부문의 사업자들도 동일한 기준을 따르도록 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부상한 호텔 예약 산업

그러나 호텔닷컴(Hotels.com)과 이북커(ebooker)를 보유하고 있는 익스피디어 그룹은, 영국 당국의 발표가 업계의 표준을 수립하기 위해 관련 회사들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선의의 접근’을 잘못 묘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익스피디어 그룹 대변인은 "우리는 영국 공정경쟁시장위원회에 자발적으로 개선책을 약속했으며, 위원회는 우리 회사가 책임을 인정하거나 우리의 과실을 발견하지 못한 채 조사를 종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우리의 관행이 어떠한 소비자법도 위반하지 않았다고 여전히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리바고는 "이번 당국의 발표는 우리 회사와 업계 전체에 긍정적인 발전으로, 모든 온라인 여행사에 대해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에게 적용되는 모든 지침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북킹닷컴은 “규제 당국이 '업계가 소비자 권리를 침해한 사실'을 찾지 못해 기쁘다”고 말했다.

각 회사들의 반응을 보면 이번 당국의 시정 지침은 각 회사별로 선택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기준은 영국에 등록된 익스피디어 사이트에만 적용될 것이라고 회사측은 말했다. 다른 지역과 국가에서 운영되는 여행 사이트들은, 영국의 지침 변화를 전 세계적으로 적용 시행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