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래곤플라이 박인찬 공동대표.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드래곤플라이는 약 4년째 차세대 게임 플랫폼으로 평가받는 VR·AR 사업에 힘을 쓰고 있다. 국내 중견 이상급 게임 업체 중에서는 드래곤플라이의 VR 사업 행보가 가장 돋보인다. 회사 측의 전략도 ‘시장 선점’이다. VR·AR 게임이 대세가 될 때 가장 앞에서 시장을 끌고 가는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아직은 쉽지 않아 보이는 VR시장에서 드래곤플라이는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을까. 회사의 VR·AR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드래곤플라이 박인찬 공동대표를 만났다. 박인찬 대표는 지난 1월 박철승 공동대표와 함께 드래곤플라이를 이끄는 수장이 됐다.

“VR시장 아직 정말 어렵다.” 박인찬 대표는 VR시장이 녹록치 않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단순히 시장이 좋아지기만을 기다리는 건 아니다. 드래곤플라이는 현재 VR시장과 다른 사업 방향을 돌파구로 내세웠다. 박 대표는 “우리와 사업을 함께 하는 파트너사 임원들과 자주 만나는데, 늘 하는 이야기가 체험형 VR이 아닌 이용자들이 자꾸 즐기고 실력을 키울 수 있는 VR 게임을 만들자는 것이다”고 말했다. 드래곤플라이가 강조하는 ‘VR e스포츠’다. 기존 체험형 VR 어트랙션(탑승용)과는 다른 각도로 시장을 열겠다는 전략이다.

드래곤플라이는 지난 1월 레노버와의 협업으로 VR e스포츠 특화 테마파크 ‘레노버 VR 매직 파크’를 열었다. 매직파크는 신도림 테크노마크 1층에 300평 규모로 들어섰다. 레노버와의 협업으로 드래곤플라이는 파급력 있는 브랜드사를 내세울 수 있게 됐고 레노버는 자사의 최신 VR 제품을 매직파크를 통해 선보일 수 있게 됐다.

VR 매직파크에는 최대 8명의 사용자가 함께 즐기는 VR 대전 게임 ‘스페셜포스VR: 에이스’, 최대 4명이 괴물과 싸우는 ‘스페셜포스VR : 유니버셜 워’, 날아오는 공을 타이밍에 맞게 쳐내는 VR 대전 게임 ‘슈퍼퐁2’, 최대 8명이 함께 즐기는 레이싱 게임 ‘또봇 VR’, 컨트롤러를 이용해 적을 물리치는 ‘신비아파트VR’ 등이 입점해있다. 드래곤플라이의 게임들이다.

이 게임들은 대전을 통한 플레이어들 간의 상호작용이 핵심인 e스포츠 게임들이다. 이런 특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박인찬 대표는 VR e스포츠 리그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이용자들이 계속 참여하고 보상을 받고 주기적인 대회를 통해 더 큰 보상과 성취를 얻을 수 있는 형식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마파크가 일종의 VR e스포츠 경기장이 되는 셈이다. 실제로 레노버VR테마파크에서 2월 23일 인피니티 파이어와 슈퍼퐁 대회의 결승전이 열린다. 박 대표는 “이번 대회 이후 드래곤플라이의 게임들을 통해 대회를 본격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보는 게임’의 재미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테마파크에 스트리머·BJ 등이 개인 방송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VR 콘텐츠 개발·서비스 업체 예쉬컴퍼니와의 협업도 드래곤플라이의 주된 오프라인 VR사업이다. 박 대표는 “지난해 VR 전시회를 통해 예쉬컴퍼니 담당 이사와 만났고 교류가 이어졌다”면서 “우리는 VR 테마파크를 확장해야 하는 과제가 있고 예쉬컴퍼니는 전국에 소규모 VR존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 게임을 예쉬컴퍼니의 오프라인 플랫폼에 론칭해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예쉬컴퍼니는 전국 100여개 오프라인 VR 사업장을 운영 중이다. 예쉬컴퍼니를 통해 드래곤플라이는 스페셜포스VR 에이스, 또봇VR 등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 드래곤플라이 박인찬 공동대표.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박인찬 대표는 VR테마파크를 동남아로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동남아는 무더운 기온 탓에 실내 VR테마파크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장 드래곤플라이의 VR테마파크가 진출하기엔 장벽이 있다. 박 대표는 “동남아는 VR에 대한 수요는 크지만 아직 우리가 추구하는 e스포츠에 특화된 테마파크는 없어서, 현지 바이어들을 설득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 국내에 오픈한 레노버VR매직 파크가 하나의 예시가 되어 동남아 진출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업 확대 노력은 계속된다. 드래곤플라이는 지난 1월 24일부터 25일 열린 타이베이 게임쇼 B2B존에 부스를 차리고 스페셜포스VR 에이스를 전시했다. 박인찬 대표에 따르면 HTC사에서 대만 내 오프라인 게임 공간에 스페셜포스VR 에이스가 들어가는 것에 대해 논의가 있었다. 박 대표는 “의외로 일본 바이어들도 많이 만났다”면서 “대체로 리테일 분야 종사자들이었는데 우리 게임을 도입하고 싶다는 문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드래곤플라이는 올해 가정용 VR 게임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자사의 스페셜포스 IP를 이용한 VR 게임을 스팀 VR과 PS VR에 내놓는다. 박 대표는 “스팀에는 오는 3월을 목표로 베타 론칭을 준비하고 있고 PS VR은 오는 하반기 출시가 예상된다”면서 “특히 PS VR의 경우 FPS 게임용 총 모양 컨트롤러가 있기 때문에 더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PS VR의 경우 현재 VR 헤드셋 기기 판매량에서도 가장 높은 판매고를 보이고 있고, 양질의 VR게임이 유통되는 플랫폼으로 알려져 있다.

AR게임 개발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드래곤플라이는 대기업과 유명 IP의 라이선스계약을 했고 관련 AR게임을 올해 안으로 출시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다. 그 외에도 아직 공개되지 않은 AR게임들을 개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인찬 대표는 “드래곤플라이가 오프라인 VR 시장에서 굳건한 지휘를 유지하는 데 총력을 다할 예정”이라면서 “특히 올해는 VR매직파크의 국내 확대와 해외 수출에 많이 집중할 예정이다. 또한 신비아파트, 또봇 등으로 대표되는 키즈 VR 콘텐츠를 국내 가족 단위로 찾는 다수 매장에 입점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