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현대자동차-한화손해보험-SK텔레콤이 공동으로 ‘디지털 혁신 보험사’를 설립한다. 올해 상반기까지 자본금 850억원 규모의 인슈어테크(InsureTech) 회사를 구성해 보험과 ICT부문 융합을 주도할 전망이다.

현대차·한화손보·SK텔레콤 3사는 30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온라인전문 보험회사 설립 예비인허가를 획득하고 본격적인 신설 보험사 설립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디지털 혁신 보험사’는 보험 데이터와 ICT를 결합해 고객에게 합리적이고 다양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신개념 손해보험사다. 3사가 설립하는 보험사는 자본금이 850억원이다. 한화손해보험(75.1%), SK텔레콤(9.9%), 알토스코리아오포튜니티펀드(9.9%), 현대자동차(5.1%) 등이 합작한 회사로 6개월 내에 본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번 예비인허가 획득으로 보험과 ICT부문간 융합을 이루는 국내 최초의 ‘인슈어테크’ 손해보험사가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보험 업계의 디지털 기술 활용은 산업 트렌드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중국의 평안보험은(平安保險) 2013년 알리바바, 텐센트 등과 합작해 중국 최초의 인터넷 보험사인 중안보험(眾安保險)을 설립했다. 미국 보험사 메트로마일(Metromile), 레모네이드(Lemonade) 등은 자동차 정보 수집 단말기(OBD) 또는 인공지능(AI)를 활용한 혁신적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와 한화손해보험, SK텔레콤은 이러한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 첨단 ICT와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합리적인 보험 상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운행 정보와 보험료를 연동하는 '개인별 특성화 자동차 보험'을 우선 선보인 뒤 추후에는 애완동물(Pet)보험, 사이버보험, 여행보험, 반송보험 등 기존에 제공되지 않던 생활 밀착형 보험도 개발해 출시할 예정이다.

신규 보험사는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모바일 기기 등을 이용해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AI를 활용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기능도 도입할 방침이다. 또한 다양한 혁신 스타트업과 유통사업자들에게도 사업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반영된 경쟁력 있는 보험 상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번 공동사업을 통해 고객 라이프스타일 변화 대응과 보험, 통신, 자동차 등 산업간 데이터 융합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차량 판매 시점에만 고객과 접점을 가지게 되는 기존 커뮤니케이션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고, 커넥티드카나 친환경차를 위한 마케팅 관련 서비스 개발을 위해 이종산업과의 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적인 4차산업 전개양상과 금융산업의 혁신 성장 가능성을 염두하고 수년 전부터 다양한 투자와 사업 진행 의지를 내비쳐온 한화손해보험은 본 사업을 통해 디지털 혁신 작업을 가속화해 나갈 예정이다.

SKT도 오픈 이노베이션 기반의 손해보험 혁신 플랫폼 구축 사업모델의 성장가능성을 높이보고 ICT 및 다양한 유관 인프라를 결합해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에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국내 유망 스타트업 발굴 및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알토스 벤처스(Altos Ventures)도 사업모델의 혁신성과 투자회사와의 시너지 창출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설립 전 단계의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인 선투자를 결정했다.

한편 현대차-SK텔레콤-한화자산운용은 지난 2017년 11월 3사 각각 1500만 달러를 출자해 총 4500만 달러 규모의 ‘AI 얼라이언스 펀드’를 설립키로 합의하고 혁신 기술을 갖춘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에 투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