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최근 유통업계 오프라인 매장들이 차별화된 체험 공간 마련에 나서고 있다.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특색 있는 공간을 찾아다니는 2030세대들의 트렌드에 발맞춰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하는 ‘체험형 매장’으로 탈바꿈하고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업계는 오프라인 매장들이 점점 온라인 몰에 밀리면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어 대응하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체험형 매장’은 단순하게 제품을 사고팔던 기존 매장과 달리 자유롭게 제품을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색적인 체험을 경험할 수 있는 신개념 오프라인 매장이다. 뷰티와 패션을 중심으로 체험형 매장은 온라인과 달리 브랜드에 대한 체험을 강화하고 매장 체류 시간을 늘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

오프라인 매장의 변화는 브랜드 콘셉트를 담은 하나뿐인 공간에다가 즐길 거리까지 제공한다. 이러한 매장은 SNS 상에서 2030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며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포토존, 제품제작 공간, 휴식 공간, 교육 프로그램 등 매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SNS에 ‘인증샷’을 남기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는 브랜드 충성 고객이 아닌 일반 소비자들도 충성 고객으로 만들며 긍정적인 마케팅 효과를 주고 있다.

▲ 홍대에 위치한 바닐라코 홍대스타점 매장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먼저 에프앤코의 바닐라코는 지난해 11월 소비자 트렌드가 ‘소유’에서 ‘체험’으로 변해감에 따라 주요 매장들을 트렌드에 맞춘 복합 공간으로 리뉴얼했다. 특히 SNS 인증을 즐기는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반영해 매장 내 찍을거리와 즐길거리 등을 비치해 풍성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리뉴얼된 매장은 메이크업하며 놀 수 있는 공간, 재미있게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복합적인 공간이다. 특히 고객이 자유롭게 화장품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스타일리시한 ‘셀프바’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제품의 특성과 컨셉을 인지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또한 이번 리뉴얼을 통해 매장 내에서 모바일로 자신을 찍는 ‘셀피(Selfie)’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포토존을 구성했다.

▲ 바닐라코 홍대스타점안의 매장 모습.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바닐라코 대구 동성로점 매장 내에는 보라빛의 은은한 조명으로 분위기를 낸 ‘미러룸’과 바닐라코의 베스트셀러 제품인 ‘클린 잇 제로’로 둘러싸인 ‘그네’ 모양의 포토존은 물론 독특한 유니콘 목마와 네온사인 등 이색적인 소품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홍대스타점은 연보라색 바탕의 멀리서부터 돋보이는 인테리어로 매장 외벽에 쓰인 독특한 ‘hello beautiful!’ 문구부터 매장 내 아기자기한 소품들까지 ‘인생샷’을 만들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바닐라코 마케팅 담당자는 “단순히 제품을 보고 구매하는 매장에서 벗어나 바닐라코만의 다채롭고 매력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리뉴얼을 진행했다”면서 “추후에도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셉트의 매장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 아리따움 라이브 강남 '스타일링 바'에서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원하는 전문적인 화장을 받을 수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2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 ‘헤라 메이크업 스튜디오’를 열었다. 이 매장에서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상주하며 메이크업 쇼 등이 진행된다. 태블릿 기기를 설치한 ‘서울리스타 룩스 9’에서는 헤라가 제안하는 트렌디한 9가지 룩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개인의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나만의 향수를 찾아주는 디지털 서베이 프로그램을 운영해 고객의 디지털 체험 요소를 강화했다.

기존 매장들도 이 같은 체험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새롭게 문을 연 ‘아리따움 LIVE 강남’은 이름 그대로 살아있는 신선한 고객 체험 콘텐츠를 제공하는 멀티 뷰티샵이다. 매장에서는 고객에게 맞는 톤을 진단하는 ‘메이크업 스타일링 바’, 여러 립스틱 색상을 섞어볼 수 있는 ‘컬러 믹스 바’ 등을 운영한다.

스타일링 바는 본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인 ‘퍼스널 컬러’ 진단을 통해 전문 아티스트에게 무료로 메이크업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사람마다 각자 본인에게 어울리는 색상은 존재한다. 그에 맞는 색상을 찾게 된다면 인상과 분위기는 한층 달라질 수 있다. 짧은 시간 안에 상대의 이미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퍼스널 컬러 진단은 아리따움에서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본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눈썹 모양이나 립스틱 색상, 손재주가 없어 화장이 두려웠던 모든 고객들을 위해 직접 메이크업을 해준다. 아티스트는 사용된 제품을 설명해주고 팁도 조언해준다.

▲ 라코스테는 지난해 8월 한국 내 플래그십스토어인 가로수길점을 ‘르클럽’ 컨셉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출처=라코스테

뷰티 매장 뿐만 아니라 패션업계도 체험 매장으로 리뉴얼하고 있다. 프랑스 프리미엄 캐주얼 브랜드 라코스테는 지난해 8월 한국 내 플래그십스토어인 가로수길점을 ‘르클럽’ 컨셉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리뉴얼된 플래그십스토어는 브랜드 헤리티지인 테니스에서 영감을 받아 꾸며진 디스플레이와 고객 동선을 고려한 구성으로 편의를 높였다.

테니스를 통해 연상되는 역동적이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전체적인 매장의 인테리어는 우드와 화이트톤으로 완성됐다. 매장 곳곳에서 테니스 코트를 연상시키는 컬러 포인트와 코트라인을 발견할 수 있다. 지하 1층 쇼룸에서는 라코스테의 스페셜 컬렉션 소개를 비롯해 브랜드 히스토리와 테니스 헤리티지를 풍부하게 느낄 수 있는 디스플레이, 폴로 이니셜 자수 서비스룸, 테니스 라커룸을 구현해놓은 휴식 공간 등을 만나볼 수 있다.

▲ 라코스테 가로수길 플래그십스토어 매장. 출처=라코스테

라코스테 가로수길 플래그십스토어에서는 향후 폴로 컬렉션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나만의 라코스테 폴로를 완성할 수 있는 이니셜 자수 서비스를 제공한다. 브랜드 쇼룸에서도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 뉴발란스 홍대 플래그십 매장 전경. 출처=뉴발란스

뉴발란스는 지난해 3월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를 체험매장으로 새단장했다. 스포츠 브랜드답게 퍼포먼스 활동을 위한 특별한 공간을 조성해 브랜드로서의 전문성을 살렸다.

우선 뉴욕, 샌프란시스코, 런던, 도쿄, 베이징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러닝 클럽 ‘NBRC(New Balance Run Club)’가 신설된다. 지하 1층에는 라커 및 샤워 시설을 구비하고, 러닝화 체험을 위한 뉴발란스 러닝화 무료 대여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또한 강남 스튜디오에서만 만나볼 수 있었던 우먼스 클래스도 확대 운영되는 등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를 거점으로 다양한 활동을 있을 예정이다. 아울러 누구나 참여 가능한 정기적인 오픈런 진행과 많은 러너들의 방문을 유도할 계획이다. 1층에는 발 측정기기 ‘NB STRIDE ID’를 설치해 정확한 발 분석과 맞춤형 러닝화를 제안하고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발 측정 전문 판매사를 배치해 고객의 발과 주법, 습관에 적합한 러닝화 선택 가이드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