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NHN엔터테인먼트의 한돌 AI 기술이 게임 외 영역에도 활용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NHN엔터는 사용 영역 확장은 회사의 또 하나의 목표라고 말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23일 자사의 바둑 AI 한돌에 대해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한돌(HanDol)’은 NHN엔터테인먼트가 1999년부터 ‘한게임 바둑’을 통해 쌓아온 방대한 바둑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다. 국내 게임업계 중 자체개발 하여 일반인이 상시 대국 가능한 바둑AI는 한돌이 최초다.

회사는 지난 2016년부터 50여명의 인력으로 조직된 기술연구센터에서 검색/NLP, 추천, 게임AI, 멀티미디어 분석 등의 AI 기술을 연구해 왔다. 한돌은 그의 일환이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이세돌9단과 구글의 알파고와의 대국 이후 2017년 초부터 연구를 시작했다고 NHN엔터는 밝혔다. 

NHN엔터테인먼트 기술연구센터 박근한 이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을 살펴보니 바둑 AI 기술은 다른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개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한돌은 약 1년째 한게임바둑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 NHN엔터테인먼트 박근한 기술연구센터 센터장이 23일 한돌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바둑AI에 활용한 기술은 무한대에 가까운 커다란 검색공간을 가진 문제에서 정답에 가까운 솔루션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다. 사람의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한 기존 방법에 비해 기본적인 규칙만 가르쳐 주면 컴퓨터 스스로 강화학습을 통해 답을 찾아낸다. 기존의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 문제를 보다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회사 측은 이런 원리에 기반해서 해당 기술이 다양한 분야에 확대 적용될 수 있도록 기대하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현재 일반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AI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후 영역을 확대해 ‘행동의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환경’과 ‘해당 상태 정보’를 모두 알 수 있는 다른 문제들에 순차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

▲ 신진서 9단이 한돌과의 경기에 앞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한돌은 지난 12월부터 한 달 간 총 다섯 명의 최상위 랭킹 바둑 프로기사들과 릴레이 대국을 펼치고 있다. 앞서 신민준 9단, 이동훈 9단, 김지석 9단, 박정환 9단에 연이어 승리를 거뒀으며 이날 신진서 9단과의 대결에서 1시간30분 간의 대국 끝에 190수만에 불계승을 거두며 이번 이벤트의 마지막 경기까지 승리를 기록했다.

바둑 인공지능의 주요 기능은 대국 시 이길 수 있는 다음 수를 예측하는 것이다. 현재 버전의 한돌은 무작위/자가대국으로 만든 기보로부터 학습을 하고 수읽기 알고리즘을 통해 다음 수를 예측한다. 여기에 자가 대국을 통해 생성한 기보를 이용해 학습하는 과정을 반복해 지속적으로 성능을 개선시키고 있다.

NHN엔터에 따르면 한돌의 수준은 인간 프로기사 9단의 기력보다 높고 지난 2016년 이세돌과 겨뤘던 알파고 리보다 높다. 바둑이나 체스에서 실력을 수치화한 ELO를 기준으로 한돌 2.1은 4000을 넘어선 상태고 알파고 리는 3500 수준, 인간 9단은 3500 수준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한돌은 한게임 바둑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양질의 대국을 관전할 수 있고 유저는 기력 별로 총 8단계의 한돌을 선택해 자신의 기력에 맞는 1대1 실시간 대국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대국 중에 다음 수를 2~5개 정도 추천해주는 한돌 찬스가 있다. 종료된 대국에 대해 복기와 경기의 분석을 제공하는 한돌 승률 그래프 서비스도 지원한다. 

NHN엔터테인먼트 송은영 GB기획팀 팀장은 “회사 측은 바둑 입문자들이 사용하는 9줄 바둑에서도 한돌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고 덤, 치수 설정, 접바둑 등 다양한 환경에서도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팀장은 “이창호, 이세돌 등 바둑 프로들의 기풍을 구현해 ‘이창호 풍 한돌’, ‘이세돌 풍 한돌’처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