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증인>은 우리 사회의 편견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영화 <증인>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은 사람들의 온전한 소통을 가로막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아주 '잔잔한' 영화다. 영화의 기승전결이 빠르게 변하는 스타일의 영화는 아니지만,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는 잔잔하면서도 묵직하다. 

<증인>은 살인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임지우(김향기)와 이 사건의 진실을 찾기 위해 마음을 닫아버린 지우에게 소통을 시도하는 변호사 양순호(정우성)의 이야기다. 

이 영화의 시작점이자 결말이 지어지는 공간은 바로 법정이다. 법정과 관련된 다른 영화였다면 이 공간에서 벌어지는 검사와 변호사의 치고받는 논리 대결이 중요한 부분이겠지만, <증인>은 법정을 배경으로 하는 다른 영화들과 살짝 궤를 달리한다. 영화는 크게 두 가지의 상황으로 메시지를 전한다. 

첫 번째로 영화는 지우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들이 가진 편견들. 특히 장애를 가진 이들에 대한 편견이 그들을 얼마나 고통 받게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 나오는 지우의 대사들은 보는 이들에게 장애를 가진 이들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계속해서 던진다. 

두 번째로 영화 <증인>은 이 사회의 정의와 진실 그리고 현실적인 문제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시민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몸이 불편한 노부 그리고 그가 젊은 시절에 남긴 수많은 빚을 감당하면서 살아가는 변호사 순호는 ‘늘 하던 대로만 하면’ 출세의 길이 보장된 길로 눈을 돌린다. 그가 마음만 먹으면 당장의 힘든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그가 밝혀낼 진실들은 출세의 길과는 정 반대에 있다. 현실과 정의 사이에서 고뇌하던 순호는 지우와의 소통으로 자신이 나아길 길을 정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 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요동치는 스토리 전개는 없지만, 영화가 지우를 통해 넌지시 관객들에게 던지는 질문들은 영화 전반의 잔잔한 분위기 가운데서도 가슴을 울리는 대사가 되어 맴돈다. 특히 <신과 함께> 시리즈로 배우로서의 역량을 점점 끌어올리고 있는 배우 김향기의 섬세한 자폐 소녀 연기는 그녀가 얼마나 노력파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와 더불어 배우 정우성의 절제된 감정 연기는 영화의 분위기를 잘 이어간다.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관객들을 찾아 온 배우 송윤아의 복귀도 반갑다. 

영화 <증인>은 잔잔하고 묵직한 감동, 그것이 남기는 강한 여운이 있는 따뜻한 영화다. 영화의 메시지를 함축한 극중 지우의 대사 한 마디로 <증인>에 대한 리뷰를 마친다.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