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디지털 도어록을 전문으로 제조 판매하는 어떤 회사의 마케터로부터 문의가 왔다. 후발자이고 선도자도 아닌데 시장을 장악하고 싶다. 선발자는 고급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다. 2-3개의 업체가 그다음 점유율 싸움을 하고 있다. 우리 회사는 4위 정도에 머물러 있는데 자체 시장조사를 해보니 브랜드 이미지가 저평가되어 있다. 우선 국내 시장에서 고급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 싶다. 우리도 강력한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바로 포지셔닝 전략에 대한 고민이다. 포지셔닝은 경쟁 브랜드와는 다른 우리 브랜드만의 핵심가치를 고객의 인식 속에 상대적으로 심어주는 전략이다. 시장 세분화와 타깃팅으로 특정 세분시장에 집중해야만 강력한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 그 결과 브랜드 파워를 가지게 된다. 즉, 강력한 포지셔닝을 구축한 것이다. 문제는 무엇으로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여기서 무엇으로는 핵심가치 즉, 고객이 원하는 편익이나 효용으로 보다 가치 있는 무엇이다. 어떻게는 고객 인식 속에 가치에 해당하는 메시지를 각인시키는 작업이다. 포지셔닝은 마케팅 활동이지만 경영 전략이기 때문에 기업의 비전과 경영자의 철학 및 실행의지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마케터의 통찰이 필요하고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디지털 도어록 시장은 혁신적인 신기술을 적용한다거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으며,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그나마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을 융합한 스마트 도어록 시장이 조금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 시장은 거의 포화상태이다. 새로운 고객보다는 기존 고객들의 대체구매가 대부분이다. 중국이나 인도 시장은 아직 보급률이 낮은 상태로 성장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브랜드 상황을 보면, 디지털 도어록 시장을 개척한 부동의 1위 브랜드인 아이레보의 게이트맨은 디지털 도어록과 동이어로 인식되고 있다. 삼성SDS의 삼성스마트도어록은 IoT 기술과 독자적인 보안 솔루션을 결합한 제품으로 스마트함을 강조하고 있다. 혜강씨큐리티의 혜강은 지속적으로 시장을 장악해 들어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독자 기술 개발과 브랜드로 디지털 도어록 시장을 개척했으나 아이레보와 밀레시스텍(밀레) 등은 외국기업으로 바뀌었다. 국내 중소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던 시장이 어느 순간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으로 바뀌었다. 

자, 여러분 집 대문에 설치된 디지털 도어록의 브랜드는 무엇일까요? 그러고 보니 우리 집 대문의 도어록 브랜드가 생각나지 않는다. 어느 날 갑자기 고장 나서 대문을 열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동네 열쇠업자에게 연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브랜드, 어떤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이 내게 없다는 것을 알았다. 열쇠업자가 추천해 준 도어록으로 교체했다. 그리고 브랜드를 잊어버렸다. 그러니 현재 우리 집에 설치되어 있는 도어록의 브랜드를 모른다는 것은 당연하다. 어떤 기업의 담당자로부터 문의를 받고 상담을 한 후에 집에 들어가면서 확인해 봤다. 해성같이 등장해 시장을 장악해 들어가고 있는 브랜드였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 3-4위 하는 브랜드는 어떻게 포지셔닝할 수 있을까?

포지셔닝을 위해서는 먼저 고객이 원하고 우리도 원하는 핵심가치를 찾아야 한다. 디지털 도어록 제품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보자. 과연 이 제품으로 고객이 얻고 싶은 가치, 효용, 혜택은 무엇일까? 그것도 경쟁 브랜드에 비하여 확실한 차별화가 가능한 가치는 무엇일까? 포지셔닝은 미래 시장을 대상으로 방향성을 제안하는 것이다. 그래서 비록 현재 부족하더라도 미래 시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핵심가치를 찾아 제안해야 한다. 고객의 고통을 해결하고 자랑스러워할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대명사 브랜드가 있다면, 그 옆에는 스포츠카로 포지셔닝한 브랜드가 있고, 또 그 옆에는 럭셔리로 포지셔닝한 브랜드가 있다. 선발자가 특정 카테고리를 개척했다면 후발자는 새로운 가치로 그 옆에 새로운 카테고리를 제안하면서 포지셔닝할 수 있다. 이때 핵심가치를 반영한 신제품을 통해 시장에서 변화한 우리 브랜드의 실체를 보여 준다면 보다 수월하게 포지셔닝할 수 있다. 디지털 도어록 시장에서 우리만의 차별적 특징이자 핵심가치는 무엇이어야 할까? 이게 핵심이다. 이것을 찾는 작업이 먼저이다. 신제품을 개발하고, 유통망을 공략하고, 가격을 조정하고, 소셜마케팅을 전개하는 활동은 그다음에 고민해도 늦지 않다. 그런데 대부분은 이 고민 없이 판매만 하려고 한다. 기껏 전략을 고민하다가 전술적인 함정에 빠지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물론 쉬운 작업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고객의 인식 속에 브랜드를 심어주는 것이기에 매출액과 같이 양적 지표로 보이지 않는다. 포지셔닝 활동을 한다고 해서 당장 매출 성과로 이어질지 확신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지셔닝을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시장에는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 국적도 무의미하다. 시장에서 살아남아 강력한 포지셔닝을 구축한 브랜드만 고객은 기억하고 옹호한다.   

Wi-Fi 일체형 IoT 스마트 도어록(삼성S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