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 CI 출처-한진 홈페이지

[이코노믹리뷰=박기범 기자] 한진의 재무구조상 차입금은 사업 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영업에서 흑자를 내더라도 이자 등 금융비용이 지나치게 높아 시설, 관계기업의 지분을 팔지 않으면 당기순이익은 적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15일 한국기업평가는 한진의 제86-1, 86-2회 무보증사채를 'BBB+/안정적'으로 평가했다. BBB급은 정크본드 바로 위 단계다.

한진의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 사업 항목은 모두 A등급 이상이지만 재무항목은 5개 항목 중 4개가 BBB등급 이하다. 특히 순차입금/EBITDA는 B등급이다.

EBITDA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2018년 9월 말 기준 한진의 순차입금/EBITDA가 7.5를 기록했을 때, 한진이 순차입금을 갚기 위해서는 7.5년 영업을 해 벌어들인 현금이 필요하다는 것을 설명해준다. 

▲ 한진 종합 분석표 출처 - 한국기업평가

 

높은 차입금 부담

부실한 재무구조는 한진의 영업이익 흑자를 퇴색시킨다. 직원들의 노동으로 흑자란 과실을 맺어도 매년 발생하는 대규모 금융 비용이 발목을 잡는다.

한진은 매년 시설 매각, 관계기업 지분 매각을 활용해 당기순이익 상으로 흑자를 기록하는 중이다.

한진의 2018년 3분기 말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311억, 금융 원가는 401억 원이다. 영업이익보다 금융비용이 더 크다. 다만, 자산을 팔며 921억 원의 차익을 내 당기순이익은 흑자다.

2017년도 역시 비슷한 모습이다. 영업으로 215억의 흑자를 냈고, 관계기업의 지분을 팔며 793억의 이익을 냈다. 하지만 이자 등 금융 원가로 1429억이 발생, 영업이익·지분 처분 이익을 뛰어넘어 당기순손실, 즉 적자가 발생했다.

한국신용평가 김종훈 연구원은 "영업으로 만든 현금으로는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지 못하는 현금흐름 구조를 보인다"며 이어 "영업 수익성이 추가적으로 개선될 여력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1년 내 만기도래 빚 5000억↑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선수금과 같은 영업에서 발생한 부채가 아닌 자금 조달로 생긴 부채(장·단기 차입금, 선박금융, 회사채) 중 만기가 1년 이내인 금액은 5104억에 달한다. 하지만 보유 중인 현금은 약 1075억이다. 단기 차입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 한진의 단기차입금 구조 출처 -한국기업평가

다만, 현금화하기 쉬운 자산을 꽤 갖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보유 중인 상장주식(570억 원)과 전국 각지의 물류 거점에 위치한 토지, 건물 등 시장가치가 양호한 자산을 다수 보유 중이다.

김 연구원은 "저조한 유동성 커버리지 지표에도 불구하고 자산을 활용한 담보차입금의 회전사용 가능성 등을 고려한다면 유동성 대응 능력은 비교적 양호한 수준"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단기 차입금이 높을 경우, 실적에 따른 변동성은 위험 요인이다.

한진은 △택배 △육상운송 △항만하역 △항만운송 등을 영위하고 있는 종합물류업체다.

택배부문은 운임 하락에 따른 마진율이 위험 요인이다. 업체 사이의 경쟁은 커져가고 물량 소형화되고 있다.

17년 11월 확대 개장한 인천컨테이너터미널은 초기 가동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도 2M과의 계약단가가 종전 대비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물동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과거 수준의 수익성 회복은 어려워 보인다.

육상운송, 해상운송 등의 올해 산업위험 전망도 어둡다. 나이스신용평가의 2019년 재무비율에 의한 산업위험 평가결과, 육상운송과 해상운송은 31개 부문 중 22위, 30위를 각각 기록했다.

▲ 19년 산업위험 전망 출처 - 나이스신용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