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의 갤럭시S10이 내달 20일 미국에서 공개된다. 폴더블 스마트폰 동시 공개 가능성도 열린 가운데 업계에서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갤럭시S10이 어떤 위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갤럭시S10언팩이 확정됐다. 출처=삼성전자

애플의 심장으로 진격
삼성전자는 11일 갤럭시S10 언팩 초청장을 배포하며 공개 장소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움(Bill Graham Civic Auditorium)이라고 밝혔다. 애플의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 새로운 갤럭시S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일반적으로 상반기 프리미엄 라인업인 갤럭시S를 2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MWC에서 공개했으나, 이번에는 미국으로 공개 무대를 옮겨 필사즉생의 각오를 보여줄 전망이다.

갤럭시S10은 3가지 라인업이 될 전망이다. 저가형 5.8인치, 일반형 6.1인치, 고가형 6.4인치가 유력하다. 저가형은 디스플레이가 플랫형이 될 가능성이 높고, 일반형과 고가형은 엣지 디스플레이가 유력하다. 명칭은 저가형부터 일반형, 고가형까지 갤럭시S10 라이트, 갤럭시S10, 갤럭시S10 플러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의 용량은 각각 3100mAh, 3500mAh, 4000mAh가 될 전망이다.

모바일 AP는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 투톱체제다. 자체 제작한 엑시노스9820이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4세대 CPU 코어를 적용하고 설계를 최적화해 성능과 전력효율이 동시에 향상됐으며 인공지능 연산 속도는 전작과 비교해 약 7배 늘어났다. 최신 그래픽 프로세서(Mali-G76)를 탑재해 전작 대비 그래픽 처리 성능을 약 40%, 동일 성능에서의 전력소모를 약 35% 개선했으며, 업계 최초 8CA(주파수 묶음) 기능과 초당 2기가비트(Gbps) 다운로드 속도의 통신이 가능하다.

인공지능 연산 속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작과 비교해 7배 증가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사용자 경험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 NPU를 내장해 기존에 클라우드(Cloud) 서버와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수행하던 인공지능 연산 작업을 모바일 기기 자체적으로 할 수 있다. 여기에 4세대 CPU 코어의 효율이 전반적으로 올라갔기 때문에 앱의 빠른 실행과 전환이 가능하다. 옥타코어 CPU 구성을 최적화해 멀티코어 성능을 약 15% 향상시켰다는 설명이다.

8CA는 업계 최초로 시도된다. 데이터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졌기 때문에 FHD 고화질 영화(3.7 기가바이트)를 약15초 만에 다운로드할 수 있다. 다중 접속 온라인게임(Massively Multiplayer Online Games, MMOG)을 지연 없이 구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G부터 4G까지 모두 지원, 모바일 사용자 경험의 범용성도 잡았다. 삼성전자 System LSI 사업부 마케팅팀장 허국 상무는 "인공지능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활용도가 높아짐에 따라 모바일 AP에도 향상된 연산 능력과 효율성이 필요하다"며 "엑시노스 9(9820)은 NPU, 고성능 4세대 코어, 2기가비트급 모뎀, 강화된 멀티미디어 성능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 이라고 밝혔다.

▲ 갤럭시S10 예상 랜더링 이미지. 출처=갈무리

디스플레이는 인피니티0가 지원될 전망이다. 노치 디자인이지만 인피니티 O는 분위기가 다르다. 극단적인 베젤리스를 중심으로 왼쪽 상단에 O 모양의 카메라 라인만 보이기 때문이다.

추후 5G 라인업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갤럭시S10 5G 라인업에는 엑시노스 5100 모뎀의 지원이 이뤄진다. 엑시노스 5100 모뎀은 하나의 칩으로 5G를 넘어 각 세대별 이동통신 규격(GSM/CDMA, WCDMA/TD-SCDMA/HSPA, LTE 등)까지 지원하는 '멀티모드' 방식이다. 5G 통신환경인 6GHz 이하 주파수 대역에서 기존 4G 제품보다 1.7배 빠른 최대 2Gbps의 데이터 통신속도를 지원하며, 초고주파 대역(mmWave, 밀리미터파)에서도 5배 빠른 6G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지원한다.

폴더블 스마트폰도 동시에 공개될 수 있다. 단서는 지난해 11월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나왔다. 당시 무대에 오른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저스틴 데니슨 상무는 연설과 함께 재킷 안쪽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꺼냈다.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이며 펼치면 7.4인치다. 데니슨 상무가 양복 재킷 안쪽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꺼낸 것은, 그 만큼 단말기가 작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데니슨 상무는 이 제품을 인피니트 플렉스 디스플레이로 불렀다.

폴더블 스마트폰이 아니라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공개됐기 때문에 실제 구동 기능은 시연되지 않았다. 다만 접으면 외부 디스플레이에 일반 화면을 이어서 볼 수 있고 펼쳤을 때 자연스러운 사용자 경험이 완성되는 것은 확인된다. 화면은 세로로 접히며 큰 디스플레이에서는 인터넷 브라우징, 멀티미디어, 메시지 등 3개의 앱을 동시에 가동할 수 있다. 데니슨 상무는 “인피니트 플렉스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기 위해 커버 글래스를 대신할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고 새로운 형태의 접착제도 찾았다”면서 “접었을 당시에도 슬림한 두께를 유지하기 위해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두께 자체도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내달 20일 언팩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이 등장할 가능성은 냉정하게 말해 50%의 확률이다. 삼성전자가 언팩에서는 갤럭시S10을 공개하고, 2월 말 열리는 MWC 2019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할 여지도 있다.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CES 2019 현장에서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시제품을 봤다"면서 "대단히 훌륭하다"는 말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세계 최초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한 중국의 로욜이 '예상대로' 질 낮은 단말기를 공개했기 때문에,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 폴더블 스마트폰이 공개됐다. 출처=갈무리
▲ 폴더블 스마트폰이 공개됐다. 출처=갈무리

최초 역성장...갤럭시 이겨낼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14억4000만대로 2017년 15억800만대보다 5% 가량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1위지만 연간 판매량 기준 5년 만에 2억대 규모의 출하량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을 시작한 가운데 중국 화웨이, 샤오미의 진격전이 눈길을 끈다. 화웨이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하고 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샤오미는 인도 시장을 잡은 후 조금씩 글로벌 무대를 타진하고 있다. 애플까지 미중 무역전쟁 등 갖은 악재에 시달리는 가운데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삼성전자를 누를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갤럭시S10을 공개하고 폴더블, 5G 스마트폰을 연속 출시해 기세를 잡는다는 각오다. 인도 등 거점 생산지역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신기술을 중저가 라인에 먼저 도입하는 파격도 시작한다. 삼성전자 갤럭시 신화 반등의 첫 단추가 갤럭시S10으로 확정된 상태에서, 10번째 갤럭시S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