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미국의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지난해 12월 결정한 금리 인상은 실행하면서 추가 인상에는 최대한 신중을 기하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연준은 올해 두 차례 추가 인상을 시사했었지만, 경제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연준은 9일(현지시간) 지난해 12월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공개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 인내심을 가져야할 여건(afford to be patient)이 마련됐다고 공감했다. 연준은 당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연준 위원들이 언급한 인내심은 물가 상승압력이 명확하지 않은 경제 상황에서 추가 인상 기조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앞서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연준은 경제가 움직이는 것을 지켜보면서 인내할 것(will be patient)”이라고 발표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연준 위원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과 성장 둔화세, 기업 수익성 악화 등에 따라 미국의 주가지수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위원들은 또 통화정책의 예정된 경로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준 위원들은 “12월 금리 인상으로 기준금리는 중립금리에 이르렀거나 가까워졌다”면서 “금융시장 변동성과 글로벌 경기 둔화를 우려할 때 정책 폭과 이를 결정한 시기는 기존보다 흐릿해졌다”고 진단했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 혹은 디플레이션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이상적인 금리 수준을 뜻한다. 이는 일종의 연준 목표치다.

이날 일부 위원들은 당분간 경제 흐름을 지켜보자는 발언을 내놓았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설에서 “중국의 성장 둔화와 무역전쟁,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연준이 유연한 정책 기조를 동원해 추가 긴축에 인내심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현 수준에서 금리를 단 한 번이라도 인상하면 미국 경제를 침체 위기로 내모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면서 “금리가 적정 수준이며, 추가로 긴축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발표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올해 상반기 경제지표가 중요하다”면서 “정책 결정은 경제 움직임에 달렸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신호가 없다. 여러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경기 하강 리스크가 해소되고 기업 경제 기초 여건 개선이 확인되면 기준금리를 중립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에반스 총재는 금리를 3.0~3.25%까지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연준 위원들은 중장기적인 중립금리 수준을 2.75%로 보고 있다.

로젠그렌 총재와 에번스 총재는 올해 FOMC 의결권을 행사한다. 두 총재는 모두 통화긴축을 선호하는 매파적 성향을 지니고 있다고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발언에 따르면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연준 위원들이 한층 통화완화를 선호하는 비둘기파 성향으로 이동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