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박일평 LG전자 CTO(최고기술책임자·사장)가 CES 2019에서 개막 기조연설을 통해 인공지능을 강조했다. 박 사장은 현지시간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파크MGM호텔에서 ‘고객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인공지능(AI for an Even Better Life)’을 주제로 CES 2019 개막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 박일평 LG전자 CTO. 출처=LG전자

이날 박 사장은 인공지능 ‘LG 씽큐’가 고객을 이해하고 다양한 접점에서 연결되면서 고객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며 지속적인 감동을 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조연설에는 국내외 기자, 업계관계자, CES 관람객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

LG전자는 유럽 최대 IT전시회인 IFA에 이어 세계 최대 IT전시회인 CES까지 개막 기조연설을 맡으며 인공지능 선도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LG전자의 로봇인 ‘LG 클로이 가이드봇(LG CLOi GuideBot)’은 박일평 사장과 함께 무대에 올라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LG 클로이는 CES 기조연설 공동연사로서 무대에 오른 첫 번째 로봇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LG 씽큐 통해 인공지능 비전 보여줄 것

박 사장은 ‘기술이 더 나은 삶을 만들고 있는가?’라는 화두를 던지며 “지난 100여 년간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등 가전의 발전으로 집안일로 보내는 시간이 약 75% 줄었지만 IT 혁신으로 인해 수많은 정보들 사이에서 끊임없는 선택을 해야만 하는 ‘인지노동(cognitive labor)’의 양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이어 “LG전자의 비전은 단순히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더 나은 삶을 도와주는 ‘라이프스타일 혁신가(lifestyle innovator)’가 되는 것”이라면서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LG 씽큐(LG ThinQ)를 통해 인공지능이 가야 할 길을 명확히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2017년 말 처음 공개된 LG 씽큐는 LG전자의 인공지능 브랜드다.

박 사장은 LG 씽큐가 추구하는 3가지 인공지능 지향점인 맞춤형 진화(Evolve), 폭넓은 접점(Connect), 개방(Open)을 바탕으로 미래 인공지능 기술을 선보이며 고객의 삶의 모든 영역에서 누릴 수 있는 인공지능 경험을 제시했다.

박 사장은 “LG 씽큐는 고객을 이해하도록 ‘진화’하고, 고객의 삶과 여러 ‘접점’에서 연결되고, ‘개방’을 통해 혁신적인 생태계를 열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집과 사무실, 차량을 넘어 도시 전체에까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며 고객들에게 지속적인 감동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박 사장은 “인공지능은 고객의 명령을 인식하는 수준을 넘어 고객의 의도와 요구를 이해해야 한다”면서 “단순히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말하지 않은 것조차 읽어내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이어 “인공지능이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객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진화하는 지능이 필요하다”면서 “LG 씽큐는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고객의 주변 환경, 제품 사용 습관, 제품의 상태 등을 파악해 현재 상황에서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선보이는 LG 씽큐는 제품 사용자 경험 강화, 최상의 성능 유지를 위한 능동적인 제품 관리, 상황에 맞는 최적의 서비스 제공 등 세 가지 특징을 갖췄다.

▲ CES 2019 LG 씽큐 옥외 광고판. 출처=LG전자

로봇 플랫폼 개발중

박 사장은 로봇 플랫폼도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LG전자는 로봇들이 보고, 듣고, 배우는 것을 클라우드를 통해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여러 로봇이 협업해 고객들에게 더욱 다양하고 지능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사장은 “중요한 것은 가전제품에서 로봇과 디지털 사이니지에 이르기까지 삶의 모든 측면들이 연결되어 있는지가 관건”이라면서 “인공지능을 통해 집, 자동차, 로봇 등 모든 제품과 공간이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인공지능에 기반을 둔 스마트 그리드는 에너지의 생산과 저장, 소비까지 생태계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것”이라면서 “연결을 통해 로봇뿐 아니라 건물, 공장, 도시에까지 지능적인 해결책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 생태계를 만드는 ‘개방’으로 고객에게 최상 경험 제공

박 사장은 “앞으로 다가올 자율주행 시대에 LG전자는 자동차의 정의를 교통수단에서 모바일 공간으로 근본적으로 바꾸고 확장시킬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자동차 안은 회의실, 극장, 쇼핑몰로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사장은 “시간과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이 LG전자의 탁월한 강점”이라면서 “LG전자의 전문성이 집에서 도로로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자율주행을 통한 새로운 경험을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다양한 솔루션이 필요하다”면서 “LG전자는 열린 파트너십을 통해 여러 회사와 적극적인 협력을 추구해 왔다”말했다.

LG전자는 룩소프트(Luxoft)사, 애디언트(Adient)사, 히어(Here)사 등 자동차 관련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인 룩소프트(Luxoft)사는 웹OS를 기반의 기술과 서비스를 적용한 차세대 자율주행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웹OS는 LG전자가 스마트 TV, 디지털 사이니지 등에 적용하고 있는 독자 운영체제다. LG전자는 지난해 3월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웹OS 소스코드를 공개했다.

글로벌 자동차시트 선두업체인 애디언트(Adient)사와 LG전자는 차세대 스마트시트를 개발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양사는 운전자가 차량에 탑승했을 때 운전자를 인식해 차량의 좌석을 조정하고, 헤드레스트 오디오를 통해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스마트 시트를 공동으로 개발한다.

CES 2019를 주최하는 CTA(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미국소비자기술협회) CEO 게리 샤피로(Gary Shapiro)는 “LG전자는 거의 모든 주요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세계적인 회사로 기조연설을 맡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우리 삶의 전반에서 인공지능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 이 시대에 LG전자가 ‘더 나은 삶을 위한 인공지능’을 주제로 인공지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