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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디지털 자산, 블록체인 봄날 오나?옥석 가리기 치열...시장 분위기 호불호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암호화폐 업계가 시세 하락에 따른 불안심리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암호화폐로 통칭되는 디지털 자산을 관리하는 플레이어들의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며 블록체인과 연계된 다양한 가능성 타진이 벌어질 가능성이 제기되어 눈길을 끈다. 기존 플랫폼 강자들이 탈 중앙화 블록체인에 집중하는 대목도 이러한 주장에 설득력을 더한다는 주장이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 올해 암호화페와 블록체인 업계의 미래에 시선이 집중된다. 출처=플리커

"실험은 계속된다"
에스토니아의 블록체인 스타트업인 DX익스체인지는 7일(현지시간) 애플과 구글 등 나스닥 상장 기업의 주식과 1대 1로 연동되는 암호화폐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주식을 토큰으로 변화시켜 거래의 외연을 확장한다는 설명이다. 배당까지 받을 수 있다. DX익스체인지는 주식거래 브로커 MPS마켓플레이스 시큐리티즈와 협력해 토큰을 발행하면 MPS가 실제 주식을 매입하고, 이를 주식과 연동되는 이더리움 ERC20 토큰으로 생성해 수요자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대중에 잘 알려진 암호화폐 공개(ICO)가 아닌 증권형 토큰 방식(STO)을 적용해 실물경제와의 접점을 찾는 방식으로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빗썸이 이러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빗썸은 최근 지분을 확보한 미국 블록체인 전문 투자업체 시리즈원을 통해 STO 시장에 정식으로 진출한다는 설명이다. 스테이블 코인으로 자연스럽게 외연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암호화폐 시세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으나 DX익스체인지와 같은 새로운 시도가 탄력을 받으며, 업계에서는 조심스럽게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의 개화를 점치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는 최근 올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 트렌드를 조망하는 보고서를 발표하며 주요 디지털 자산의 폭락과 각국의 규제 움직임 등으로 올해 전망도 밝지 않지만, 금융기관들의 시장 참여가 가속화되면서 산업의 옥석이 가려지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올해 각국의 암호화폐 규제는 여전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각국의 이해관계와 산업 육성 의지에 따라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가이드라인이 나올 가능성에 더욱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관건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이다. 올해 G20 회담 의장국인 일본이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를 적극 육성하는 점을 미루어 2020년 도쿄 올림픽은 암호화폐 전초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체인파트너스의 판단이다. 유럽연합(EU)도 지난해 4월 ‘유럽 블록체인 파트너십'을 설립해 시장의 안정과 향후 산업 발전을 위해 가이드라인과 규제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리서치센터는 "2019년은 블록체인 산업 옥석 가리기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암호화폐 지갑 보급률이 0.5% 수준으로 대중화에 실패한 현실을 직시한다면, 가격 상승을 기대할 때가 아니라 내실을 기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기관 투자자 유입, 규제 준수한 증권형 토큰의 부상, 새로운 대체자산 군으로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는 한편 블록체인보다 암호화폐 시장이 더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봤다. 정책적으로 시장을 양성화한 미국은 최근 비트코인 선물 외에도 장외거래(OTC, Over The Counter), 수탁 서비스(Custody) 등을 합법적으로 운영해 기관 투자자 유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리서치센터는 지난해 홍콩의 사례를 들어 한국이 암호화폐, 즉 디지털 자산 강국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아시아 금융 허브로 변신한 홍콩은 최근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홍콩 금융선물위원회(SFC, Securities and Futures Commission)가 최근 규제영역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암호화폐 거래소에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펀드 운용사를 대상으로 라이선스(license)를 발급한다는 내용도 함께 발표하며 법제화에 나섰다. 암호화폐 거래소와 펀드를 합법의 틀으로 안겠다는 뜻이다. 아시아의 월스트리트를 넘어, 아시아의 크립토 허브가 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리서치센터는 홍콩의 암호화폐 펀드를 교훈으로 삼아 한국도 빠르게 시장 육성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분위기는 금융당국의 압박이 이어지고 있으나, 최소한 블록체인 영역에서는 반등의 기미가 보인다. 지난해 12월27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4차 산업혁명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ICO는 결국 남의 돈을 받아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사업이 투명하고 방향성이 확실해야 하는데 현재의 ICO는 크게 미흡하다”고 말하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으나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을 위해 ICO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분리해서 보면 않된다고 말한다”면서 “블록체인 기술을 육성한다면서 암호화폐 규제를 유지하는 것에 답답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암호화폐 가능성 일부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에서, 블록체인에 대해서는 정책적 육성방안도 마련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7일 '2018년도 세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하며 블록체인이 포함된 16개 신기술을 연구개발 비용 세액공제 대상으로 새롭게 추가했다. 최소한 블록체인의 가능성은 열어두는 셈이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등 디지털 자산과 플랫폼 전략이 여전히 '블로오션'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김정주 NXC 대표가 자기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넥슨 지주회사 NXC 지분 전량을 매물로 내놓은 가운데 암호화폐, 블록체인 산업에 더 집중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NXC는 지난 2016년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을 인수했으며 유럽 거래소인 비트스탬프도 품었다. 김 대표가 국내 게임업계를 떠나면서 유럽 등을 중심으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사업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해당 시장의 매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해 다양한 플랫폼 강자들이 디앱 생태계를 빠르게 확보하는 장면도 의미심장하다.

네이버의 블록체인 플랫폼 전략은 라인이다. 네이버 계열사 라인플러스가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인 언블락을 설립했으며, 라인은 일본 자회사 라인 파이낸셜을 설립해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박스를 세웠다. 라인은 지난해 9월 일본에서 라인 토큰 이코노미를 열어 신규 디앱 5개를 공개하는 한편 링크체인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는 링크스캔도 공개했다. 운영의 투명성을 살리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다.

카카오도 그라운드X의 클레이튼을 중심으로 지난해 11월 프라이빗 세일에 돌입하는 한편 기술력을 한껏 끌어 올리고 있다. 분기 메인넷 공개를 앞둔 가운데 거래(Transaction) 성사 시간을 1초 안팎으로 줄였고 초당 거래내역수(TPS)를 1500까지 올렸다는 평가다. 현재 툴킷과 튜토리얼도 모두 공개됐다.

   
▲ 카카오 클레이튼 생태계가 커지고 있다. 출처=카카오

디앱 파트너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1차 디앱 파트너가 확정됐다. 게임에서는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위메이드트리와 만나 인기 게임 콘텐츠를 블록체인과 연결하며 콘텐츠에서는 픽션 네트워크를 비롯해 코스모체인, 에어블록 프로토콜, 휴먼스케이프 등과 손을 잡았다. 지난해 11월에는 티몬의 신현성 의장이 주도하는 테라와 손을 잡았고, 스테이블 코인 시장에도 진입했다. 지난해 12월11일 2차 디앱 파트너도 확정됐다. 파트너들은 클레이튼의 테스트넷을 사용하며 기술적 보완사항 등을 제안해 플랫폼 완성도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메인넷 오픈에 맞춰 디앱 서비스를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디앱 생태계 만개 가능성에 시선이 집중된다. 기발한 프로젝트의 구현과 지금까지의 중앙 집중형 플랫폼이 보여준 약점을 보강하는 것 외에도 블록체인 디앱의 강점은 토큰 이코노미가 가능하다는 점에 있다. 한 마디로 플랫폼 기여도가 높으면 보상을 해 줄 수 있다는 뜻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강력한 중앙집중형 플랫폼이 탈 중앙화 플랫폼을 선점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는 한편, 디앱 생태계의 가능성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김병건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여전히 폭탄일 뿐"
최근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업계의 흐름은 기존 중앙집중형 플랫폼들이 탈 중앙화의 가치를 먼저 감지하고 디앱 생태계를 노리는 한편, 강력한 토큰 이코노미 전략을 구사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다만 미국 금융위원회(SEC)를 중심으로 규제 의지가 강한데다 현실적으로 시장의 부흥을 예상할 증거가 적다는 것은 분명한 리스크다.

암호화폐에 대한 회의감이, 대형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나오는 장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을 인수한 김병건 BXA(Blockchain Exchange Alliance) 공동대표는 지난해 12월27일 기자회견을 열어 금융당국의 ICO 규제를 두고 “기본적으로 당국의 규제는 필요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 사실상 무법의 경계에 남은 ICO를 정상궤도에 올리려면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주장과는 일부 온도차이가 있다.

코인원도 비슷한 주장이다. 공태인 코인원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12월14일 서울 CGV 여의도서 열린 코인원더 행사에 참석해 “약 98%의 암호화폐는 시한폭탄”이라며 “거래소가 없어도 암호화폐를 보유할 이유가 있어야 하며 프로젝트 활용도가 높아질수록 수요도 늘고, 기존 기술을 배제하고 새롭게 만들 이유가 있는지가 중요한데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의 옥석 가리기를 강조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의 주장은 시장 전반의 회의감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는 말이 나온다.

사건사고도 많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암호화폐 거래 관련 범죄 피해자는 최소 5만602명이며 피해액 규모만 4353억원이다. 거래소 '먹튀'가 대표적이다. 거래소를 설립하는데 자금을 제공하면 높은 수익을 올려준다는 감언이설로 3700여명을 속인 사건도 벌어졌다. 지난해 12월4일 부산 연제경찰서에 따르면 A씨 등은 서울과 부산에 사무실을 내고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암호화폐 거래소 설립을 위한 소액주주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펼쳐 총 314억원을 가로챘다. 이들은 유사수신행위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됐다.

퓨어빗 사태도 있다. 지난해 11월5일부터 거래소 사전가입 이벤트를 열어 투자자 참여를 유도한 후 31억원을 모집하자 사이트를 폐쇄했다. 퓨어빗 관리자들은 자금을 모아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 거래까지 시도한 정황도 포착됐다. 한 때 암호화폐 상장을 통한 이른바 폰지사기가 기승을 부렸으나, 최근에는 거래소를 중심으로 사기행각이 벌어지고 있다.

코인네스트 사태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2017년 12월 정부가 실명확인 입출금 전환 서비스 전환을 발표하자 코인네스트는 예탁금 인출 러시로 큰 타격을 받았다. 이에 김익환 코인네스트 대표와 경영진들은 자신은 물론 자신의 친인척을 동원해 예탁금이 인출되는 과정에서 가입자들이 매도한 암호화폐를 모아 다른 거래소를 통해 돈을 챙겼다. 지난해 10월 법원은 김 대표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벌금 30억원을 선고했다.

코인 공동구매도 논란이다. 최근 코인트레이더의 최 모 대표는 공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정산을 하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해 업계에 충격을 줬다. 최 모 대표의 죽음과는 별도로 경찰 수사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암호화폐 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이미 상실, 사실상 골든타임이 지났다는 말도 나온다. 암호화폐 전문매체인 비트코이니스트는 지난해 12월25일 코인힐스의 자료를 인용해 비트코인 거래 중 원화 비중이 크게 줄었다고 발표했다. 2% 수준에 머물러 사실상 존재감이 사라졌다는 평가다. 달러가 48%로 부동의 입지를 구축한 가운데 엔화가 47%를 기록해 눈길을 끈다. 한 때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원화 결제율은 37%까지 오른 바 있다.

국내 암호화폐, 블록체인 업계가 여전히 거래소에 좌우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대목도 부담이다. 업비트는 최근 자전거래 의혹에 휘말렸으며 코인원은 아직도 마진거래 수사를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도 각 국의 규제가 여전한 상태에서 '뚜렷한 반등의 기회'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현재 국내의 경우 업비트는 람다256을 중심으로 하는 블록체인 기술 고도화, 빗썸은 글로벌 전략, 코인원은 해외송금에 특화된 서비스로 선택과 집중을 단행하고 있으나 암호화폐 시세 자체가 크게 하락하고 있어 여전히 부정적인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01.08  10: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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